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07. 23 수 / 작작 세미나 - 에드거 앨런 포 p.78-79 정리
리지아는 죽음을 벗어나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던 순간에 죽음을 맞이한다. 리지아가 죽을 때 그가 홀로 살아남은 이유, 그가 움켜쥐려 한 실마리도 그녀와 함께 죽는다.
좌절되었다!
좌절되었다!
그녀가 마지막 숨을 내쉬며 비명을 내지른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생의 마지막 날 리지아는 남편에게 시를 받아 적게 한다. 시는 받아 적어 내려갈수록 거짓되고 겉멋 들어 보인다. 하지만 리지아의 입장에서 보면, 이 시는 충분히 사실적이고 참을 수 없이 끔찍하게 느껴진다.
꺼졌다-모든 빛들이 사라졌다-모두 꺼졌다!
흔들림이 멈추자
장막, 장례식의 관보가
폭풍 속에서 떨어져 내린다
모두가 창백하고 파리한 천사들은
일어나 베일을 벗고 선언한다
‘인간’이란 연극은 비극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정복자 벌레
이는 윌리엄 블레이크(영국의 시인 겸 화가. 신비주의자, 몽상가, 성자, 시인, 예언자, 화가, 삼화가, 심지어 미치광이 이 모든 수식어로 불렸다-각주)의 시에 맞먹는 미국식 시다. 왜냐하면 블레이크 역시, 이토록 끔찍하고 무람없이 ‘아는 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오 신이여!” 내가 시의 마지막 행을 적자 리지아는 벌떡 일어나 경련으로 떨리는 팔을 허공에 치켜들고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질렀다. “오 신이여! 오, 전능한 아버지여! 이렇게 되는 것을 피할 길은 없나이까? 이 정복자는 단 한 번도 정복되지 않습니까? 우리가 당신 속에서 이다지도 중요하지 않다니요? 누가, 대체 누가 의지의 신비로움을 생생히 알 수 있습니까? 인간은 자신의 의지가 약해지지 않는 한 천사는 물론 죽음에도 완전히 굴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리지아는 죽는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죽음에 굴복했다. Anche trop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