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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서경>과 <사기 본기>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시간은 난생 처음 말로만 듣던 <서경>을 펼쳐 들었는데, 해제에서 ‘이건 위서다.’라고 당당히 밝혀서 멘붕하고, 이 시대에 대해서는 무지한 제가 봐도 수상한 냄새가 폴폴 나는 내용에 또 다시 당황한 시간이었습니다. ㅇㅁㅇ '위서인데 왜 읽지?' 부터 시작해서, '아니 그 시대에 벌써 치국평천하를? 이렇게 정치제도가 발달했단 말인가!' 등등 꼬리를 무는 의혹들... 지금 보기에도 수상하니 금문·고문 논쟁이 일어났고 상서를 두고 진짜다 가짜다 하는 말들이 있어 왔겠지요. 하지만 푸코가 말했듯이 어떤 텍스트를 두고 진위문제로 환원하는 건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서경이란 한명의 저자에 귀속시킬 수도 없고 한 시대로 환원될 수도 없는, 푸코가 말하는 언표로 볼 수 있는 텍스트라는 것. 서경을 두고 진위여부를 가리는 것보다는 그 텍스트를 둘러싸고 진위문제가 불거졌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해야 그런 담론이 만들어진 권력의 지형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서경을 ‘공자가 정리했다’는 말은 진위여부를 떠나 이미 그 당시에 서경은 유가의 경전이라는 것을 반증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누군가가 언급한 서경, 혹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배제된 모습 뿐. 그때 누구는 언급하고, 누구는 언급하지 않았나 하는 그 균열지점을 봐야 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사기 역시 사마천의 지평에서 쓰인 책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사마천이 한 조정과 맺는 관계, 그가 역사를 보는 관점, 사마천이 말하고, 또 배제하는 지점을 잘 들여 보아야 한다는 것. 그 역사를 서술하는 사람, 시대, 가능성의 조건들을 염두에 두면서 읽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서경과 오제본기를 보면서 재밌었던 건 덕이 있는 군주라는 상이 노골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신화시대라면 신이라든가 귀신이라든가 그런 초월적인 존재가 나와서 판을 칠 거 같은데 일절 인간의 일에 대해서, 인간의 왕이 지닌 덕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그 집요함이라니 -_-;; 여기에 대해 채운쌤은 서양이랑 비교를 해봐도 재밌을 거 같다고 하십니다. 서양은 신적인 질서와 인간의 질서의 일치를 꿈꾸며, 완벽한 신적 질서에 인간의 질서가 닮는 방식으로 정치가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민주주의는 제우스로 대표되는 정의를 한 개인이 완성할 수는 없다는, 개인에 대한 강한 불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요. 그래서 인간이 아니라 법에 기반한 민주정이 발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경에서는 법에 대한 신뢰보다는 왕의 덕에 대한 믿음이 더 앞서고 있으니···두 문화권의 정치가 형성되는 기반의 차이가 흥미로웠습니다.


다음주 공지!

<중국 청동기 문명> 1,2장/<서경> ‘하서’ 읽어옵니다.

그리고 이것이 끝이 아니다!

벤자민 슈워츠의 <중국 고대 사상의 세계> 1장

발터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도 읽어 옵니다. 

텍스트 종류가 많습니다. 빠뜨린 거 없나~ 읽은 책도 다시보자~ 분량을 잘 나눠서 읽어보아요~


<중국 청동기 문명>, <서경> ‘하서’, <중국 고대 사상의 세계> 1장 발제는 제리언니:D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발제는 효진언니!


간식은 료, 옥상언니.


벤야민의 텍스트는 곧 파일을 올려 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시고^^

맹자 시험도 잊지 마세요~

그럼 다음주에 봐요. 제발~




  • 공가 2014.03.31 12:34

    후기를 열심히 써서 올렸구나. '절탁' 후기도 아주 잘 읽었단다. 여튼, 반장 일 보느라  욕 본다.^^ 열심히 준비 해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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