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섞는다.
암송시간, 혼자서는 '대충' 알 것 같던 것들이
다른 사람들과 소리를 섞을 때는 '아리까리'
다른 이들이 내뱉는 소리를 따라 읽기에 바쁘다.
낭패로다. 얼굴이 붉어진다.
글을 소리내어 읽음으로서 비장이 튼튼해지고 어쩌고 하는 소리는 들었는데
이것의 효과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어쩌리오. 내가 확실히 못 외운 것을.
대신 나머지 암송 시간의 단란함을 맛보지 않았겠소.
공명의 힘, 작은 소리들이 모여 큰 진동을 일으킨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는 동안 강의실로 저무는 빛이
부드럽게 감도는 것을 보았다.
...슬며시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