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타니 고진은 아무리 교환이 이루어진다 해도 호혜성이 지배적인 경우에는 국가가 아니라고 합니다. 겉보기에 구조가 비슷해 보여도 본질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면 다를 수가 있다고. 자본주의 본질이 화폐가 아니라 상품인 것처럼 교환양식에 따라 국가를 구분할 때 질문해야 하는 건 그것의 본질, 국가의 주요한 기능을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주요한 기능은 무엇인가? 결국 흐름 통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는 자연, 재화, 물자, 세금과 같은 물질적인 것의 흐름을 통제합니다. 자유롭게 흐르도록 놔두지 않고 반드시 어느 일정 방향으로 흐르도록 홈 패인 공간을 만든다는 것. 이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바로 코드 통제 입니다. 가치, 개념, 이름 등등 언어적 의미를 부여하여 코드화하는 기능을 독점하고 있어야 국가의 권력이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국가는 지식과 기술을 독점하여 반드시 자신을 거쳐야 상용화가 될 수 있는 '홈'을 팝니다. 그리고 그 코드화의 수단은 문자, 지금으로 치면 미디어입니다.
중국은 이런 코드 장악 능력이 정말 일찍부터 끝내준 것 같습니다. 천명, 조상의 업, 옛 국가에 대한 계승, 골고루 권력이 분배되도록 하는 왕실의 묘호...코드를 장악하여 오랫동안 국가를 유지한 중국은 왕조가 바뀔지언정, 심지어 유목민족이 쳐들어왔을 때조차 국가라는 홈 패인 공간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일찍이 청동기는 제기와 무기로 만들어져 상징적 코드화와 물질적 흐름 통제에 이용되었습니다. 이 청동기를 장악한 세력이 나타났을 때 국가는 탄생하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국가가 유지되는 코드화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바로 古라는 문제입니다. 이번에 읽은 상서에서는 국가의 형성과 함께 '옛날'에 대한 계승의지가 두드러졌습니다. 중국인들에게 '옛것'이란 대체 무엇이었을까. 늘 중요한 시기에 중국인들은 더 새로운 것, 혁신, 진보가 아니라 복고를 제창했습니다. 항상 옛것과 자신의 연속성을 만들고 싶었던 중국. 이 때문에 중국은 옛 신하를 등용한다는 점에서 자기 사람들을 등용하고 다 갈아엎는 서양의 왕위계승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서양은 새 시대를 열고 자기를 기원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해보이거든요. 하지만 중국인은 정통성, 연속성에 강조점을 둡니다. 대체 이게 뭐길래? 중국인들에게 옛것은 무슨 의미였는지, 고대라는 게 과연 언제를 가리키는 것인지, 어떤 이미지인지, 과연 옛날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긴 한건지! 옛날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생각할수록 재밌는 문제 같습니다.
이번주는 대자대비하신 채운쌤의 은총으로^^ 읽을 분량이 매우 적습니다.
꼼꼼하게 읽고 <사기>와 <서경>의 하나라, 상나라를 비교하여 공통과제를 써 봅시다^^
<중국 청동기 시대> 8,9장
<사기>-하본기, 은본기
읽습니다.
발제는 율희언니
간식은 은남쌤, 효진언니
프린트 <상문명~> 다 못했으니 잊지 말고 가지고 옵시다.
그럼 다음주에 봐요. 제발~
은혜롭도다~~조삼모사인걸 뻔히 알면서도 이리 기쁘네그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