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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 이브 첫 텍스트『시민의 불복종』,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저는 여러 번 뜨끔하고 여러 번 감탄하고 그랬습니다. 소로우의 삶이 빛났던 건 그 철저한 현재성에 있는 것 같았어요. 무엇이 부당하다고 불의라고 생각하면, 그 언젠가 누군가의 힘으로 그 부당함과 불의가 고쳐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거부하잖아요?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무엇을 거부하고 무엇에 복종하지 말아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것이 큰 착각임을 알았습니다. 아, 나는 아무것도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구나. 아는데 부당함을 참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도 부당함으로 느끼지 않는구나 하구요. 모르니 그냥 복종하는 거죠.     

  소로우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사유하고 판단하고 행위 하는가? 혹 다른 사람의 상식, 사회의 통념을 가치기준으로 삼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당신 행위의 주인이 당신이 아니라면 당신은 복종하는 자이다. 만약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나만이 할 수 있다는 확신 하에 뭔가를 하고 있다면, 자신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당당히 하고 있다면 당신은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다!

  소로우 멋집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많이 안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지식의 양과 지혜는 비례하지 않죠. 나무의 나이테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시간과 환경의 변화를 몸소 견디어내야 생기는 거죠.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뭔가를 그렇게 참고 견디고 있나 하구요. 시간의 결을 내 몸에 새기고 있는가 하구요. 제가 짜증의 화신이거든요. 힘든 거 잘 못 참아요. 실은 공부한다는 건 이런 걸 배우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그리고 긴 시간을 견디어 내는 일말이에요. 시간과 마음과 생각을 다하여 자기에게 얼마나 깊이 들어갈 수 있는가. 소로우는 어딘가에 속하길, 누군가의 생각에 속하길 거부한 사람입니다. 그 대신 자기 자신에게, 진정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길 바랐죠. 그래서 걷고 쓰고 먹고 살만큼만 농사를 짓고 살았습니다. 그의 생각의 깊이는 그런 삶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당당했고,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았죠. 저도 이렇게 살고 싶네요. 친구들과 가족들이 내 삶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섭섭하고 화가 났었거든요. 지금도 조금 그런 마음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소로우가 보면 얼마나 웃을까요? “아무도 너 대신 걸어 줄 수 없다!” 누군가에게 편지로 썼듯 저에게도 이런 말을 해주겠죠. 너는 네가 가고 싶은 길을 그냥 걸으라구요. 그걸로 충분한 거라구요. 어떤 길을 걷고 계신가요? 자기 개발 말고, 자기 자신에게 얼만큼의 에너지를 쏟고 계신가요? 

   다음 시간에 읽을『월든』에서 소로우는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해 줄 겁니다. 읽으시면서 그가 자연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걷는다는 행위를 어떻게 사유하고 있는지, 월든에서의 삶이 그에게 어떤 존재실험이었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더 나아가 왜 우리는 저렇게 못 사는지, 내 안의 어떤 핑계가 저와 같은 삶을 살지 못하도록 하는지도요. 그의 글을 읽고 소로우가 월든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어떤 실험을 해 볼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일주일 건강하게 보내시고 다음 주 화요일에 만나요~^^



7/29 세미나 공지


 1. 읽을 텍스트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출판사 상관 없지만 책 사실 분들은 은행나무) 

 2. 발제 : 지윤 (자기 것 포함 13장 출력)

 3. 공통과제 : 발제자 빼고 모두(A4 한 페이지 분량) 

                       (자기 것 포함 7장 출력)

 4. 간식 : 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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