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st ]
범려 : 정치가, 농부, 장사꾼 등 다양한 궤적을 그리며 전형적이지 않은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살아간 범려. 권력에 연연하거나 고정관념에 얽매여 한 곳에 머무르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자기의 삶을 실험하며 살아간 듯.
동방삭 : 내공도 장난 아닌 것 같고, 그런데 무게 잡거나 하지도 않고…… 반듯한 지식인과는 다른 모습이 매력 있다.
계찰, 오태백 : 권력지향적 삶을 피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간지 넘친다.
신릉군 : 사람을 알아보고, 신분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넓게 사귀는 신릉군의 비속물적인 면이나 관대함, 지혜로움이 멋있다.
유방 : 한때 한량 시절을 보낸 남자. 강력한 카리스마로 주위 사람들을 모두 엑스트라로 만들어버리기 보다는, 각자가 가진 개성과 능력을 드러날 수 있게 하는 고조의 여유로운 듯, 허당스러운 듯, 음흉스러운 듯 한 리더십이 매력 있다.
섭정 : 그의 충격적인 죽음(스스로 얼굴 가죽을 벗기고, 눈을 도려내고, 배를 갈라, 창자를 긁어내고는 숨을 거두었다. 헐~)과,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그의 삶이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정말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여후 : 사람을 돼지로 만들어버리는 잔인무도함, 유씨가 아니라 여씨 세상도 가능하다고 믿었던 거침없음, 제국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착착 흔들림 없이 해치워버리는 냉철함. 너무 무섭지만 정말 대단한 그녀.
[ Worst ]
항우 : 다 갖고 태어난 엄친아. 왠지 안하무인인 듯 하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듯 하고, 개념도 없는 것 같아서 비호감이다. 수십만의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여버릴 수 있는 그의 무딘 면도 싫고.
조고 : 뭐 이리 욕심이 끝도 없고, 그 욕심의 스케일도 대단한지. 대단한 환관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자기자신의 욕망 말고는, 주위 그 누구에게도 관심이나 애정이 없었던 것 같은 그의 삶이 참 이상하면서도 의미 없게 느껴진다.
베스트, 워스트 뽑으려니 사기를 열심히 안 읽은 티가 너무 나네요. 다음에 기회 있으면 좀더 열심히 읽고 다시 뽑아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