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자마자 쓰라는 지엄한 명을 받고 바로 써야지 해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영수샘, 현옥샘 특히 미안요)
막장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자신의 악행을 감추려고 어딘가로 미친듯이 달려갈 때 터져나오는, 속도감 짱인 그런 음악을 귀에 달고 사는 듯하네요. 헛되이 바쁘기만 한 인생이여~~!!!
그나저나, 공부하기 싫어서 남에게 등떼미는, 생각 없는 학인들을 채운 샘께서 혼내줄 거라 기대하고 갔건만, 되려 내가 공지를 올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냐는 그 표정을 보고는 그만, 말 한마디 못하고... 아오!
사마천의 생애나 사상 등과 연관지어 ‘사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내놓은 책이나 생산물을 대할 때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의 계급적 지위나 성장과정의 트라우마, 학문적 유파 등이 끼친 영향을 전제하고 들어가게 되는 경향이 있지요. 일종의 전기적 비평이라고 해야 하나. ‘사기’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그런 식의 독해가 지배적이었지요. 특히, 그가 당한 ‘궁형’의 치욕적인 경험과 ‘사기’를 긴밀하게 연관 지어 해석하려는 시도는 아주 뿌리 깊은 데가 있지요. 그런데 매력적인 작품들일수록 그같은 기계적인 접근이나 자동적인 반응에서 벗어나야, 다양하고 풍요로운 의미를 길러낼 수 있으리라는 게, 채운샘의 강의 제일성이였답니다. 요는, 자기의 관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우리가 역사에 대한 또 하나의 새로운 퍼스펙티브를 갖기 위해선 기존의 자기를 쪼개 보고, 자신의 개념화 방식들을 적나라하게 확인하고, 이를 통해 자기 관점을 넘어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럴 수 있어야 다양한 차원의 질문과 접근을 만들어낼 수 있겠지요.
사마천은 왜 서문격에 해당하는 ‘태사공자서’를 맨 뒤에다, 그것도 ‘열전’의 완결 편처럼 배치한 것일까요? 당대에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았을 사마씨 집안의 가계를, 전욱제부터 시작해 중과 여를 거쳐 수천년의 긴 흐름을 갖는, 마치 세가의 그것처럼 서술할 수 있었던 그 ‘근자감’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더우기, 주공과 공자를 잇고자 했던, 사마담 사마천 부자의 그 엄청난 소명 의식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요. 이 모든 것들을 생의 한 시기에 겪었던 고통의 경험으로만 환원할 수는 없는 법이겠지요. 도대체 그들은 무엇에 홀려 사기라는 전대미문의 역사 쓰기를 자신들의 과제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걸까여? 그들의 그 특별함의 근원과 정체를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이 우리의 남은 과제 중 하나일테지요.
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도가 사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육가의 사상을 펑하면서 사마담은 육가 중에서도 ‘도가’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는데요, 아버지의 사상이 그대로 사마천에게로 이어졌다고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요, 또한 그 ‘도가’라는 게 전국시대의 그것이 아니라 한대에 와서 새롭게 구성된 ‘도가’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뭐, 하신 말씀도 많고, 해야 할 말씀도 더 많으신 듯했지만, 그 이후로는~~ 보셨을 테지만 졸다 깨기를 반복해서 더 이상 머릿 속에 남은 것이 없네요. 덧글을 통해서 누락분을 채워주시는 것도 서로를 위해 조호지 않을까요?(ㅋ)
참, 잠깐 깨서 들은 것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 살면서 부닥치는 불행과 그로 인한 고통은 그 자체로 힘이 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및 그로 인한 불편함과 장애를 다시 습관으로 안고 살아가지 않던가. 요는 불행에 대한 사유를 통해 그것을 해석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 불행의 해석학!
다음 시간에 읽어오실 것은
1) 지전화이, <사마천 평전> 2부, 3부
2) 운샘이 나눠준 논문, <사마천이 활용한 자료>
3) 풍우란, <중국철학사> 하권 1~2장 동중서의 철학입니다.
발제는 장윤정!
간식 정하는 걸 깜박하고 왔네요. 일단 곽은남 샘께서 하시기로 하셨는데, 한분이 더 필요할 듯요. 강지영씨 하면 어때요? 아예 ‘어머나조’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지요 뭐^^. 댓글 달아주세요.
수업 중에 샘께서 지나가는 말로 에세이 어쩌고 하시길래 속으로 살짝 어이없어 하긴 했는데... 어영부영 시간 금방 가고, 남는 거 없이 읽은 책 권수만 쌓여가는 거 아시져? 문제의식들 단단히 부여잡고 한권 한권 성실히 꼼꼼히 읽어나가도록 하지요. 다음 주에 뵈어요.
쌤만의 공지글을 기다렸어요... 선배학인의 글은 공지글부터 폴폴 묵은내가 풍기는 듯해요..어마나조에서북치고 장구치고 간식 잘 준비할께요..읽을 거리에서 사마천 평전은 2,3부까지 입니다. 3부가 몇페이지 안돼요.. 저는 이번주 채운쌤 말씀중에 기계적 사고를 벗어나라, 무엇이 객관적인가 주관적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객관적이라고 하는지 무엇을 주관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나의 사유, 생각의 지점을 보아야 한다고 했어요.. 자기관점을 들여다 보는게 왜 이리 어려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