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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위의 대동서를 읽으며 천안문에서 그려졌던 강유위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천안문에서의 그는 공금을 횡령하여 그 혼란함 속에서도 자신의 안위만은 챙기고, 부인도 여럿을 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가 쓴 대동서에 그려진 이상적인 세상의 모습은 그를 너무나도 모순적인 인간이라고 느끼게 했다.

하지만 수업을 듣고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중요한 것은 사상가의 모순, 텍스트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 아닌 그 시대의 맥락 속에서 사상이 어떤 균열을 보이고 있는지, 그 균열은 이전 시대와 단절된 것인지,

이전시대와의 연속성상에 있는 것인지를 파악해 보는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텍스트를 보며 모순이나 한계를 말하는 현재의 우리는 우리 시대의 맥락 속에서, 지식의 기반 위에서 텍스트를

볼 수밖에 없고 결국 그 모순이나 한계는 우리 자신의 모순이고 한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어떤 사상가의 저서에서 보여지는 사상의 균열이 곧 시대의 균열점이고 이후 세대인 우리들은

사상가나 텍스트에 대해 가치판단을 할 것이 아니라 그 균열들을 내재적으로 풀어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어떤 새로운 사상을 말하는 사람도 자기시대와 무관한 새로운 담론을 말할 수는 없다.

강유위가 살았던 시대는 경학, 불학, 서학이 중첩되어 앎을 구성하던 시기였다.

강유위는 기본적으로 경학자 였고 마주한 위기상황을 자신이 기반하고 있는 경학을 바탕으로 돌파해 나가고자

했다. 기존의 것과 (공자의 말과 육경체계) 서양에서 들어온 사상들을 받아들여 근대로 진입하고자 했다.

삼세설과 사회진화론을 엮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공자의 말을 빌어 변화하는 시대의 문제를 풀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의 중국은 이미 강유위의 생각처럼은 될 수 없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중에 있었다.

경학자인 강유위의 시선에서는 현실의 도를 복원하기 위해 경전에 근거를 두어야 했지만 서양이 동아시아에

온 목적은 접속이 아니었고 그들이 가져온 자유, 민주, 평등과 같은 개념은 동아시아에는 없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새 시대는 이전의 것은 버려야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서양 자체가 대안이 될 수는 없었기에 마냥 서양의

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더불어 서양은 너무나도 막강했기에 그들과 싸워서 현 상황을 돌파한다는 것도

무모한 일이었다. 이에 강유위는 어떻게 서양과 공존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는 대동사회를 정치적 비전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가 꿈꾸는 대동은 서양을 받아들여 제도개혁을 하고 봉건적인 피폐함을 극복하는것과 완전히 서양화 되지는 않으면서 사회를 안정되게 보존하는것이었다.

현실을 돌파할 힘이 현실 속에는 없었기에 강유위의 정치적 이상은 대동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전통과 서양의 근대를 공존시키려 했기에 균열은 생겨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양의 개념들을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당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생각하며 받아들였을 것이다.

또 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사상들을 이해함에 있어서 전통에 있는 체계로 번역을 해야만했을 것이다.

결국 강유위를 통해 보여지는 균열은 당시 서학과 전통사이에서 고민했던 사람들은 모두 겪었을 딜레마였다.

중요한 것은 모순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순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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