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네용^^;;
이렇게 꾸민 넓은 방-신방-에서 나는 트레멘의 규수와 함께 큰 불안 없이, 부정한 신혼 첫 달을 보냈다. 아내가 감정 기복이 심한 나를 무서워한다는 것, 나를 피하고, 그리 큰 애정을 가지지 않다는 걸 눈치 챌 수밖에 없었는데, 그 사실이 오히려 기뻤다. 나는 악마 같은 증오심을 품고 그녀를 혐오했다. 나는 리지아, 내 사랑, 당당하고 아름다우며 지금은 땅에 묻힌 그녀를 다시 추억했다.(아, 그 회한이 얼마나 깊었던가!) 나는 그녀의 순수함(…)을 열정적으로 떠올렸다.
이제 흡혈의 욕망이 의식 위로 떠오른다.
결혼 두 달째에 로웨나는 병에 걸렸다. 리지아의 그림자가 그녀에게 드리웠던 것이다. 로웨나의 컵 안에 독을 부은 것은 다름 아닌 리지아의 유령이었다. 리지아의 영혼은 남편의 영혼과 결탁하여, 이제 로웨나를 서서히 파괴하려고 한다. 두 흡혈귀, 죽은 아내와 살아있는 남편.
리지아는 죽음에 완전히 굴복하지 않았다. 그녀의 확고한, 좌절된 의지는 복수심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생전에 뜻대로 살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 또한 이승에서 희생양을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남편은 언제나 로웨나를, 리지아와는 좌절되었던 존재를 위해 복수할 생체로만 여겼다. 리지아에 대한 궁극적 앎을 얻지 못한 좌절.
이윽고 로웨나의 시체에서 리지아가 깨어난다. 죽음에서 벗어나, 둘 사이에서, 그들이 부순 시체의 문으로, 리지아는 다시 나타나 여전히 그녀의 의지를 얻고자, 더 많은 사랑과 앎, 결코 궁극에 달하지 않을 남편과의 궁극의 만족을 얻고자 한다.
왜냐하면 윌리엄 제임스와 코난 도일과 또 다른 이들이 인정했듯이, 영혼은 진실로 사후에도 존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혼은 그 자신의 자유의지로 존속한다. 대개 생명에 복수하기 위해 되돌아온 꺾여버린 의지는 악마와 같이 존속한다. 원혼들, 흡혈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