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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홈페이지에 들어왔다가

'재에세이' 공지를 봤어요.

한 학기 함께 공부한 내용들을 모두 열심히 정리하고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미안한 마음에 손걸음이 좀 무거웠습니다.

자리에 같이 못 있어서 죄송해요.

소식도 전할겸,

힘도 보탤겸 해서

글을 씁니다.

 

저는 중국사회과학원이라는 곳에서 수업을 듣고 있어요.

생각했던 것만큼 춥지는 않구요

두려워했던 것만큼 공기는 나빠요.

오늘은 한국에서 영상으로만 보던 희뿌연 딱 그 날씨.

주말에는 수업이 없어서 같이 온 친구들과 혹은 혼자서 여기 저기 다니고 있구요.

 

중국 외에 다른 나라는 가본 적 없는데

이번 중국행은 그전까지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명동촌을 가봤을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거든요.

특히 북경에 왔을 때는.

그런데 처음으로 중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은 길에서 숨쉬는 것도 힘들었는데 말이지요.

그런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수업을 듣고, 거리를 다니면서

중국은 과연 누구인지,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무엇이어야 하는지,

저는 묻고 있습니다. 

 

많은 잡담도 할 수 있지만,

몇 가지 내용만 전할게요.

아마 기사를 보셨던 분도 계시겠지만

작년 11월 12일 중국 공산당 18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가 있었고

그 때 '전면적인 개혁 심화를 위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몇 가지 중대한 문제 결정'이라는 안이 발표되었어요.

얇은 책자로 제작되어서 어느 서점에 가도 구매할 수 있고,

거리에도 이 내용과 관련된 홍보 도안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구요.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유명해진 중국의 꿈[中國夢]이라는 표현도 이 글에서 나와요.

 

사진 128.jpg

 

사진 131.jpg

 

사진 137.jpg

 

사진 141.jpg

 

 

그리고 천안문 광장 근처에 있는 국가 박물관에서

'모택동 서에와 현대 유명 작가의 조소 및 회화전'

을 하고 있어요.

저 멀리 '당대'라고 써 있는데,

중국에서는 '고대-근대-현대-당대' 로 시대구분을 해요.

명청대도 고대. 아편전쟁부터 근대. 1949년 전까지 현대, 그 이후 당대.

그러니까 우리가 '현대'라고 하는 개념이 중국에서는 당대에요.

 

사진 323.jpg

 

그림이 매우 크고 높이 걸려 있어서 찍어 놓은 그림보다 조소 작품을.

그림 내용은 주로 모택동이 밑바닥부터 농민들과 혁명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사진 409.jpg

사진 411.jpg

사진 425.jpg

두보의 '등악양루'를 쓴 것. 

 

 

그리고 과학기술의 꿈, 중국의 꿈.

중국몽 이라는 말이 여기 저기서 많이 쓰여요.

사진 431.jpg

 

 

그 중 반가운 인물. 엄복!

과학사에서 그를 만나니까 또 반갑더군요.

'유학생은 중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엄복은 그 중 한 명이었다.

그가 <천연론>을 번역했을 때 사용했던 "물경선택, 적자생존" 이라는 이 한 마디는

20세기 중국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몇 세대에 걸쳐 중국인이 중화민족의 "망국을 구하고 생존을 도모하기"위해 분투하도록 했다'

라고 쓰여 있어요. 

 

 사진 438.jpg

 

왼쪽 설명은,

'명청시기 전통 경학에서 옛날부터 사용되어 왔던 "격치"라는 한 단어는

오랫동안 새로이 유입된 과학 기술에 관한 지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고,

민국 초기에 와서야 없어졌다.

그림은 청말 간행된 과학 기술에 관한 간행물'

 

오른쪽 설명은,

'그림은 강유위의 "日本書目志"(1897)이다.

현대 중국어에서 "과학"이라는 말은 서양에서 쓰는 science 를 가리키는데,

이는 일본에서 사용하는 한자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고, 이 책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사진 439.jpg

 

 

그리고 여기는 묵고 있는 숙소 근처 '공원'

에전에 과거시험 보던 장소였는데 지금은 거의 흔적만 남아있는 정도에요.

사진 1160.jpg

 

노신 박물관 입구.

 

 

사진 1183.jpg

 

입구에 있는 글귀. (아마 더 좋은 번역이 있을 거에요. )

무엇이 길인가?

길이 없는 곳에서 밟아서 생겨나고,

가시덤불 속에서 개척해 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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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신 소설 <고향>에 나오는 "눈 밭에서 새 잡을 때" 사용하던 대나무 바구니.

노신 소설 <고향>에 나오는 소흥에서 새를 기를 때 사용하던 기구.

사진 1231.jpg

 

노신이 항상 가던 전당포와 약방.

