?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늘 왜 이렇게 파일이 안 올라가는지 모르겠네요. 회사 컴터가 맛이 간 듯 싶어... 일단 게시판에 쭉 올립니다. 파일 대신해서..

 

고전학교 소동파산문집 공통과제(2010년 11월 26일) 오형일

 

학(學)

 

도는 스스로 이르게 할 수는 있어도 억지로 구할 수는 없다. 손무는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자기 쪽으로 유인하지 적에 의해 유인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자하는 “기술자들은 자신의 공장에 거하며 일을 잘 완성하고, 군자는 부단히 학문을 함으로써 도에 이른다”고 하였다. 억지로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르는 것, 이것을 ‘이른다(致)’라고 하는 것이다. (p116)

 

억지로 구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도는 어떻게 스스로 이르게 할 수 있는 것인가? 학문을 함으로써 스스로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도대체 학(學)이 뭔데 그것을 통해 도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인가? 무엇을 학(學)해야 스스로 도에 이를 수 있단 말인가?

 

근대는 학을 분야에 따라 쪼갠다. 사회학, 심리학, 언론정보학, 전자공학, 화학, 의학, 정치학, 국문학, 영문학. 이 쪼개진 학을 통해서는, 아무리 특정 학의 전문가가 된들, 도에 스스로 이를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쪼개진 학은 장님에게 태양의 모양을 특정 개념과 비유로 환원할 수 있을 뿐, 실제 태양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쪼개진 학을 깊게 파다보면 자연스레 넓어지고, 그러다보면 스스로 도에 이를 수 있는 것 아닐까?

 

남쪽지방에는 잠수부가 많다. 그들은 날마다 물과 함께 지내며 일곱 살이 되면 얕은 물을 걸어서 건널 수가 있고, 열 살이 되면 물 속에서 뜰 수 있으며, 열 다섯 살이 되면 잠수할 수 있다. 잠수하는 것이 어찌 그렇게 쉽게 되겠는가? 반드시 물의 도를 깨우쳐 얻었기 때문이다. 날마다 물과 더불어 사니 열 다섯이 되면 물의 이치를 깨우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태어나면서 물을 알지 못할 경우에는 비록 장년이 되더라도 배만 보면 두려워할 것이다. 그러므로 북방에 사는 용감한 자가 잠수부에게 잠수하는 방법을 물어 그 말대로 강물에서 시험해 보았지만 물에 빠지지 않는 자가 없었다. 그러므로 무릇 배우지 않고서 도를 구하고자 힘쓰는 사람은 모두 북쪽 지방의 용자가 잠수하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은 경우다. (p117)

 

잠수부는 잠수를 반복하면서 물의 도를 깨친다. 결국 학도 마찬가지 아닐까? 굳이 인문학이라, 고전학이라,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어떤 특정 분야를 깊게 파다보면, 인간과 우주를 만나고, 그러다보면 스스로 도를 깨치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고전학교 구양수산문집 공통과제(2010년 11월 26일) 오형일

 

붕당(朋黨)

 

대저 군자와 군자는 지향하는 도(道)를 같이하여 붕당을 짓고, 소인과 소인은 이(利)를 같이하여 붕당을 짓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p144)

 

붕당은 나쁜 거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꽤 오랜 시간 가지고 있었다. 당을 만들고, 내편 네편 가르고, 서로 자기 잘 났다고 싸우는 모습에 신물이 났다. 정치든, 회사든, 학교든, 어디에든 당이 있었고, 당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싸움과 갈등이 있었다. 제발 당이라는 것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구양수는 말한다. 붕당은 자연의 이치라고 한다. 다만 무엇을 같이 하여 붕당을 만드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군자는 도를 같이하여 붕당을 만드는데, 소인은 이를 같이하여 붕당을 짓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다. 진짜 붕당은 도를 같이한 군자의 붕당에게만 해당한다고...

 

저는 소인에게는 붕당이 없고 군자에게만 붕당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소인이 좋아하는 것은 이익과 봉록이고 탐하는 것은 재물입니다. 이익이 같을 때에는 그들은 잠시 서로 무리를 끌어다 붕당을 짓습니다. 이러한 붕당은 거짓된 것으로 이익이 있다고 볼 때에는 앞을 다투지만, 이익이 다해버리면 교류도 소원해집니다. 심지어는 서로 간에 해치기도 하여 비록 그들이 형제친척일지라도 서로 보전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소인들에게는 붕당이란 것은 없으며 그들이 잠시 붕당을 짓는 것은 가식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군자라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지키는 것은 도덕과 의리이며 행하는 것은 충성과 신용이고 귀중히 여기는 것은 명예와 절개입니다. 이러한 것으로 몸을 닦으면 도가 같아 서로 유익하고, 이러한 것으로 나라에 봉사하면, 협력하여 일을 함이 시종 한결같답니다. 이것이 군자의 붕당입니다. 그러므로 임금 된 사람은 다만 소인들의 거짓된 붕당을 물리치고 군자의 참된 붕당을 등용하시면 천하는 잘 다스려질 것이다. (p145)

 

제대로 된 붕당을 만드는 것, 거짓 붕당을 무너뜨리는 것, 그래서 중요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3 소동파사선 공통과제 file 바람의 말 2010.12.11 200
1932 소동파사선 공통과제 file 소올가치 2010.12.10 201
1931 소동파사선 발제, 공통과제 올립니다. file 윤은영 2010.12.10 231
1930 공통과제(소동파사선) file 정리라 2010.12.04 185
1929 공통과제(소동파산문선) file 지산 2010.11.27 188
1928 소동파 산문선 공통과제 이은정 2010.11.27 186
» 소동파 구양수 공통과제 오형일 2010.11.27 418
1926 소동파 산문선 발제와 공통과제 file 영수 2010.11.27 204
1925 소동파발제및 공통과제 file 바람의 말 2010.11.27 220
1924 소동파 산문선 공통과제 file 정수환 2010.11.27 180
1923 소동파산문전 공통과제 file 윤은영 2010.11.27 190
1922 공통과제-소동파산문선 file 호미 2010.11.26 180
1921 발제-소동파산문선 file 호미 2010.11.26 195
1920 공통과제(소동파) file 정리라 2010.11.26 175
1919 소동파산문 발제문과 공통과제 file 소올가치 2010.11.26 224
1918 소동파산문공통과제 file 옥상 2010.11.26 185
1917 구양수 발제 file 정수환 2010.11.20 389
1916 구양수산문선 공통과제 file 바람의 말 2010.11.20 192
1915 구양수 공통과제 file 영수 2010.11.20 220
1914 공통과제,발제(구양수) file 정리라 2010.11.20 170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 179 Next
/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