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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랑시에르의 책에서 멘붕을 경험하셨던 이브의 모든 학인여러분^^

어느새 스텝원의 화두들기를 마치고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스텝투로 넘어왔습니다! 

예술과 미가 본인과 상관없다고 생각하셨던 분들,

아티스트로서 예술에 대해 고민하셨던 분들,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으셨던 분들,

모두 어떤 다른 생각들을 갖게 되셨는지요?

머리가 혼란스러워지셨나요? 아니면 여전히 잘모르시겠나요?

 

랑시에르의 감성의 분할, 벤야민의 예술에서의 물적 토대

루쉰의 혁명으로서의 문학, 야나기의 무유호추無有好醜!

라는 화두를 붙잡으시고 예술과 미가 무엇일 수 있는지 더욱 맹렬히 고민하면서 스텝투와 쓰리로 고!고!animate_emoticon%20(39).gif

 

*** 아래글은 그 동안 썼던 공통과제와 후기 중 제맘대로 넘버2입니다.^^ 

 

전통이 아름다운 이유_택원

우리나라만큼 전통을 좋아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전국팔도 어디를 가도 원조국밥을 맛볼 수 있으니. 사카구치 안고는 전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전통이라 하면 ‘지켜야 할 것’이라는 생각부터 든다. 남대문 복원에 전 국민이 동참한 것을 보면 나만의 생각은 아닐 터. 여기에 저자는 묻는다. ‘전통이란 무엇인가? 국민성이란 무엇인가? 일본인에게는 필연적인 성격이 있어 반드시 기모노를 발명하고 그것을 입어야만 하도록 되어있는 어떤 결정적인 소인이라도 있는 것일까?’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반드시 남대문을 복원하여 다시 세워야 할 어떤 결정적인 소인이라도 있는 것일까?

전통이나 국민성에는 기만이 숨겨져 있다. 자신의 성질과는 반대되는 전통을 본질인 냥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전통이라 불리는 옛것들은 당시엔 생활용품이었다. 그러한 것들이 지금에 와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생활의 필요’다. 전통은 당시의 ‘생활의 필요’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지금 우리가 남대문을 복원한다고 해서 의미가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저자는 타우트의 예를 들며, ‘타우트는 일본을 발견 하지 않으면 안 되었지만, 우리는 일본을 발견할 것도 없이 실제 일본인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여행이야기를 하며 형무소, 공장, 군함을 보고 아름다움을 말한다. 왜 이들이 아름다운가? 야나기 무네요시 식으로 말하자면, 여기엔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궁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 자신을 닮는 외에는 다른 무엇과도 닮지 않은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턱대고 남대문을 복원한 것은 가공된 전통이다. 가공된 아름다움이다. 저자는 말한다. 모든 것은 실질의 문제이다.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은 공허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공원을 갈아엎고 채소밭으로 만들어라. 그것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라면 반드시 거기에서도 미가 배태된다. 그곳에 진정한 생활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천황의 일본 순례를 까발린다. 그중에도 내 마음에 들었던 대목은 ‘혹 천황과 스쳐 지나는 때가 있다면 굳이 고개 숙여 인사까지 하지는 않겠지만 길은 양보해 드릴 것이다. 인간으로서 일본으로부터 받는 존경은 그 정도가 한도이며, 또 이와 같은 존경의 한도가 원래 모든 존경이라는 것의 한도가 아니던가.’ 천황에게 필요한 것은, 남대문에게 필요한 것은 딱 인간만큼의 존경이다.

‘본디 가짜에는 낙천성이라는게 없다. 언제나 진짜보다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는 법이다.’ 뜨끔했다. 밤새워 글 쓴다고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을 하는 내가 떠올라서. 저자의 글에서는 담담함이 느껴진다. 선생님을 했던 이야기나 맷돼지 고기를 얻어먹은 이야기나. B.B.King이 떠올랐다. 음을 그렇게 많이 치지도 않는데도 오는 울림이 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음표를 툭툭 던지는 듯 담담하게. 아름다움은 그런 것이다. 전통은 지켜야할 아름다운 무언가가 아니다. 있어야할 곳 있는 것이 전통이다.

 

루쉰의 혁명시대의 문학 외 후기_정영돈

처음으로 루쉰의 글을 읽으며 루쉰은 참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쩜 이리 간단명료하게 잘 쓸 수 있을까요. 평소에 서양, 서양하면서 허풍만 잔뜩 끼었던 저에게 루쉰의 글은 참 신선한 바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후반으로 갈 수록..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더니 이 길 걷다가 저 길 걷다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해매는 중 입니다... 

강의와 토론을 하기 전에는 혁명이라는 것이 참 달콤한 것이라는 생각을 감히 했습니다. 사실 최근들어 혁명은 아니어도 시위하는 많은 모습들은 달콤하고 안락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하니까요. (언론사에서 그런 식으로, 마치 행사 마냥 보도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강의를 들으며 가장 크게 느꼇었던 것 그리고 반성했던 것은 '혁명이라는 단어'을 너무 쉽게 떠들어대지 말아야 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투쟁으로 내 몸에 사포를 갈듯, 피를 볼 각오가 없는 이상은 말입니다. 

좌익작가동맹에 대한 의견에서 루쉰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혁명은 고통 스로운 것으로서 그 중에는 필연적으로 오물과 피가 섞이게 되므로 결코 시인이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재미있고 그렇게 완미 한 것이 아니다. 혁명은 더군다나 현실적인 일로서 여러가지 비천하고 번거로운 공작이 요구되므로 결코 시인이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낭만적인 것이 아니다. 혁명은 물론 파괴가 동반되나 그보다도 건설이 더욱 요구된다. 파괴는 통쾌한 일이지만 건설은 번거로운 일이다.' 그리고 혁명문학에서 '혁명시기에는 못살겠다고 큰 소리로 외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비로소 혁명문학을 창작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루쉰의 글을 읽기 전, 저는 문학이라는 말 대신에 사진으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실 저와 친한 어떤 형은 사진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진을 시작하였는데, 사진을 하면 할 수록, 사진과 사진을 보여주거나 사진하는 스스로에서 느껴지는 환멸감 때문에, 그리고 사진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학교를 자퇴하였습니다. 그 형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루쉰이 이야기 했던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이 첫 시간에 이야기 하신 '그냥'이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저번시간에 선생님이 말씀하신 '문학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문학에 대한 어떤 기대도 없어야 한다고, 희망은 공허한 것이다.'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루쉰은 계속 문학을 하고 있다는 것에 아리송 했습니다. 도대체 이 언행상반은 뭔가.. 그러나 하나도 보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하더니, 사진이란 것이 무력함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숨걸며 사진하는 것이 사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제가 사진을 찍어서 세상을 바꿨다면? 그 다음엔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참 공허할 것 같았습니다.

때문에 문학을, 그리고 사진을 어떠한 것을 위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만, 어떤 목적이나 수단도 아니고 희망을 품지도 않은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는 것, 그것이 사진이자 루쉰이 말한 문학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수업을 들으며 매일 제가 생각했던 것이 맞았었다고 생각했는데 늘 그것이 틀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틀렸던게 틀렸음을 알았습니다. 이게 또 언젠가 틀릴거라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계속 우기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틀리기를 계속해서 기대하고 충격받고 인정하면서, 혁명을 혁명하고 혁명하고 혁명..... 하기를! 

 

  • 정영돈 2013.11.06 20:21

    앗 제가 넘버 2 안에 들었다니....!!!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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