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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에서 불교는 훨씬 더 대중적이었다. 그것은 북위시대에 귀의한 신도들의 숫자가 2백만이라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외래종교인 불교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토착 종교인 유교와 도교의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이 저항이 남방과 북방에서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는 사실에 주의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북방에서는 박해의 형태로, 남방에서는 여러 가지 근거를 대어 불교를 공격하는 글로서 나타났다는 것이 재미있었다.(중국불교, 153) 사유와 생각들이 지역의 정치체제와 문화 등 환경의 차이에 따라 화학적인 반응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 모든 것이 하나로 일률적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점이 공부하는 묘미가 아닐까. 인도인이 악하다든지 불교를 공격하는 글의 조야함과 부박함에 이르면 또 다른 맥락에서 사람은 어쩜 이리 똑같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당시의 인물들과 서로 머나먼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남방승려들의 기본적인 강조점은 불교의 교리와 가르침이었는데, 종교적이고 철학적 논의와 사유의 전통은 중국인의 가슴보다는 마음에 더 다가갔던 여러 가지 중국 불교학파의 개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중국불교, 163)

 

중국인의 가슴보다는 마음? 보통 가슴과 마음이 같은 부류에 속하는 것 아닌가? 가슴보다는 마음에 더 다가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머리와 가슴, 이성과 감성과 같은 맥락에서 쓰인 가슴과 마음인가? 좀 헷갈린다.

 

成山假就於始 修途託至於初步 果以功業不可巧故也 (79, 조론, 1장 물불천론)

 

비유하자면, 산을 이루는 데는 처음 한 삼태기의 흙을 빌려 완성하고, 먼 길을 떠나는 데는 첫걸음부터 시작하여 목적지에 이르러 가는 것과도 같다. 이는 인에서 과에 이르기까지, 결과를 이루었다 하여 인의 공업이 썩어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절묘하게 공자와 노자의 말을 인용하여 인과가 천류하지 않는 의미를 논증하고 있는데, 이 두말이 모두 시작의 인을 의지해서 끝맺음인 결과를 이룬다 한 의미이다. 천리의 길을 가려면 첫걸음부터 시작하나 천리 길에 이르고 나서도 첫걸음은 천리의 끝으로 옮겨가지 않는 것과도 같다.

 

그 때문에 수행의 공부가 성취되어 자리이타의 수행이 가득 찼다 해도 처음 보리의 마음을 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화엄경>에서 말한, ‘초발심과 필경의 성불한 마음이 두 마음이 아니다한 경우와 같다. 수행의 인지로부터 성불의 결과에 이르기까지 수행마다 인과가 천류하지 않는다’- 이 의미가 확실하게 잡히지 않는다.

 

유교에서든 한 삼태기의 흙에 방점이 찍히는 것 같다. 노자에게서도 첫걸음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불교에 이르러 시작()이 중요해서 끝맺음의 결과를 이루지만 이 시작이 더 중요한 것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시작이 있었기 때문에 결과도 있는 것이고 시작에 의지해 결과에 이른 것이지만 불교에서의 시작과 끝은 두 마음이 아닌 것이지 같은 것은 아니다. 유교, 노자에게서는 발심이 중요하지만 불교에서는 발심과 성불의 결과, 수행의 결과를 함께 보고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듯 하면서도 미세하게 다르게 느껴지는 사유의 결들을 벗겨보는 재미(나만의 오해일수도 있으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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