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림은 사물에 '자성이 없어서'사물이 공함을 인정했다. 결국무자성을 매개로 색을 공에 결합시켰다. 따라서 사물과 공의 결합은 말하자면 간접적인 셈이다.
이에 반해 승조는 사물이 그대로, 아무 매개없이 공하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사물과 공 사이에는 어떤 간격도 없다. (142)
공함을 자성(실체)없음, 연기와 같은 의미로 이해하고 있었다. 승조가 지도림의 즉색유현론을 비판하는 점은 "사물은 그대로 공임과 동시에 사물은 또한 공과 다른 측면이 있다"고 한데 있다. 지도림은 사물은 공하다, 그러나 실제는 공과 다르다고 했다. 요컨대 사물은 본질적으로 공이지만 형상으로서 존재하는 한 공에 대해 어느 정도 독립성을 갖는 다는 것이다. 지도림의 해석을 보며 한편으로 수긍이 가는 것은 내가 공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다. 가유의 세계, 인연 조건에 따라 생성 소멸하는 환상의 세계를 직시하는 것도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