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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올리는 후기가 마지막 시간 후기네요ㅎㅎ

2월에는 이 많은 책들을 언제 다 읽나 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가버렸어요.

재미있는 시간이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2월부터 5월까지 책들을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파이널 에세이 때는 그것들을 잘 꿰어보려고 다짐했는데, 목표는 처참히 실패하고 글만 허구하게 길어졌습니다. (ㅠㅠ)

탐사 학우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그래도 개인적으로 그 실패 속에서 그나마 건진 게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중입니다ㅎㅎ

 

 

제 고민이 시작된 것은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을 때 구우쌤이 신탁에 대해서 “어쨌든 인간은 자기합리화가 되어야지만 행동한다”고 말했을 때부터였습니다. 혹시 신탁은 우주라는 거대한 우연과 인간의 합리화가 교차하는 지점이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한 뒤로 ‘우연’과 ‘필연’에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꽂히긴 꽂혔는데, 탐사 세미나가 다 지나도록 도대체 왜 꽃혔는지 그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결국에는 글이 입구도 출구도 없이 모호해졌어요.

그런데 일단 7페이지나 저지르고 부끄러운 발표를 마치고 나니, 그때서야 뭔가 윤곽이 조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민서쌤이 친절하게 지적해주신 대로 제 고민이 출발하는 지점은 엄밀하게 보면 <몽타이유>였습니다. 지금까지 저에게 ‘필연’이란 것은 근대적 역사관, 과거-현재-미래의 일직선이었습니다. 그런데 탐사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그것은 단순히 시간적 차원이 아니라 제가 ‘나’라는 한 존재를 인식하고 또 의미부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필연적 존재?!) 그러니까 역사공부를 한 번도 안 해본 제가, 사실은 ‘역사적 존재’로 살아왔던 겁니다ㅋㅋㅋ

<역사>나 <사기열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의 너머에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이 신탁을 해석하는 모습이나 천명을 거론하면서 제 갈 길 가는 모습은 제가 생각해왔던 우연에도 필연에도 얽매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다고 해야 할까요^^ 좀 모호하게 우겨버린 셈이에요. 앞으로는, 채운쌤 말대로 우연과 필연의 대립이 무의미해지는 딱 그 순간을 구체적으로 포착하고 발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죽음은 필연이지만 모두가 우연으로써 마주친다’는 채운쌤의 코멘트는 제가 결국은 매달리고 싶었던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주셨습니다. 실제 삶에서는 우연과 필연이 대립하지 않고 섞여 있잖아요. 도대체 이것의 정체는 뭘까요? 늘 당혹스럽습니다. 제가 삶을 인식하고 거기에 의미부여하는 방식은 필연에 묶여있거든요. 제가 몽타이유를 부러워한 것도 그런 '역사적 존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리스인들이나 춘추전국시대 영웅들이 아니라 제 안에 있는 우연과 필연의 대립을 무너뜨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시간이라서 그런지, 얼굴보기 힘들었던 학우들도 간만에 다 모여서 좋았습니다.

병철오빠의 에세이 덕분에 많이 웃었고, 또 <마르텡 게르의 귀향>이 가장 이해하지 못한 책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미시사에 대해서 써주셔서 마지막까지 좋았습니다!!

 

조원들에게 참 고맙습니다. 오경혜 선생님께서 ‘산만한 나의 말을 내치지 않고 끝까지 귀 기울여준 조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에세이 때 쓰셨는데, 저도 정말로 그렇습니다^^혼자 읽을 때는 뭐야 이거 하다가도, 일단 모여서 토론을 하면 여러 이야기들이 나와서 덕분에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정이 많이 든 것 같아요. 심심한 시골에서 탐사 가는 월요일만 기다렸다는ㅎㅎ

특히, 처음에 구우쌤이 자신이 조장 맡으면 전부 사람들이 떨어져나간다고 걱정하셨는데, 짱우 씨 빼고는 모두 다 건실한 출석률을 유지하셔서 모두 발제를 2번만 하게 되어서 아주 기쁘답니다. 호호호.

 

3기 때 다들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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