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주에는 <히포크라테스 선집>을 읽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는 당시 질병의 원인을 단순히 신에게 돌린 '신성병'을 희생제의나 정화의식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이들을 비판합니다. 질병적 원인은 자연적인 원인이라는 것이죠. 이를 히포크라테스의 합리주의라고도 하는데, 근대적 의미의 합리성이 아니라 그 현상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했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한 자연의학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누구에게는 치즈가 맞고 누구에게는 맞지 않는 섭생법이 재미있었는데요, 그가 말한 섭생은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몸에 작용하는 '다양한 요소'들, 즉 일상생활 전체를 고려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kairos(시기적절함/ 時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었습니다. 자식을 잡아먹는 신 크로노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허구성과 허무성의 시간과는 달리, 신 카이로스는 적절한 순간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 시간은 그 이전/이후으로는 환원 되지 않는 시간이며, 아직 오지 않은 것을 향해 열린. 즉 결정된 것이 아닌 시간을 말합니다. 내가 '언제' 얼마만큼 해야하는 아는 것. 나의 행동방식이 현재적 상황과 얼마나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지를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나 자신이 직접 치즈를 먹고 나에게 맞는지 안맞는지를 알 수 있듯, 각자가 맺고 있는 관계와의 '훈련'을 통해서만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관찰을 통해서 말이죠. 당시의 의사들은 정서적/정신적으로 아픈자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었다고 합니다. 병이 발발하기 전에 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관찰을 통해서 모든 징후들의 의미를 파악하고 판단하는 역할. 이는 철학자의 면모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니체는 문명의 의사=철학자는 자기 시대 나타내는 징후들의 의미를 미리 포착하고 미리 아파하는 자라고 하였고, 들뢰즈는 critic비평&clinic진단하는 자로 누구보다도 먼저 예민하게 느끼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환자를 일괄적으로 대상화하는 지금 시기의 의사와는 전혀 다른 새로은 모습의 의사를 보게되었습니다.
개인의 모든 특이성에 대한 고찰이 그를 자연적 상태로 나타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세심하고 민감하게 살피는 것(훈련)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서 '구체적인 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 지식'-기예를 터득할 수 있으며 치우침을 경계하고 적도(適度)에 맞게, 자연스럽게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며 살 수 있다는 것. 오히려 지금의 시대와는 전혀 반대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아 왠지 비현실적으로 들리기도 했습니다. 스스로에게 강제하는/되는 인위적인 것들을 보고,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게하는 자발성을 기르도록 노력해봐야겠죠....
'건조한 것과 습한 것이 서로 적도에 맞게도 대등하게도 있지 않고, 한 쪽이 다른 족보다 한 결 더 월등하고 더 강한 것이 더 약한 것보다 한결 월등하다면, 생성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192)
다음주 공지입니다!
-플라톤, <티마이오스>(서광사)를 47e(131p)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다음주 발제는 누구신가요?? 댓글 남겨주세요ㅎ
때를 모른, 때 늦은 공지였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ㅠ
다음주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