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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속>, <신화와 현실>에 이르기까지 엘리아데가 말하는 고대의 종교적 인간들, 그들의 신화에 대해 배웠습니다. <신화와 현실> 속 고대인들은 세상을 창조한 신보다는, '살해된 신'을 기억하고 의례를 지냈습니다. 그 제의는 결국 자기보다 먼저 있었던 누군가의 죽음, 선조들을 기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이어져 온 공동체 안에 내가 있음을 인식하는 일이라고요. 엘리아데를 읽고 어렴풋이 드는 생각은 저 자신의 삶이란 걸 너무 편협하게 이해하고 사는구나.. 하는 겁니다.


<신화와 현실>을 읽다보면 엘리아데는 연대기적 시간, 역사를 비판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신화의 세계, 신화적 시간은 그와는 반대되는 것으로 나오고요. 진보하는 시간에선 한 번 지나간 과거는 다시는 경험될 수 없지만, 신화가 말해지던 고대엔 의례를 통해 기원, 그러니까 개체화되기 이전의 상태를 지금 여기, 복원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 주기적으로 복기해야한다고 생각했고요. 이들은 시간을 어떻게 경험했던 걸까요? 과거는 사라져갈 뿐인 크로노스의 시간과 대비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카이로스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은 화살촉에 매달린 시간으로 화살이 이제까지 날아왔던 경로를 다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니시에이션 때 하나의 질문이기도 했던 “나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어떻게 현재의 이 삶이 가능한 걸까”를 주기적으로 상기하고, 되새기는 고대인들. 과거를 우리와는 확실히 다르게 감각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때 기원을 회복하려는 것, 상기하려는 것과 푸코가 비판하는 것처럼 근대의 역사가 어떤 ‘시원’을 찾으려고 하는 건 어떻게 다른 걸까.. 라는 질문도 생깁니다. 

 신화란 바로 그 기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에선 동물과 인간, 신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고 섞여 살아갑니다. 신화란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아주 오래 이어져온 자연, 우주적 관계 안에서 존재하고 있음을 철학이나 과학적 설명과는 다른, 상상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신화만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일깨워줍니다. 신화는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그것이 또한 고대인들이 실제로 이 세상을 이해한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난 그 최초의 계시들이 소멸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는 여전히 근본적인 우주의 리듬 속에 살고 있으니까요. 낮과 밤, 겨울과 여름, 일상과 몽상, 빛과 어둠 말입니다."(엘리아데 인터뷰 중) 이번 시즌 계속 맴도는 건 신화 세계의 사람들이 삶을, 세계를 보는 방식입니다. 여전히 우리도 같은 우주 안에 있으니..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살아야하나? 를 이들처럼 넓은 눈으로 물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는 이번 시즌 마지막 텍스트이자 무려 6주를 함께 할! 

엘리아데의 <세계종교사상사> 1권 7장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분량 많습니다. 현명하게 나눠읽으시길...


발제는 태람언니

간식은 교환일기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주신 영돈 & 정아 커플


4월이 되었으니.. 원일쌤 돌아오실 때입니다! 다음주엔 꼭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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