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앎이란 흡혈광의 유혹이다.
인간은 정신으로 생명과 개성의 비밀을 장악하기를 몹시 갈구한다. 이는 마치 원형질을 분석하는 일과 같다. 당신은 죽은 원형질을 분석하며, 그것의 성분을 알아낼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죽음의 과정이다.
물질, 힘, 그리고 기능의 세계를 위해서나 지식을 유지하라. 그것은 존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나 포는 알고 싶었다. 리지아의 눈 속에 어린 낯설음의 정체를 알고 싶었다. 그녀는 그 낯설음이 포의 탐색에 대한 공포이자, 그의 의식에 잠식당하는 일에 대한 공포라고 그에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잠식당하기를 바랐다. 그녀는 그의 의식에 의해 낱낱이 조사되기를, 들추어내지기를 바랐다. 그렇게 하기를 바랐던 만큼 그녀도 대가를 치렀다.
요즘에는 낱낱이 조사되기를, 들추어내지기를 바라는 대상이 보통 남성들이다.
에드거 앨런 포는 캐묻고 또 캐물었다. 그렇다보니 포는 흔히 경계에 다다른 듯 느꼈다. 그러나 그녀는 포가 앎의 경계를 넘어오기 전에 죽음의 경계를 넘었다. 언제나 그랬다.
그러자 포는 낯설음에 대한 실마리가 의지의 신비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의지는 내면에 있으며, 죽지 않는다...’
리지아에게는 ‘거대한 자유 의지’가 있었다. ‘생각, 행동 또는 말 속에 드러나는 격렬함은 오랜 교제 내내 그것의 존재에 대한 다른 증거와 더 직접적인 증거를 드러내는 데 실패했던, 그녀 안에 있는 거대한 자유 의지의 결과이거나 적어도 그것의 지표였다.’ (포는 정말로 표지를 의미했다.)
나로서는 그녀가 오랫동안 포에게 굴복했다는 사실이 바로 주된, 그리고 충분한 ‘다른 증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