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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으로 읽는 진세가는 한편의 사극드라마를 보는 듯 해서 푹빠져 드는데요 에고 저는 후기 쓰는 것이 갈수록 부담되네요. 분량은 많은데 한자 몇 단어만 간추려 옮겨 놓으면 늘 지적했듯이 비약이 심해지는 것 같고 미주알 고주알 적다 보니 세세한 것에 집중하느라 전체 맥락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것 같고요ㅠㅠ. 공부했던 후기를 잘 전달하고 싶은 초보학인이 있는데 아직은 공부도 전체를 보며 요약하는 훈련도 안됐으려니, 하다 보면 읽기도 자연스럽고 핵심 한자도 쏙쏙 들어오는 날이 있겠거니니~ 하세요^^

 

이번주는 여희가 어떻게 태자 신생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는지 그리고 이오와 중이의 도망, 우나라와 괵나라의 멸망을 보았습니다. 지난주에 제리쌤께서 이 시점에 사기를 다시 읽으니 사마천의 주역적 사고가 잘 보인다고 하셨지요? 그러고보니 세가에는 괘를 보고 또는 현상을 보고 ‘아마도 그럴 것이다’ 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요 주역적 사고가 뭔지 더 생각해 봐야 할듯하고요. 혹시 음양의 갈마듦 속에서 인간이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견뎌내면서 각자 살기를 죽기살기로 도모하는 것이라면 이번주에는 이런 모습들은 너무도 잘 나타났던 것 같아요. 여희는 정복당한 오랑케 출신의 딸로 제후국 출신의 부인들이 가지고 있는 친정의 뒷배경이나 세력이 전혀 없습니다. 그녀에게는 오직 헌공의 총애 ‘幸’ 만 있었으니 헌공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고 앞일을 도모하기 위해 주변상황을 보아가면서 얼마나 신중하게 처신했을지 싶습니다. 「국어」진나라 편에서 여희는 틀린말 한마디 하지 않는 똑똑한 여자의 이미지였는데 사기에서는 어떨까요?

 

1. “廢適立庶-적자를 폐하고 서자를 세우기”  여희의 전략 - “譖惡”

獻公私謂驪姬曰ː“吾欲廢太子, 以奚齊代之.”

-헌공이 은밀하게 여희에게 말하기를 “내가 태자를 폐위하고, 혜제를 대신하려 하오”

驪姬泣曰ː“太子之立, 諸侯皆已知之, 而數將兵, 百姓附之, 柰何以賤妾之故廢適立庶? 君必行之, 妾自殺也.” 驪姬詳譽太子, 而陰令人譖惡太子, 而欲立其子.

여희가 울면서 말하기를 ‘태자를 세우는 것을 제후들이 이미 그것을(신생이 태자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번 병사를 거느렸고, 백성들이 그에게 붙었습니다.(지지합니다), 어찌 천첩을 이유로 신생을 폐하고 혜제를 세우려 하십니까? 군왕이 꼭 그렇게 하겠다면 첩은 자살할 것입니다. 여희는 거짓으로 태자를 칭송하고는 은밀히 다른 사람을 시켜서 태자를 참소해서 그의 아들을 세우고자 했다.

 

2. “毒藥胙中-제사고기에 독약넣기 ” 과 “申生自殺”

二十一年, 驪姬謂太子曰ː“君夢見齊姜, 太子速祭曲沃, 歸釐於君.”

21년, 여희가 태자에게 말하기를 : 군왕의 꿈에 제강(죽은 신생모친)을 보았다. 태자는 속히 곡옥에서 제사를 지내고, 제사음식을 군왕에게 보내라“ 이에 태자는 곡옥에서 모친의 제사를 지내고 제사고기(薦胙-천조)를 헌공에게 보내는데 하필 헌공은 사냥을 나가 궁중에 고기를 놔두고 옵니다. 기회는 이때  “驪姬使人置毒藥胙中. - 여희는 사람을 시켜 제사고기에 독약을 넣었다.”  이틀후 헌공이 사냥에서 돌아오자 궁중요리사가 헌공에게 고기를 바치자, 헌공이 이를 먹으려고 합니다. 바로 그때 여희가 옆에서 말리면서 말하기를

“胙所從來遠, 宜試之.” 祭地, 地墳 ; 與犬, 犬死 ; 與小臣, 小臣死.

-고기가 먼곳에서부터 온 것이니 그것을 시험해 봐야 합니다. 땅에 던지니 땅이 부풀어 올랐고(-무덤의 봉분처럼) 개에게 주니 개가 죽었고 어린신하에게 주니 어린신하가 죽었다. 여희가 울면서 말합니다.

“太子何忍也! 其父而欲弑代之, 况他人乎? 且君老矣, 旦暮之人, 曾不能待而欲弑之!”

태자는 어찌 이리 잔인한가! 아버지를 죽이고 그 자리를 대신하려고 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임에랴!

군왕께서 늙으셔서, 아침저녁할 사람인데(목숨이 오늘 내일하는데) 기어이 기다리지 않고 그를 죽이려고 하다니!  그러면서 헌공에게 계속  말합니다.

“太子所以然者, 不過以妾及奚齊之故. 妾願子母辟之他國, 若早自殺, 毋徒使母子爲太子所魚肉也. 始君欲廢之, 妾猶恨之 ; 至於今, 妾殊自失於此.”

태자가 이렇게 한 이유는, 첩과 혜제 때문임을 넘지 않습니다.(불과합니다), 첩은 모자가 다른 나라로 도망가기를 원하며 만약 일찍 자살하더라도, 모자로 하여금 태자를 위하여 어육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처음에 군왕께서 그를 폐하려고 할때에 첩은 오히려 그것이 한스러웠는데 지금에 이르니 첩이 확실히 스스로 잃을 뻔(自失-잘못 생각)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태자는 신성으로 도망가고 헌공은 노발대발해서 태자의 사부인 두원관을 죽입니다. 사태가 이러자 옆에서 사람들이 태자에게 말합니다.

