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꼬박꼬박 발제를 올리려고 노력하지만, 늘 한 발 늦게 올리는 장료입니다.

 

이번 주는 장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을 다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딱 든 생각은 '이사람 글빨 장난 아니네..."였습니다.

인류학자의 여행기가 어쩌면 이렇게 서정적일까요...

 

저희조 토론의 내용은 발제하셨던 미경샘과 혜원샘이 해주실거라 믿고 ㅋㅋ 바로 채운샘이 마지막에 정리한 내용으로 들어갑니다~

 

무명의 인류학자를 세상에 알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르트르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현대>라는 잡지를 통해서입니다. 처음에는 레비스트로스의 연구를 실존주의적인 방향으로이끌어서 그를 칭찬하지만. 이 후 무의식이 사회적으로 구조되어 있다는 레비스트로스의 의견을 비판합니다. 어찌됐든 레비스트로스의 이론은 그와 적대적인 기관에서 처음 주목을 받았다는게 재미있네요, 그런데 레비스트로스는 사회가 구조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어떻게 발견하였을까요?

그 당시 인류학의 경향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뒤르켐의 실증주의였습니다. 그는 실제로 원주민을 방문하는 현지 조사보다는 문헌 자료를 중시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이와는 반대되는 현지 조사, 즉 경험을 중시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원주민들의 찾아가서 그들에게서 자신들의 원초적인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결국 그들(서양)자신들이 이들에서부터 진화되었고, 우월하다는 사고를 포함하는 것이지요. 레비스트로스는 둘 다 비판합니다. 레비스트로스는 경험적인 현상에 숨어있는 피상의 심층에 그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구조를 살펴봅니다. 이러한 구조주의에 큰 영향을 끼쳤던 방식은 언어와 수학이었습니다. 수학에서 0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어디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차이를 만들어 주죠(250과 2500은 서로 다르죠) 마찬가지로 언어학도 음소라는 것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그 음소가 어디에 배치되었나, 그리고 어떤 맥락속에서 사용되었나에 따라서 차이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죠. 이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무엇이 있다. 즉 그 구조가 작동하게 만드는 어떤 상수들을 발견하는 것이죠. 레비스트로스에게 상수는 바로 <친족 관계>였습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데 여자를 주고받는 교환법칙이 있다는 것이죠. 이는 모스에게서 빌려온 개념이었습니다. 모스는 선물로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 물어 봅니다. 북아메리카와 멜라네시아 등지의 원주민들은 물건에 주는 사람의 혼이 있다고 믿어서(하우, 마나) 항상 그것을 다른 사람에 주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끊임없는 호혜를 통해서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인류학자는 역사학자처럼 왜를 묻지 않고, 무엇을 묻습니다. 무엇이 이런 구조를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레비스트로스는 반역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행위에서 어떤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뿐이죠. 그렇기에 역사처럼 단순-복잡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단순해 보이는 그들의 사회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그저 복잡성이 다를뿐이라고 레비스트로스는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구조안에서는 나라는 주체는 없고 세계(구조)가 있을 뿐입니다, 주체성을 여기에서 의미 체계를 획득하는 순간 생기는 것이죠, 구조와 맥락속에서 행동알 뿐입니다. 채운 샘이 은 “인간은 포지션이다”라고 말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마르크스주의, 지질학, 정신분석학등은 모두 구체적인 현상에서 추상적인 법칙을 유추했던 점에서 레비스토로스의 구조주의에 영향을 끼쳤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핵심을 상품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구조를 발견한 것이죠.) 채운 샘은 “구체적인 현상에서 추상적인 법칙을 찾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라고 말하셨습니다. 지질학도 단면에 대해서 추상화합니다. 정신 분석학 또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무의식의 가면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심층의 무의식을 파고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레비스트로스는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구조를 움직이는 상수 친족관계나, 하우 이런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조주의자에게 당신은 왜 이것을 통해 구조를 발견했는가? 라고 물어보면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이런 상수로 보니 발견했다는 거죠, 그래서 나중에 구조주의자들에게 비판을 받는 부분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결국에는 눈에 안보이는 초월적인 대체물을 찾은 것인 아닌가 하는 것이었죠.

그렇다면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가 반역사적인 것은 알지만, 이것을 역사와 접합점은 아에 없는 것일까요? 채운 샘은 역사란 타자를 마주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타자를 만난다면, 자기 자신의 한계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구조입니다. 어떤 시대를 구성하는 한계에 있다는 것을 전제하며 다른 한계를 보는 것이죠. 구조주의의 영향을 받은 푸코는 감옥의 역사에서 사형에서 감옥으로 변해갔던, 원인을 분석합니다. 그리고 중세에 비해서 우리가 더 합리적이고, 인간적이어서가 아니라, 그 시대안에서의 여러 가지 작동들이 이렇게 변화를 시켰다는 것을 폭로합니다. 지금 우리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과거를 통해 가지고 오는 것이죠. 이런 부분에서 구조주의를 통해서 역사를 다르게 만날 수 있습니다. 당연시 되는 것이 낯설어지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채운 샘은 실존주의와 구조주의에 차이점을 설명해주셨는데요, 실존주의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있지만, 구조주의는 인간에 대한 회의가 있고, 놓치고 있는 무엇가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슬픈 열대>를 읽기 전까지, 그리고 채운 샘의 구조주의에 대한 설명을 듣기 전까지 구조주의가 결국엔 허무주의로 빠지는 것인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슬픈열대>에서 레비스트로스가 인류학자로서의 고민(원주민에 동화 될 수 없고, 언젠가는 복귀해야하는 허무함)들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인류학자를 선택했다는 것에 대한 결단이 보이는 듯 합니다.

“그건 별것 아니다. 나도 그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별것 아닌 것이 내게는 소중하다. 왜냐하면 내가 그걸 택했으니까.”<슬픈열대 신이 된 아우구스투스편에서>

그리고 누군가 레비스트로스도 변화를 추구하지 않았냐는 말에 채운샘이 “그 구조안에서는 진보나 변화를 인정했다”라고 말을 하셨죠, 이 책을 보면서 레비스트로스가 허무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슬픈 열대>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을 소개하겠습니다.

“요컨대 우리의 주장은 사람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과업을 수행하였고, 동일한 목적을 부과하였으며, 오직 그 변천 도중에 방법만이 변했다는 것이다. (중략 ) 지금까지 우리들 인간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든다는 단 한 가지의 일에만 몰두해온 것이 사실이라면, 아득한 옛 선조들의 사회개혁을 위한 용기는 현재 우리들에게도 의당 있을 것이다.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든 가시 시작할 수 있다.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은 다시 새로이 시작될 수 있다. ‘맹목적인 미신이 우리들 앞뒤에다가 자리잡게 했던 황금시대는 바로 우리들 속에 있다.’ 인류의 박애 정신이란 가장 빈곤한 부족사회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재확인하고, 또 우리 사회가 소화시킬 수가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뜻을 알게 된다. (중략) 하나의 인간이라는 사실은 우리들 각각이 하나의 계급, 하나의 사회, 하나의 나라, 하나의 대륙, 그리고 하나의 문명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주 발제는 제리조는 문후샘, 기재샘이시고, 태람누나 발제는 민지샘, 사라샘입니다.

다음 주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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