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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주 쉬었다 나오신 기분들이 어떠셨는지요. 저로선 한 주 골골대다가 나온 거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충전이 되었던지 살짝 새 기분이 들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 몸 바쳐 중생들에게 휴가를 선사하신 채운 샘께서도 우려와 달리 다시 성성존존한 얼골로 나타나셔서 그만하기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다들 건강 잘 챙기시길요.

 

 

   이번 시간에는 시초 대신 빨대로나마 직접 주역 점을 쳐 볼 수 있었습니다. 대단한 거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뭔가를 기대했는데, 점치는 과정이나 방식이 단순 반복이라 예상보다 시시하게 끝나버린 감이 없지 않았던 듯도 합니다. 물론, 그나마도 못 따라가 버벅대는 사람이 있었지만요.어쩌면 역이야말로 그토록 간명하기 그지없는 세계였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건가요, 우리. 근데 또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 점을 칠 때에는 온 기운을 쏟아 절실한 물음을 갖고 임해야 한다는 것. 믿으려고 애를 쓰되 점의 결과에 대해 맘이 요동을 쳐서는 안 된다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점의 결과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해석 의지를 발동시켜야 한다는 것, 주역은 결국, 인간의 욕망과 의지가 개입된 해석학의 체계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거였죠. 그리고, 6에서부터 9까지 숫자 잊지 않으셨죠? 그 중에서도 노양 자리와 노음의 자리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것도. 언젠가 공부가 막히시거나 하다못해 이거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오시거든, 누군가 한번 제대로 도전해 보시면 두루 재미있고 본인에게도 의미있는 일이 될 듯싶네요.^^ 그 시간은 반드시 인시(寅時)여야 합니다! 그것도 그때까지 깨어 있다가 시작해서는 안 되고, 그 시각에 기침하셔서 실시하셔야 한다는 것.

 

   강독 시간에는 계사전의 포인트라 할 만한 9장과 10장을 읽었습니다. 천수(1,3,5,7,9)와 지수(2,4,6,8,10), 그리고 그것들의 합수(25+30=55), 대연의 수(5×10=50), 건의 책수 216, 곤의 책수 144, 그리고 천지만물의 총수인 11520. 음양의 변화를 추상화한 온갖 수들의 변화무쌍한 조합능력과 그것의 압축 결정판이라 할 만한 8괘와 64. 이 수의 체계를 지극히 하여 온전히 꿸 수 있게 되면, 에 참여하여 酬酌할 수 있게 되며 신묘한 자연의 운행을 도울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천지와 더불어 감응할 수 있는 능력이 확장된다고나 할까요? 하여 천지의 운행과 그 변화의 이법을 읽어낼 수 있는 자, 그들만이 자연의 이치와 법칙을 인간의 세계에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랍니다. 매력적인 자연철학이나 존재론적인 비전들이 종국엔 무위지치라는 왕도정치의 이상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유학적 통치 텍스트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보여주는데요, 이를 차치하고라도 10장엔 숨죽이고 읽어야 할 대목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 易 無思也, 無爲也, 寂然不動, 感而遂通天下之故. 이거 자꾸 들여다봐지게 되네요. 과연 無思, 無爲, 그리고 寂然不動의 상태는 어떤 건지, 남회근 선생께서는 이를 역의 본체이자 형이상의 도라고 말하고 있는데, 사실 이걸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면 유학과 노장의 상호 포섭 관계나 선진 유학에서 성리학에 이르는 길이 환하게 보일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은, 그라네의 <중국사유>에서 논의된 에 관한 논의들. 되도 않는 발제하느라 끙끙댔던 통에 다시 들여다보기도 싫었는데요, 조별 토론하면서 동학 샘들의 얘기나 채운 샘의 설명을 들으니 좀 이해가 될 듯도 하더라구요. 먼저 우리 시대의 수에 대한 인식과 관념에 대 한 논의가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자본주의 사회는 수에 광신적으로 집착하는 시대라는 것, 모든 정신적, 물적 가치들이 수로 환산되었을 때라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그런 세상이라는 인식에 공감을 했지요. 채운 샘의 말마따나 한 때 수가 거느리고 있던 풍부한 상징들은 사라지고 그것들이 죄다 자본의 계산성에 잡아먹혀버린 시대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과거 중국인들의 사유에서 수는 어떤 역할과 의미를 가지고 있었나. 갈수록 조원들의 글의 깊이와 통찰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는데요, 스피노자주의자 현옥 샘께서 비교나 차이의 척도의 차원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분할방식을 드러내기 위해 수를 운용했던 중국인들의 사유, 스피노자가 말한 실재적인 구별(수적 구별과 대비되는)’과 유사한 것 같다고 지적하신 부분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한 것이었습니다. , 두 사고 체계가 똑같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제각각 고유한 가치 척도를 지니고 끈임없이 변해가는 존재들에 대한 개별화·대상화로서의 분별이 아닌, 시공간의 맥락과 우주만물들이 맺는 관계 속에서 각자의 마땅한 자리를 안배하고자 수를 사용했던 그 사유는 스피노자의 사상과도 통하는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잘 알지도 못하면서~~ㅋ). 그리고, 수영은 동양에서의 수에 관한 사유가 대상의 질적인 차이나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춰 일관되게 논지를 펼쳐 나갔고, 은남 샘 또한 현재 자신의 관심과 삶의 자리에 맞는 얘기들로 논의를 풍성하게 해 주었습니다. 혜원, 명자샘! 우리, 현옥 샘 말씀하셨다시피 문제의식 하날 붙잡고 뭐가 되든 밀어붙여보자고요.^^

 

   강의 시간에 채운 샘께서, ‘뿐만이 아니라 소리나 색을 비롯해 어떤 행위들이 갖는 상징성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이상 상징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시대에서 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네요. 예전에 상징체계가 갖고 있는 폭력적인 측면이나 그것으로부터 해방이 가져왔을 자유 등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앞으로 좀 더 공부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노장과의 비교. 그들 또한 수를 통해 자연의 질서를 파악하려 했지만 유학에서처럼 그것을 인간의 질서로 끌어오지는 않았다는 점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이 점에 대해서도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상징이 갖고 있는 상관적 사유에 대해서 좀더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이번 시간에 좀 더 공부해야 알 것 같아 남겨 놓습니다.

 

이번 주에는

 

1.읽을 책 :<음양과 상관적 사유> 프린트, <계사 강의> ‘하권’ 1-5.

2.발제 : 음양과 상관적 사유-완소샘, 계사 은남샘

3.간식 : 현옥샘, 김태욱

4.다같이 : 공통과제와 맹자 암송.

 

셤 문제 출제하느라 정신없어 공지 생각을 못하고 있었네요. 봄의 끝자락 잘 보내시고, 이번 주에는 빠진 분 없이 다 모이면 좋겠습니다. 3일 후에 뵙지요. 안녕~~.

 

 

 

  • 지나가는수경 2015.04.16 14:11

    이렇게 귀동냥만으로도 얻어지는 게 있으니 넘흐 좋은데여~ 대체 올해 태욱쌤 사주에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거져? ㅋㅋ

  • 하동 2015.04.17 12:00

    무슨 마가 꼈는지~~ㅋ.  앞으로는 더 성실하게 써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 채운 2015.04.17 15:32

    이제 완수샘은 완소샘이 되셨군염^^ 발제 두 분이 어쩐지 오래된 짝꿍같다는... 은남샘 발제 기대만땅이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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