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초입에 시작한 이브가 마지막 한 주만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시간이 어찌 이리 빠른지요? 13주면 꽤 길다 생각했는데 꾸역꾸역 하다보니 이렇게 마무리를 할 시간이 되었네요. 모두 모두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모두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짝짝짝! ^0^
그 동안 우리는 정말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죠. 소로우, 톨스토이, 간디, 일리치, 시몬 베유, 리 호이나키 그리고 지난 시간 만난 고이데 히로아키까지. 이들이 위대한 건 인류나 사회를 위해 위대한 업적을 남겨서가 아니라, 기꺼이 자신의 삶을 실험할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이겠죠. 자기 삶을 실험하는 일은 소로우처럼 호숫가에 집을 짓고 살고, 톨스토이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지라는 주문은 아닙니다. 삶을 실험하는 것은 각자의 삶 속에서 고유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소로우도 나처럼 살라고 그 누구에게도 권한 적이 없었죠. 나도 당신처럼 살고 싶다는 젊은이에게 너는 너의 삶을 살아라 라고 했으니까요. 톨스토이 역시도 그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나는 어느날 내게 벼락처럼 들이닥친 허무함을 움켜쥐고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고심했고 그 답을 얻은 뒤엔 내가 찾은 답대로 살았을 뿐이다. 너도 그렇게 해라. 그러니 우리는 우리 각자의 삶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 내 자리에서 어떻게 지금과는 다른 삶의 실험들을 해볼 수 있을까?
원자핵공학을 전공한 고이데 히로아키는 대학사회에서 가장 말단의 조교일을 하면서 원자력발전의 허상을 폭로하는 데 온 생애를 바치고 있지 않습니까? 편하게 살면서 교수를 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죠. 원자핵공학의 전문가로써 전문 지식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며 반핵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식을 가지고 자기 삶의 실험을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 볼 수 있을까요? 편리함과 편안함만을 추구하며 제도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거라 굳게 믿고 있는 자기 자신의 무능력함을 보는 일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아주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럴 때 각자가 있는 장 안에서 구체적으로 해 볼 수 있는 일이 생기겠죠. 학교 선생님으로서, 학생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저희처럼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말이죠. 이것을 고민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일 겁니다.
에세이는 이런 각자의 고민을 녹여서 써 오시면 됩니다. "나는 어떻게 윤리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어떤 실천들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제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계 속에서 살아갈 능력을 개발할 것인가?" 이번 이브를 공부하면서 어떤 개념 하나가 깨졌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하여 앞으로 어떤 시도들을 해보려 하는지 등을 써도 좋구요. 몇 장이든 상관없습니다.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해서 써 오세요.
에세이 발표는 한 시간 앞당겨 6시부터입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6시에 오시고 안 되시는 분들은 오실 수 있는 시간에 오세요. 간식은 각자가 조금씩 준비합니다. 그럼, 다음 주에 알흠다운 에세이를 들고 만나요. ^^
10/14 에세이 발표 공지
1. 매수에 상관없이 각자의 고민이 녹아있는 진솔한 에세이를 써 오세요!
2. 시간 : 6시부터 ~
3. 간식 : 각자가 조금씩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