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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정신이 없어서 ㅠㅠ 늦게 올려서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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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 번 졸업 논문을 쓰고 나서 통감한 것이 있다. 나는 상당히 단순한 인과론에 휩싸여 있었다는 것. 왕조가 바뀌거나, 난이 일어나는 등의 극심한 격변기에 사상이 변화하고 사람들의 사고가 휘리릭 바뀔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가졌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나의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게 돌아가지를 않는다. 이번 학기 들어서 계속해서 등장하시는 푸코의 인식론. 아직도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나는 그에게서 나의 고질병을 고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부를 할 때는 질문이 중요하다고 계속해서 들어왔는데 도대체 어떤 식으로 질문해야 하는지, 질문의 방식을 그에게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읽고 있는 책인 <성리학에서 고증학으로>는 제목에서 보이듯이 명대의 대표격인 성리학에서 청대의 대표격인 고증학으로 사상의 변화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왕조에 맞춰서 사상이 명확하게 나눠지지는 않겠지만.) 담론의 변화를 살펴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과 불연속의 문제. (연속은 뭐고 불연속은 뭔가. 채운쌤이 자본주의의 역사, 진화론의 역사까지 예를 들면서 설명해주셨지만. 비루한 이해력으로는..... ㅠㅠ )

 

A에서 B로 담론이 변화할 때, 이것이 겉으로는 변화한 것 같아 보여도 근본적인 출발점이 같다면 연속적인 것이고 근본적인 출발점이 다르다면 겉으로는 같아보여도 불연속이라고 한다. 근본적인 출발점을 살펴본다는 것은, 어떤 담론의 전제를 살펴보는 일. 전제라는 것은 겉으로 간단하게 드러나지를 않는다. 이런 저런 맥락을 살펴보아야 알아낼 수 있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으로 크게 드러나는 극적인 사건들만을 주목한다. 예를 들면 명조에서 청조로 왕조가 변화했다던가 난이 일어났다던가 하는 것들. 우리는 좀더 디테일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청대의 실증적/복고적인 분위기 라고 할 때, 그 실증/복고 라는 개념이 왜 중요해지는 것이고 이전의 시대와 같은 전제를 가지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하는 것.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실증’의 개념과 청대, 명대, 원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실증’의 개념은 다를 것이고, 당연히 시대적인 맥락도 다른데 우리는 그동안 개념을 너무 단순화해서 해석해 왔다. 쌤께서는 개념을 해석할때는 우리의 개념틀을 덧씌워서는 안된다고 계속 강조하셨다. 뉘앙스의 차이, 디테일을 무시하고 하나로 싸잡아서 생각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고. (그런데 우리의 개념틀을 개념에 덧씌워서는 안되겠지만 아예 버리고 해석할 수는 없을텐데.. 그리고 여기서 연속과 불연속으로 이어지는 설명이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대체 연속과 불연속은 뭔가요....ㅠ )

 

이번 주 분량에 등장한 상서의 진위 논쟁은 어차피 text는 空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의 진위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목해야 할 것은 왜 어떤 시대에 텍스트의 진위를 판단하는 학문이 중요했는가 하는 것. 쌤은 질문을 던지는 방식 그것을 바꾸어야 한다고 하셨다. text에 숨은 저자의 의도와 욕망, 그리고 위작논쟁으로 끌어낸 효과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이번 강의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참 많구나....하는 부담감이 드는 한편, 힘들겠지만 따라가 보면 사고가 치밀해 지겠다는 기대감도 함께 드는.. 복잡한 감정의 시간이었다.

 

우리 개념을 소급시켜서 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판세 속에서 어떤 개념들이 어떻게 ,왜 부각이 되고, 그게 부각되면서 어떻게 개념화가 되느냐. 연속적 발전이 아니라 어떤 근본적인 불연속의 지점이 있는가를 찾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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