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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에는 <황제내경>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랄 수 있는 운기학運氣學에 대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중요하다고 하는 만큼 쉽게 접근하기 힘든 면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고대 천문학이나 역법, 기상학 등이 얽혀 있어 더 난해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먼저 운기가 무엇인지. 말 그대로 기의 움직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고, ‘오운육기(五運六氣)’의 줄임말로 봐도 무방할 거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오운이란 오행과 유사한 개념으로, ‘목화토금수를 가리키는 것이고, 육기란 풍한서습조열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오운과 육기의 움직임이 전체 우주의 기운을 형성하고, 이 기운이 만물을 이루어내는 근원적인 힘이 되는 것이니, ‘운기야말로 동양학에 접근하는 핵심 고리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우주자연의 궁극적인 질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오운육기가 우리 앞에 구체적인 양상으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기후입니다. 따라서 운기학이란, 기후의 변화가 자연계의 모든 사물 및 우리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황제내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분야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다음 시간에도 이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하니, 어렵더라도 텍스트를 꼼꼼히 읽어 오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간은, 내가 타고난 기운의 표지이자 운명의 밑그림이랄 수 있는 사주에 대한 얘기로 시작되었지요. 사주명리학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는 저로선, 좀 아리송했는데요, ‘갑기합토, 을경합금, 병신합수, 정임합목, 무계합화와 같은 배속 방식들 기억나시는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만물의 생성은 충과 합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 충과 합이라는 것 또한 단순 대립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포함하는 가운데 역동적이고 다층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운명의 길을 열어간다는 한다는 점이었지요.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음양오행이라고 하는 우주의 기운이 애초부터 골고른 균형으로서의 조화가 아닌, 늘 태과와 불급이라는 불균형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우리가 경험하는 기후라는 것도 태과와 불급으로 드러나고, 나아가 우리가 타고난 기운이라는 것도 늘 태과 불급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기는 애초부터 음양이든 오행이든 이 우주의 기운이 완벽한 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면 어떠한 움직임도, 그로 인한 생성이나 변화도 없을 것 분명할 테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의 몸이란 것도, 늘 치우치고 모자라거나 남는 상태라는 걸, 그리고 그 상태에서 불균형한 상태인 외부와의 교섭과 결합을 통해 조화 상태를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걸 매번 경험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질병에 대한 우리의 관념도 좀 수정되어야겠지요. 늘 우리는 변화 속에서 넘침과 모자람을 겪는데, 다시 말해 음양이라는 차이나는 두 힘의 배치가 달라지면서 이전과 달라짐을 경험하는데, 이 달라짐에 대해 우리의 해석체계는 바로 부정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이는 게 인지상정인 듯합니다. 두려움이나 고통, 죽음의 표상과 직결시켜버린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늘 질병은 삶에 적대적인 실체로 인식해 즉각 퇴치해 버려야 할 것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몸은 물론이고 그것과 외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제대로 직시할 기회들을 놓치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 결과, 건강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시대에 살면서도, 정작 그 건강을 이루는 다양한 조건들에 대해 사유하고 그것들과 적절한 방식으로 관계 맺는 법을 잃어버린 채, 몸의 식민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일 테고요. 아프면서 성장하고 늙어간다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외적인 기운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거스르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의 심신의 리듬을 조절해 나가는 지혜와 수련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이번 시간에 공부한 내용이 다루어질 것 같습니다. 정리가 부족한 부분은 다음 번 정리 때 함께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읽어올 책 : 한동석, <우주변화의 원리> 프린트, <황제내경소문> 19

2. 발제 : 김완수 선생님

3. 간식 : 곽은남 선생님

4. 다함께 : 공통과제(다음 시간엔 맹자 강독은 쉬는 관계로, 암송도 없음)

 

   연구실이 혜화동으로 이사를 했으니, 우리도 거게서 만나야겠지요. 환경이 바뀌는 만큼,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우리의 공부에도 획기적인 변화와 진전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5시부터 집들이가 있어, 수업은 맹자 강독 없이 2시부터 5시까지만 한다는 거, 다 아시죠? 백수영 샘 빨리 나으셔서 뵈올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하옵고, 빠지는 분 없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토요일에 뵈어여.

  • 이현 2015.07.01 14:19

    제가  계속 빠지고 있어서... 이번주까지 그럴 것 같은데  정말  남의 일처럼 ^^ 걱정이 됩니다요!

    저러다가   에세이는 어찌 쓰려는지 원.  가뜩이나  헤매고 있는 부분인데  쯧쯧.  (저는 이 분야가 불급인 듯!)

     그나마  반장님이 완전 정리해서 올려주시는 후기가  엄청  도움이 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늘 느끼는 바이지만  반장님 글빨  완전 굳이여요!animate_emoticon%20(4).gif 

  • 하동 2015.07.02 00:25
    저도 허우적대고 있는데, 열라 헤쳐나올 생각은 안들고 대책없이 까무룩 잠겨들어가고만 있는 듯해요.ㅜㅜ 요즘 공지쓰면서 게을러지고 있다는걸 실감하고 있는데, 그래선지 샘의 말씀이 채찍처럼 갈 겨드는거 같은데요~~^^ 함께 마무리 잘 해요,우리ㅎㅎ 토요일에 맛난 음식, 기대해용~~~~
  • 수영 2015.07.02 13:49

    요새 댓글 분위기.... 넘 훈훈한 거 아늼늬까~^~ ㅎㅎㅎㅎ

    암튼 반장님 후기는 저도 항상 잘 읽고 있슴미당 msn032.gifmsn032.gif  (후기 읽기로 복습을 대신한달까요....ㅋㅋㅋ)  

  • 수경 2015.07.02 17:07

    책상들이 새로 도착해서 방금 전 수영이랑 조립 마쳤습니다. 완죤 예뻐요. 여기 동사서독 학인들이 첫번째 유저입니다. 다들 열심히 즐겁게 공부해주소서~  한 가지 소식 더. 백수영 쌤 그날 컴백하십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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