사진 1249.jpg

 

노신이 구매할 계획으로 적어놓은 책 목록. 대부분 상해점석재서국에서 출판된 책들. 

 사진 1256.jpg

노신이 읽었던 야사잡설.

이 책들은 그가 중국의 역사와 사회를 이해하고

꾸밈과 쓸데없는 말로 가득한 '正史'를 거부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사진 1260.jpg

사진 1268.jpg

노신이 광무철로학교에서 공부할 당시의 교과서.

이 두 책의 주해와 해석을 달았다.

사진 1278.jpg

 

노신이 남경에서 공부할 때 사용했던 책.

사진 1280.jpg

이 학교에서 나는 그제서야 세상에 격치, 산학, 지리, 역사, 회도, 체조와 같은

다른 학문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리학은 가르치지 않았지만,

우리들은 <전체신론>, <화학위생론>과 같은 책들의 목판본을 읽었다. ......

그리고 번역된 역사로부터 일본 유신의 발단이 서양 의학이라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사진 1281.jpg 

노신이 수학 계산하던 노트.

사진 1282.jpg

 

강유위, 양계초, 담사동

사진 1290.jpg

 

엄복과 천연론. 노신은 이 책을 읽고 진화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사진 1292.jpg

 

강유위의 대동서와 신학위경고.

 사진 1293.jpg

 

1900년 8월, 8개 연합국이 북경을 침략했다.

1901년 9월 청 정부는 11개 제국주의 국가들과 전에 없었던 불평등 조약을 체결하면서

중국은 나라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사진 1301.jpg

 

노신이 홍문학원 강남반에서 제일 먼저 민족 압박을 상징하는 변발을 자르고 난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찍은 사진. 

사진 1320.jpg

 

중국 유학생들이 일본에서 출판하고 읽었던 책들 중의 일부.

 사진 1322.jpg

 

동경 예비학교 졸업을 기다리면서

나는 이미 의학을 배워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 이유는 신의학이 일본 유신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사진 1338.jpg

장태염이 노신에게 보낸 편지.

사진 1347.jpg

 

노신이 수집한 식물 표본.

노신은 자주 일본 교원들과 함께 학생들을 데리고 과산, 갈령, 북고봉 일대에 올라 식물 표본을 채집하곤 했다.   

사진 1358.jpg 

 

내가 겪은 일을 기억해보면, 그 때는 확실히 빛이 보였고,

나도 남경교육부에 있으면서 중국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했었다.

자연히 그 때는 (네 글자를 못 알아 보겠어요) 물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완전히 실패했다. 

사진 1365.jpg

 

1917년 당시 북경대학교 교장 채원배의 부탁을 받고

노신이 직접 디자인했던 학교 상징 도안.

저도 처음 알았어요 -

세로로 북대 라고 써 있지요.

사진 1370.jpg

 

더 좋은 사진들이 많이 있는데

우선 이 페이지에 지금 올릴 수 있는 용량이 이정도에요 ^^

새 글쓰기를 하고 싶은데

사진 편집하고 올리는 것도 엄청 시간이 걸려서

2탄은 다음에 써야겠어요.

노신이 직접 쓴 글과 허광평과 주고받은 편지 등

좋은 사진들이 많이 있는데

한 번 더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마치 누군가가 노신의 일생을 따라다니면서

기록하고 사진찍고 자료를 보관해주었던 것처럼

많은 자료들이 남아있더라구요.

그 당시에 그 많은 흔적들을 어떻게 다 관리했는지.

 

에세이 모임 잘 하시고

효진 언니는 녹음 파일 보내주는 거 까먹지 말고요 ㅋ

 

곧 봐요!

  • 제리 2014.01.17 11:42

    유람 잘하고 있구만... 우리는 에세이를 쥐어짜고 있구만...부럽군... 중국 자랑은 자랑이고 요즘은 중국 미세 먼지 때문에 죽겠어!  -_-

  • 윤차장 2014.01.17 11:48

    오홀~~우리가 만났던 반가운 얼굴들이 마구 보이네그랴...어여 2탄을 올리라구!!

  • 공가 2014.01.22 16:10

    역사의 현장을 발로 누비고 다니시는구료~~ 부럽네, 부러워

    그나저나, 우리는~~~  언제나 중국에 가게 되는 건가요? 쩨리 샘, 장기적으로다가 플랜을 함 짜보심이 어떨지요?

  • 피터팬 2014.01.23 00:24

    사회과학원은 제가 공부했던 곳인데...

    추억이 막 떠오르는군요

     

    쉽지않은 기회

    최대한 많이 보고 즐기다 오세요

    북경은 수도가 된지 6백년이 넘은 곳입니다

    서울과 달리 전쟁의 피해도 별로 입지 않았구요

    볼게 너무 많답니다

    차근차근 구석구석 잘 살펴보세요

    부럽네요

    나중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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