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손의 아내가 호손을 ‘제 때에’ 마주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제 주홍 글자 속의 악마적 숨은 뜻을 들여다보자.

인간은 지혜의 나무의 열매를 먹고,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

사과를 먹기 전까지는 아담과 이브가 함께 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니, 아담은 이브와 함께 살았다. 짝과 함께 노는 야생 동물처럼.

그런 삶은 ‘죄’가 아니었다. 지혜의 독이 몸속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소돔의 사과.

우리는 자신에게 대항하게 되면서, 내면이 둘로 분할된다. 그것이 바로 십자가 기호의 의미이다.

먼저, 야생 동물이 순간적이지만 원초적으로 피의 지식을 이용하여 자기 짝을 알아보듯이, 아담은 이브를 알아보았다. 정신의 지식이 아닌, 피의 지식. 망각된 것처럼 보이지만 망각되지 않은 피의 지식. 피의 지식은 본능이자 직관이며 정신에 앞서서 어둠 속에서도 움직이는 거대하고 원초적인 앎의 흐름이다.

그 뒤에 잔인한 선악과가 등장했고, 다른 종류의 지식이 시작되었다.

아담은 자기 자신을 살피기 시작했다. ‘아’ 아담이 말했다. ‘이게 무엇입니까. 신이시어, 대체 이게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브! 이브는 어떻게 되었나요.’

이리하여 이 시작한다. 그리고 악령이 점령하고 나면, 앎은 곧 이해가 된다.

선악과를 먹은 후, 아담이 다가가 이브를 받아들였을 때, 아담의 행동은 이전에 자주 했던 행동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의식 속에서는 아주 다른 행동을 했다. 이브도 마찬가지였다. 아담과 이브는 각자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을 주시했고,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지켜보았다. 그들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이 죄가 탄생한 순간이다. 그저 하는 것이 아니라, 알려고 드는 것. 선악과를 먹기 전, 아담과 이브는 눈을 감은 상태였고 두 사람의 마음은 어둠 속에 있었다. 이제, 아담과 이브는 엿보고 캐물으며 상상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런 후에 불안을 느꼈다. 두 사람은 자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행동은 죄악이다. 숨겨야 한다. 우리는 죄를 지었다.’

신이 두 사람을 동산 밖으로 내쫓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추잡한 위선자들.

죄악은 자기 검열이었고, 자의식이었다. 죄악과 비운. 추잡한 이해.

요즘 사람들은 이중성의 개념을 몹시 증오한다.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우리는 이중적이다. 십자가. 우리가 이 기호를 받아들여야, 실질적으로 그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자기 자신에게 대항하게 되면서 우리는 둘로 분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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