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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학교 2기-다산 문선 선집 발제
장소-공간 플러스 일시-2006년 5월 31일 수요일

                 노력과 치지와 효제와 인

1. 들어가는 말
다산 문학 선집은 어려운 것 같지 않지만 읽어 나가기가 팍팍하다. 어려운 책일지라도 모르면서도 읽어 나갈 수 있지만 이 책은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곳곳에서 막힌다. 다산은  구체적인 일을 통해서 매우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한다. 구체적인 사안과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많은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중국의 역사, 조선의 역사, 유학의 역사와 내용, 다산이 살고 있는 시대의 인물과 제도 그리고 정치 세력과 세력간의 역학 관계와 법률과 지리와 풍속 등등. 이러한 배경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산의 글은 팍팍하다. 팍팍하기는 하지만 집중해서 읽으면 보석 같은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2. 노력과 치지
다산은 성리학의 중요한 개념인 성 정 이 기 등은 중요하게 논하지 않았다. 대신 노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선과 악이란 힘써 행하느냐 행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지 기질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241페이지) 다산은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악한가를 중심에 놓고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노력을 통해서 선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만물이 모두 나의 마음 속에 구비되어 있다함은 힘써서 恕를 행하고 仁을 구하라는 계율이다" 다산은 만물이 나의 마음 속에 구비되어 있다는 것도 결국 노력하라는 것으로 해석을 한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성인이 말한 바이다. 하지만 다산은 노력을 더욱 강조하였다. 주희는 다산과 비교하면 致知에 강조점이 있고 다산은 노력에 강조점이 있다.
그렇다면 수신 즉 노력이라 무엇인가? 치지도 노력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노력은 내용-목표가 있어야 한다. 내용-목표가 없으면 노력이 아니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위하여 또는 무엇을 향하여
노력한다는 뜻이다. 무엇이 명확하게 주어져야지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단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선을 위하여 노력한다고 할 때에 선은 무엇에 해당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어른에게 인사하는 것은 선하다라고 해야 비로서 노력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노력의 목표는 선이 아닌 어른에게 인사하는 것이다. 선은 노력의 내용-목표가 될 수 없다.
수면과 멍하니 앉아있는 것과 편안하게 쉬고 있는 것은 노력이 아니다. 하지만 상상은 노력이다. 아침에 깨어나서 습관적으로 세수하고 양치하는 것도 노력이다.
선과 악을 구별하는 것이 치지이다. 노력의 내용-목표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치지이다. 선한 것을 노력의 목표로 삼고 악한 것을 노력의 목표에서 제거하는 방법을 아는 것도 치지이다.  치지는 노력을 기준으로 보면 노력 안에도 있고 노력 밖에도 있다. 노력 밖에 있는 치지는 노력의 내용-목표가 아니다. 단지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이다.  노력 안에 있는 치지는 知行合一된 치지이다. 머리로 알고 있는 치지도 중요하다. 머리로 아는 치지 역시 노력을 통해서 앎에 이른다. 머리로만 아는 치지가 어떻게 노력의 내용-목표가 될 수 있는가? 머리로 아는 치지가 노력 내용-목표가 되기 위해서는 어둠 속의 도약이 필요하며이 도약은 치지의 영역이 아니다. 단지 머리로 아는 것을 말하고 듣고 보고 念하고 행위함을 꾸준히 하면 어느 순간 노력의 내용이 된다. 머리로 아는 치지를 노력의 내용으로 삼는 것도 노력을 통해서이다. 또한 노력의 내용-목표를 성취하는 것도 역시 노력을 통해서이다. 치지가 노력의 내용-목표가 되면 기초는 닦은 셈이다. 일고 있는 것을 끊임없이 이루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치지 내용이 노력의 내용-목표를 넘어서서 곧 바로 노력의 목표-내용을 성취인 것이 깨달음이다. 즉 앎과 성취함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치지는 내용만 있을뿐 목표가 없다. 목표란 "하고 싶다" 또는 "해야 한다" 등에서 드러난다.

노력의 내용-목표는 꼭 선한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노력의 내용-목표가 악한 것이 될 수도 있다. 노력의 내용-목표에 따라서 선한 자와 악한 자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노력을 열심히 한다고 선은 아니다. 선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노력의 내용-목표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사법 고시에 합격하기 위해서 하루에 16시간 씩 온 힘을 다하여 공부하고 이러한 공부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3년간 계속하였다. 고시생의 노력은 많은 사람의 칭찬을 받을만하다. 하지만 이 사람이 선한 자라고 말 할 수는 없다. 노력의 내용-목표에 善한 것이 있어야 한다.

