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이 사상과 도학의 등장>에서 글쓴이는 장자의 제물설과 도학의 만물일체론을 구분하고 있다. “전자가 가치의 상대화를 극한까지 밀고 나감으로써 가치의 무화를 도모하는 데 비해 후자가 가치에 완전히 동화함으로써 가치의 무의식화를 실현하다는 데 있을 뿐만 아니라, 전자가 의식 주체와 그 대상이라는 관계 설정을 특별히 마련하지 않은 데 비해 후자가 양자의 대립 관계에 입각한 후에 그것을 초극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도학의 만물일체론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정이, 정호, 장재, 소옹의 만물일체관은, 마음과 외계를 구별하는 의식을 없애고 만물일체의 경지를 실현한다고 하는 지향은 같지만, 그 일체의 구체적 내용은 다르다.” 요컨대 “정호는 일체를 일체로서 그대로 제시하고, 장재는 기와 태극의 의론으로 파악하고, 소옹은 수의 질서와 결부시키고, 그리고 정이는 ‘리일’의 의론으로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다.
앞서 만물일체론에 대한 장자와 도학의 구분에서 ‘가치의 무화’, ‘가치의 무의식화’는 어떻게 다른지가 궁금하다. 과연 그 차이가 구분될 수 있는 것인가.
2. 주희는 <인설>에서 “본성은 마음의 이치”이고 “감정은 마음의 작용”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마음은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을 관통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정명도의 철학> 주66)에서 주희가 말하는 심, 즉 “성은 심의 리이고, 정은 성의 움직임이다. 심은 성정을 주관하는 것”이고 “성은 리이고, 형이상의 것이며, 심은 기이고, 형이하의 것”이라는 대목과 혼동이 된다. 주희가 말하는 심, 기, 성, 정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