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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헤겔과 맑스를 읽었습니다.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이들에게 역사는 자신들의 사유에 지반을 제공해주는 원천이었지요. 그래서 채운 샘은 이들이 자신의 사유에서 어떻게 역사를 들고 나오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세미나 학인들도 그 의의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일단 헤겔의 <역사철학강의>는 너무 버거웠던 모양입니다. 여기저기서 헤겔에 대한 원망과 아우성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책이 사실은 헤겔의 강의록이라는 것, 즉 헤겔의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라는 사실, 그래서 헤겔 입문서라는 사실에 모두가 탄식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조별토론에서는 세 조 모두가 양상이 비슷하게 전개되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를 목적론적으로 바라본 헤겔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과, 맑스에 대한 이중적 평가-그의 문제설정에는 공감하나 그가 역사를 결정론적으로 다룬 시선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정도가 주된 내용이었죠. 물론 맑스로 토론을 할 때마다 등장하는, 내용이 산으로 가는 논의들(혁명은 가능한가, 자본주의는 붕괴될 수 있는가, 프롤레타리아트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가 등등)도 있었구요.

 

헤겔이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것에 대해서, 채운 샘의 한 마디 하셨죠. "사실 우리 안에 헤겔 있다"고. 무슨 소린고 하면,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서 있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나를 이루는 과거의 큰 사건과 작은 사건을 나눠서, 큰 사건의 네러티브를 짤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하여 큰 사건들이 지나간 흔적 속에서 작은 사건들을 뭉개질 수밖에 없다는 것, 큰 사건은 하나의 목적(지금의 이 자리에 서 있기 위함)을 실현하기 위해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헤겔에게 역사는 지금의 서있는 자리를 설명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근데 그런 식의 역사관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자기 삶의 괘적을 설명하는 방식이라는 것이죠.

 

반면 맑스에게 역사는 현재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즉, 아직 오지 않은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를 전망하여, 그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적 전망들을 도입하기 위해 역사를 끌어다 쓴다는 것입니다. 헤겔에게 역사는 이성의 목적으로 움직인다면, 맑스에게 역사는 혁명적 실천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관점의 차이는 단순한 이론적 차이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역사를 통해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차이였던 것입니다. 헤겔이라면, 이성의 자기실현이라는 역사의 큰 흐름을 비추어 볼때, 소소한 희생들을 슬프지만 인정하야될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맑스에게 그렇게 인정될 요소 따위는 없고, 오로지 어떤 실천으로 현실을 바꿀 것인가에 대한 문제만이 있는 것이죠. 둘 다 변화를 사유했지만, 헤겔에게 변화는 미리 주어진 어떤 것이고, 그래서 그 원리를 파악하여 변화의 큰 흐름을 알면 되는 문제라면, 맑스에게 변화는 원리를 파악해야될 문제가 아니라, 실천을 통해 '실현'해야될 문제였던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움직이는 인자들(세계사적 개인-계급)과 역사의 운동 원리(이성-실천)를 설정하는 지점에서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여기서 방법론상으로 맑스와 헤겔이 진정으로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진정 거시사를 기술하기 위해서는 헤겔의 방법론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것이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앞으로 세미나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더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부르크하르트의 <세계역사의 관찰>을 읽습니다. 좀 두툼하기는 하지만, 니체에 많은 영향을 준, 19세기의 역사학자들과는 이질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하니 기대 만빵입니다!

 

다음 주 발제는,

1조: 이민하, 조정심 님

2조: 이인훈, 제리 님

3조: 김민서, 홍혜림 님

이 합니다.

 

간식은 3조에서.

 

아, 그리고 꼭! 기획세미나 숙제방에 발제문이랑 공통과제를 올려주세요.

그럼 담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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