노력에는 저항이 있을 수가 있다. 물론 저항이 없는 노력도 있다.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시기 위해서 냉장고의 문을 물병을 꺼내서 컵에 따라 마시는 것은 저항이 없다. 높은 가치를 지닌 것일 수록 저항이 강하다. 저항은 양면성이 있다. 저항 때문에 포기하기도 하고 저항 때문에 더욱 분발하기도 한다. 저항은 내부에도 있고 외부에도 있다. 내부의 저항은 공자의 말을 빌리면 획을 긋는 것이다. 해야 되는데 내부에는 "넌 할 수 없어"라고 획을 그은 것이 있으면 할 수 없다. 외부의 저항은 노력하는 과정에는 나의 외부에서 막아서는 것이다. 물리적인 힘일 수도 있고 타자의 반대일 수도 있다. 높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저항 때문에 못해"라고 해서는 안되며 "저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노력의 내용-목표는 수평과 수직이 있다. 수평은 저항이 거의 없고 수직은 저항이 많다.수평은 더 높아지려는 내용이 없는 것이고 수직은 지금보다 높아지려는 내용이 있는 것이다. 수평은 항상 그 자리이거나 후퇴를 한다. 수직은 더 나아진다. 수직이라고 해서 선은 아니다. 선은 수직을 전재하지만 수직이라고 선은 아닌다. 지금 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수직이기 때문이다. 높아지려는 노력의 내용은 어떻게 나에게 주어지는가? 이것은 알려고 노력하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말하고 念하고 행위하는 속에서 생겨나고 강해진다. 더 나아지려는 노력은 현재의 나를 벗어나서 새로은 나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때 저항은 필연이다. 저항은 피할 수도 있고 저항을 뚫고 나갈 수도 있다.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저항에 기꺼이 맞서서 저항을 뚫고 나아가야 된다. 저항을 뚫고 나가는 것이 노력이다. 저항을 피하면 높은 곳으로의 변화는 불가능하다. 단 저항을 뚫고 나가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노력과 빠지는 것은  구별이 필요하다. 빠진자는 수직이 아닌 수평이다. 중독자는 모두 빠진 자들이다. 빠져있는 자는  나아가려 하지 않고 머물러서 즐기려고 할 뿐이다. 자신을 단단히 고정시킬 뿐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빠진자는 굳고 경직된다. 빠져서 그 속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고 그 안에서만 즐기려고 한다. 끊임없이 그저 반복할 뿐이다. 울타리를 벗어나게 하면 강하게 저항한다.

노력이 선한 경우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낮은 가치를 제거하는 것이다. 노력이 악한 경우는 높은 가치를 제거하는 것과 낮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높은 가치와 낮은 가치를 아는 것이 치지이다. 치지가 바탕이 되어야 노력은 높은 가치를 내용으로 삼아 높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선과 악은 노력 작용 속에서 드러난다.

3. 효제와 인
노력을 통해서 어떻게 인을 이룰 수 있는가? 먼저 다산은 인을 어떻게 이해했는가를 알아보자. "효제란 바로 인이다. 인이란 총괄해서 하는 말이고 효제란 분할해서 하는 말이다. 인이라 효제로 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효제란 인을 하는 근본이다"(238페이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대저 측은지심은 인의 시초이고"(203페이지)라고 말한다. 측은해하는 마음은 안쓰러워하는 것이고 그가 밉더라도 차마 어찌하지 못하는 마음이다. 타자를 거부하거나 비난하면 안쓰러움 감정은 생기지 않다. 타자를 받아들여서 타자를 위해줄 수 있어야 안쓰러움이 생긴다. 위와 같다면 인을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인은 거부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며 받아들여서 위해주고 쓰다듬어 주고 북돋아 주는 것이다. 받아들이려면 나를 비우고 나를 낮추어야 한다. 잘난체 하는 마음과 스스로를 비하하는 마음에 타자를 받아들인 공간은 없다. 받아들인 것을 위해주려면 사랑해야 한다. 낮추는 것은 이해를 하겠다. 하지만 도대체 사랑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가? 사랑하면 당연히 자식 사랑이 최고이다. 그런데 다산은 인을 효제에서 시작한다고 하였다. 효제를 이야기할 뿐 자식 사랑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자식 사랑은 나를 낮추고 타자를 높이지 않는다. 자식 사랑에는 공경하고 존중하는 것이 빠져있다. 그저 잘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렇다면 효의 뜻을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효란 부모를 자식 사랑하듯 하면서 존중하여 뜻을 받들고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효를 넓히고 깊게 해서 萬人을 받아들여 존중하고 받들고 거스르지 않으면 바로 인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아이의 건강한 똥 냄새를 맏고 더럽다고 하지 않고 구수하다는 여기는 어머니의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아이가 부모의 뜻대로 하지 않거나 잘못 할 경우 화내거나 혼내주려는 마음이 아니라 존중하고 받들고 거스르지 않는 마음을 가지며 이러한 마음을 넓혀가는 것이 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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