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매기만 하였습니다...
지혜는 무지다...?
종본의에서,
性空者. 諸法實相也. 성공이 모든 것의 실상이고
諸法實相. 爲之般若. 모든 것(제법)의 실상이 곧 반야, 지혜라고 했다.
반야는 "實相은 空하다는 것"이에 대한 깨달음이나 지혜가 아니다. 그 실상, 공 그 자체가 지혜다. 이 지혜는 내용이 없다. 그러니까 어떤 지식으로서의 앎을 가지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無知다. 그 앎이 없다는 것은 無所知, 아는 바가 없다는 것. 아는 바가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하는 바도 있다는 거다. 어떤 경계(이러한 앎의 경계는 형상相이나 이름名이다)를 가지는 앎이 없다. 그래서 虛하다. 그러나 어떤 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비추는 작용照이 있다...
유유민이 보낸 편지에는 知/不知에 대한 우리들의 일상적인 사고방식이 그대로 묻어난다. 앎이 있으면 있는 거지 왜 자꾸 앎이 없다고 하는가. 혹은 앎이 있다는 것인가 없다는 것인가. 유이거나 무이거나 확실히 하시오!라고. 승조의 답변은 초지일관하다.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非有非無). 언어화할 수 없는 것을 방편으로서 상황에 맞게 있다 없다로 표현할 뿐, 그 말은 아무것도 아니란다.... 그렇게 보면 논문의 제목인 '반야무지론'조차 곧이 안 보인다. 지혜를 무지라고 하든 유지라고 하든 아무 상관없다. 포인트는 반야가, '무지'라는 데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