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에는 플라톤 <티마이오스>를 다 읽었습니다.ㅎ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이나 원리에 대해 고민한 고대 철학자들을 알아갈수록,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냥 사는 것도 바빠 죽겠는데 그런 걸 언제 고민하고 앉아있겠냐는 생각을 해왔던 무지amathia한 저로서는 그들이 우주 만물의 생성/소멸에 대해 주목하여 사유한 것 자체가 정말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들은 우주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하여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라는 윤리의 문제로까지 나아갔는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서 철학자들의 우주에 대한 앎을 이해하려면 정말로 나를 둘러싼 세게가 그러하다는 인식을 가져야만 세계(우주)가 그렇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운샘말대로 정말 데모크리토스나 에피쿠로스, 히포크라테스, 플라톤에 제대로 빙의되어 체험-삶의 현장에서 몸소 겪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야 주제가 있는 에세이를 수월하게 쓸 수 있을 듯 하네요;)

 

어쨌든 티마이오스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본 필연의 산물들을 보면서 플라톤의 상상력에 대해 한번 더 놀랐습니다. 플라톤은 세상에는 존재(본, 형상), 공간, 생성이 있었다고 했는데요, 여기서 공간(chora)는 수용자로써 텅 빈 곳이 아닌 모든 물질들이 생성하고 존재하는 모태가 되는 곳입니다. 감각적 지각에 의해 파악될 수 없으며, 아무 형태도 없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실체의 의미로서 '이것'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생성이 일어나는 바탕이 되는거죠. 데미우르고스가 지성을 가지고 우주를 만들기 이전에도 생성은 여전히 실재하는데요, 여기에는 목적 없이 자기 성질에 따라 이리저리 부딪히기만 하는 운동, 즉 필연ananke의 방황성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세계는 세계의 규칙성과 질서들(봄-여름-가을-겨울)을 모두 설명할 수 없습니다. 대장장이 데미우르고스는 물질세계가 가진 원초적 힘을 억누르거나 강제하지 않고 지성nous으로 설득함으로써 그 본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선의 상태'를 만들어 냅니다. 지성은 수학적 개념(비례, 균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원초적 상태에서의 흔적들ichne-요소삼각형들이 지성을 통해서 4원소-물,불,흙,공기라는 구체적인 실체를 가진 정다면체로 구성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우주의 생성은 필연과 지성의 결합으로 혼성되어 이루어졌다'

 

우주의 생성과 같이 인간 또한 그러한 요소 삼각형(무질서한 상태에서 맹목적으로 운동하는 흔적들)에 수학적 지성이 부여됨으로써 결합하여 생긴 결합물입니다. 당시 고대 헬라스 의학에서 건강과 질병은 무질서하게 존재하는 힘들(dynameis)이 균형(평형상태)를 이루거나 한쪽으로 쏠리거나 치우치는 정도에 따라  구분되었습니다. 따라서 최선의 정체를 구성하는데 골몰했던 플라톤에게 있어서 그 구성원들이  몸/혼의 '균형'을 유지하는 '건강'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 중요했던 거죠. 평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사람이며, 오직 그러한 사람만이 아름답고, 훌륭한 좋음의 이데아를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훌륭한 상태)를 실현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제화공의 '훌륭한 상태'arete는 구두의 기능ergon에 대한 '앎'episteme과 그것을 제대로 만들 줄demiourgein 아는 '앎'episteme이 있어야만 되는 일이요, 그 반대의 경우, 즉 그의 '나쁜 상태'kakia는 구두의 기능에 대한 '무지'amathia와 그걸 만들 줄 모르는 무지에서 나오는 당연한 귀결이다.' (241)

 

플라톤에게 인간이 훌륭한 상태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우주의 원리에 대한 '앎'을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알게모르게 똑떨어지는 것을 좋아한 플라톤의 깍쟁이같은 성향도 알 수 있었는데요,  그가 인간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서 정말 짜임새 있게 설명하려 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우주에 기반한 윤리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겠죠..?

 

 

그럼 다음 주 공지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영혼에 관하여> (궁리)를 2권(191)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아마 해제도 읽어야할 듯...ㅜ 많군요.. )

 

채운샘께서 이번주 읽은 티마이오스와 비교해서 읽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주 발제는 건화, 한 분은 누구신지.. 댓글 부탁드릴게요!

 

 

다음주에 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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