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2학기가 시작되었네요. 와~~~~
어떤 분은 오늘 개강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고, 진심에서 우러나온 건지 으레껏 하는 습관적인 멘트인지를 날리셨는데, 다들 기대감과 설렘이 아조 없지는 않으셨으리라고들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 대다수의 반갑고도 낯익은 얼굴들(글고 보니 옥상이 없고나~~~ㅠㅠ)과 4명씩이나 되는 뉴훼이스들이 모여 또 5개월여 동안 어떤 공부의 장을 펼쳐갈지 새삼 가슴이 두근두근거렸고요(^^),
이분들과 더불어 이번 학기엔 어떻게든 좀, 제발 뒤끝없이 끝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첫날이니만큼, 앞으로의 계획을 살펴보고 사기를 읽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이나 기본적인 접근 태도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일단, 사기 전권은 물론이고 부교재도 산더미, 게다가 중간에 쉬는 날 한 번 없고, 에세이도 예전처럼 두 번을 써야 한다니, 지난 학기보다는 좀 더 빡세질 거 같습니다.(알아서 페이스 조절을 잘 해야겠죠?^^)
그리고, 이번 학기에는 3개조로 나누어 토론을 하고요, 반장을 없애는 대신 조장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합니다. 조별 책임제(?)!!! 영광의 조장은, 이영수, 유혜경, 장윤정입니다. 한 학기 수고하시길요~~~ㅋ.
사기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기 본기서부터 열전까지 130편의 제목과 그 순서를 외울 정도로 꿰는 거랍니다. 늘 가지고 다니면서 읽고 또 읽어서 구성이나 체제에 익숙해져야 사기라는 방대한 세계의 그림이 희미하게나마 그려질 거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셨답니다. 시험도 본다니, 반드시 열심히 암송해야겠습니다.
다음으로, 전목 선생의 강의록을 읽으며 사기의 전체적인 개요라든지, 사기를 읽으면서 눈여겨봐야 할 지점 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이, 사마천이 ‘자기가 세운 원칙을 스스로 깨트렸다는 것’, ‘천도와 인사의 관계를 탐구하고 고금의 변화에 통달하여 일가의 말을 이루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안에 사마천 역사서술의 비밀이 담겨 있다고 하니, 그 의미를 읽어가면서 두고두고 되새겨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채운 샘께서는 시간이나 역사, 운명 등 우리가 붙잡고 가야할 화두들에 대해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고, 사마천의 개인사와 사기라는 역사서를 지나치게 밀착시켜 바라보는 태도 또한 피할 필요가 있다고 몇 번이나 강조하셨답니다. 결국, 사기를 처음 대하시는 분들이나 여러 번 읽어서 익숙해지신 분들이나 모두들 역사나 역사서에 대해 자신이 오랫동안 갖고 있던 뿌리깊은 전제나 선입관들을 다시 확인해 보고 그것들을 최대한 내려 놓은 상태에서 출발해야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 정도로 오늘은 둬시간 만에 끝이 났고, 메밀집에서 맛있는 전병과 막국수로 뒤풀이를 하면서 밀린 얘기들을 나눴답니다. 완수샘께서 뒤풀이 비용을 대셨고요(감사~~).
다음 시간에는,
1) 사기 열전 맨 뒤에 붙어있는 ‘태사공자서’를 외울 정도로 읽고,
2) <사마천 평전>(지전화이) 중 1부와 부록 2개를 읽어 오심 됩니다.
3) 벤자민 슈워츠, <중국 고대사상의 세계> 9장도 함께 읽어오시구요.
공통과제는, ‘태사공자서’를 중심으로 쓰시면 되고요, 발제는 세 텍스트를 모두 녹여서 정성스럽게!
참, 다음 시간부터 ‘맹자’ 강독이 있으니, 책 꼭 챙겨오시고요.
첫발제는 지난 학기 반장이었던 구혜원 양이, 간식은 정선영 샘과 저 김태욱이 맡기로 했습니다.
이번 학기도 쉽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할 듯합니다. ‘사기’라는 방대한 세계로 들어가 허우적거릴 것도 그렇고, 채운 샘이 내놓은 ‘사기 해독(解讀)’ 플랜도 쫓아가기 만만치 않을 게 분명하고요. 어쩌겠습니까. 일단 발을 디밀었으니, 사기를 가슴에 품게 될지, 내동댕이치게 될지 모르지만 씩씩하게 첫발을 내딛어 보지요. 담 시간에 뵙겠습니다.
와웅~ 이렇게 신속하고도 구구절절하며 매우 리얼리즘적인 후기라니!! 태욱샘이 후기를 쭈욱~ 쓰시는 것도 어떨까 싶습니다만... 학인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용? 크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