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唯識)에서는 세계를 의식의 변화에 의해 나타난 허망 분별일 따름이라고 한다. 내가 숨 쉬며 살고 경험하는 이 세계가 실재가 아니라 신기루인 것이다. 세계는 사유분별에 의해 일시 설정된 것, 즉 변계소집성이다. 내가 직접 보고 듣고 느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현실은 뭘까? 그런데 선(禪)에서는 “일상의 마음(현실의 삶)이 바로 도(平常心是道)이며, 그 마음이 바로 부처이다.”라고 말해지고 있다. 문자 그대로라면 유식과 선에서 현실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다른 것 같은데 과연 그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