“爲此藥者乃驪姬也, 太子何不自辭明之?”- 이 독약을 만든 사람은 여희이거늘, 태자는 어찌 스스로 해명하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태자는  “吾君老矣, 非驪姬, 寢不安, 食不甘. 卽辭之, 君且怒之. 不可.” - 나의 군왕이 늙어서 여희가 아니면 자도 편하지 않고 먹어도 맜있는 줄 모른다. 만약 그것을 말하면, 군왕은 노여워 할 것이니 말할 수 없다. 또 어떤 사람들은 다른 나라로 도망가라고 하지만 태자는 또 거절합니다.

“被此惡名以出, 人誰內我? 我自殺耳.” 十二月戊申, 申生自殺於新城.

피차에 오명이 났는데 누가 나를 안으로 들이겠는가?  나는 스스로 죽을 뿐이다. 십이월 무신일, 신생은 신성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신생은 병권도 있었고 주위사람도 있었는데 반란 한번 안하고 기꺼이 죽음을 택하는데요 아마 전국시대라면 상황이 달라졌을거라 했었죠.


3. “人或告-사람들이 일러 바침” 와 “追斬衣袪-죽일려고 쫒아갔으나 옷소매만 자름

이때 중이와 이오가 문안을 오게 되는데 어떤 사람이 여희에게 두 공자가 태자가 참소하여 죽은 것을 원망하고 있다고 알리자 여희는 두려워서 두 공자도 신생이 거기에 독약을 넣은 것을 알고 있었노라고 참소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공자들은 예전에 성을 쌓은 곳으로 도망가고 진헌공은 두 아들이 말도 없이 가버린 것을 알고 과연 모의가 있었다(果有謀矣) 고 여겨 군대를 보내 포성을 치게 합니다. 포성 사람중에 발제라는 환관이 있었으니

蒲人之宦者勃鞮命重耳促自殺. 重耳踰垣, 宦者追斬其衣袪. 重耳遂奔翟. -포성 사람 중에 환관 발제가 중이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고 재촉했다. 중이가 담벼락을 넘어가자, 환관이 뒤를 쫓아가 그의 옷소매를 베었다. 중이는 마침내 적나라로 달아났다.

 

4. 假道-길을 빌려 달라 와 脣亡齒寒

지난 시간에 진나라 여러 공자들이 괵나라로 도망갔는데 진헌공이 괵나라를 공격하려 하자 사위가 내분이 있을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약속국을 정리하려는 시점이 오자 약소국의 신하들도 각자 살길을 도모합니다. 진헌공이 괵나라를 정벌하려고 하면서 우나라에게 길을 빌려 달라고 할 때 우나라 대부인 궁지기가 길을 빌리려는 것이 아니라 우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이라고 간언합니다. 우나라 군주는 같은 성씨를 정벌하겠느냐고 하자 궁지기는 천만에 말씀이라며 조목 조목 따지는데 괵나라 선조인 괵중과 괵숙은 왕계의 자손이요 문왕의 공신들로 공훈기록문서가 아직도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런 괵도 치는데 우를 왜 봐주겠냐? 환숙과 장백의 족속보다 우나라가 더 친하겠냐, 괵나라는 무슨 죄가 있어 멸망시키냐며 울분을 토하듯 말하는데요 마지막 말씀이 이렇습니다.

“虞之與虢, 脣之與齒, 脣亡則齒寒.”

-우나라와 괵나라의 관계는 입술이 치아에 대한 관계와 같아서 입술이 없으면 이빨이 시리게 되는 것입니다

우공은 듣지 않고 진나라에게 길을 빌려주자 궁지기는 그의 가족을 데리고 우나라를 떠나죠. 역시나 괵나라를 멸망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還, 襲滅虞합니다. 기습공격할 습인데요 몰래 공격하여 우나라를 멸망시켰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오고대부라 불리는 백리해라는 신하가 보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나라도 이렇게 유능한 신하가 있었는데도 우공이 멸망을 스스로 자초한 듯 싶습니다.

虜虞公及其大夫井伯百里奚以媵秦穆姬, 而修虞祀.

우공과 그의 대부 정백과 백리해를 사로잡아 진나라 목희의 몸종으로 삼고, 우나라의 제사를 모시게 했다.

 

그리고 바로 뒷문장은 순식이 예전에 우나라에게 주었던 굴산에서 난 명마를 이끌고 헌공에게 바치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헌공이 웃으면서 말합니다.

“馬則吾馬, 齒亦老矣!” - 말은 나의 말이지만, 이빨은 역시 늙었구려!

뜬금없는 이 말이 무슨 뜻일까요? 저도 이게 왜 여기서 나오는지 의아했는데요 이것은 그냥 희공의 희언이다, 희공이 예전에 자기가 준 말이 늙은 것을 보고 세월이 그만큼 흘렀음을 회한하면서 그냥 내뱉는 말이다. 등등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합니다.

 

제태공세가는 강태공이나 제환공 같은 카리스마 굵은 군주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잘 안보였다면 진세가는 권력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이 잘 보여 또다른 재미가 있네요.


다음주도 진세가 쭈욱 이어집니다.  

  • 하동 2015.05.04 12:18
    문공 중이의 길고긴 오디세이의 서막이었네요~~^^ 사기를읽다 보면 동양고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이 바로 이해가 되는 듯요. 한문은 정말 매력적인 문장이라는 생각이~~.
  • jerry 2015.05.04 17:52

    1648~1653까지 출력해 오세요!! 이번주는 배반의 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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