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3 1주차

2011.07.09
외부에서 자신의 자리를 바라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탐사 첫시간에 나에게 주어진 명제이다. 내 자신이 산업사회에 살면서 이 사회가 지나온 역사에서 가장 발전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과연 그것이 외부에서 볼때 알 수 없다. 내가 알고 있는 세계는 의식하는 지점까지 보인다. 그러니 실제는 알 수 없다. 
또한 문명인이라고 자부했던 내가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아마존의 부족과 아프리카의 부시맨과 동시대인이라는 자각은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나의 세계가 동시대의 다른 사회의 시각에서 볼때 아주 이상한 세상으로 보인다. 문명인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중에 하나이다. 부시맨도 아미존 부족도 모두 이 시대의 사람이지 않은가. 단지 서있는 위치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을 한다. 
그럼 세상은 발전하고 있는 것인가. 산업 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하는 듯해도 실제는 다른 유형의 사회가 세계 도처에 존재하고 공존하고 있다. 발전이라는 명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행위는 발전이 아닐 수 있다. 산업사회의 사회적 행위는 발전이라는 가면을 쓰고 벌어지는 윤회이지 않을까. 
탐사3 세미나 기간에 발전, 진보라는 산업사회의 명제에 대해 곰씹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PS. 탐사3에서 저희 물리적 축으로 세미나 기간동안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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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6

역사
역사, history는 이야기를 말한다. 역사는 고대 서사인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역사를 fact라고 하는 시대에 살면서 단군의 신화를 역사에 포함시킨다. 기원부터 현재까지 질서를 부여한 것이 역사입니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질서 정연하게 온 것이 역사이다. 기록의 퇴적층이 쌓여 있는 것이 역사다.

인류학, 식민지배의 논리
인류학의 발전은 식민주의에서 비롯되었다.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힘이 아닌 다른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인류학이 발전하였다. 그리고 인류학에 과학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식민지배의 정당성에 힘을 실었다. 근대 제국주의 국가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에서 인류학과 고고학이 발달하였다. 1910년에 대대적인 고적조사 작업을 통해서 식민지 지배를 가능하게 하였다. 인류학은 식민지 지배를 위해 시작되었다. 

현대 인류학
현대 인류학은 1950년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로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이전 1930년대에 마르셀 모스, 에밀 뒤르켐이 사회인류학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사회인류학은 사회변화의 분석을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여 조사하였다. 사회인류학을 일부 계승하고 다른 시점을 이룬 것이 레비스트로스로이다. 1940년대는 샤르트르의 시대이고 역사의 시대였다. 근대의 역사에 정점을 찍은 시기에 레비스트로스로는 샤르트로와 논쟁을 하였다. 이때 지식인들은 역사의 시간성에서 인간의 의미와 지식인은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고민하였다. 1940년 전쟁 후 이러한 고민이 지식인을 짓눌렀다. 

동시대에 다른 삶
레비스트로스로는 원시부족을 연구하면서 생활구조, 생활패턴이 퇴적되어 왔다고 볼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발전사관의 논리에 반박하며 과거보다 현재의 삶이 조금도 낫지 않다고 보았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면서 아마존이 아름답고 조화로운 곳이라 생각하지만 막상 거기에 가서 살라고 하면 고개를 흔들 것이다. 그것은 삶이 아마존 부족보다 낫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알게 모르게 과거보다 지금의 삶이 낫다는 생각을 한다. 조선시대를 미개하거나 중세를 암흑이라고 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시간을 깨뜨리고 횡축으로 보았다. 현대인과 다른 삶의 양식이 존재한다. 가족을 이루고 산다는 것이 보편적이라는 사고를 다시 보아야 한다. 남성상과 여성상도 원시부족사회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동시대에 다른 시각
권력을 소유한 자가 정치권력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회는 국가의 형성 또는 권력의 소유를 방해하는 메커니즘이 있다. 같은 시대에 다른 생활패턴이 존재한다. 모스의 영향으로 프랑스에서는 다른 삶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사회인류학은 젊은 지식인에게 일종의 해방구가 되었다. 
프랑스 다큐멘터리 중에서 파리인의 생활을 아프리카의 사람 시점에서 바라 본 것이 있다. 그 다큐를 보면 파리인은 직장에서 하루 8시간을 매여서 일하고, 주말이면 어떻게 쉴지를 몰라 하루종일 방에서 방황하고, 데이트를 하지 못하면 큰일이 난 것처럼 자신을 책망한다. 동시대의 다른 문화의 시간에서 바라보면 서구인의 보편적이라는 삶이 얼마나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지를 알 수 있다. 현재의 삶을 외부에서 바라보면 다르게 보인다.(책 '빠빠라기'는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에 위치한 작은 섬의 추장 투이아비가 문화 사찰단 일원으로서 유럽을 방문한 후 자신의 형제들에게 현대 문명의 탐욕을 경계하는 연설과 수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이 책을 보면 유럽인의 삶 또는 현대인의 삶과 가치가 우스꽝스럽고 허무한지 알 수 있습니다. -옮긴이)

외부에서 자기 자리 보기
인류학은 이렇게 나의 자리를 현재에 공존하는 외부에서 다른 관점으로 본다. 철학은 외부가 있어야 한다. 자기 자리에서 벗어난 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레비스트로스가 만들어준 지점은 다른 관점을 의미있게 보여준다.
나의 공간속에 존재하는 신화의 흔적을 보면서 우리는 과거에 저랬지하는데 동시대에 신화부족(원시부족)이 살고 있다. 신화부족은 출발이 아니라 현존하고 있다. 근대의 역사를 겪지 않고 살고 있다. 

기억의 역사
역사는 문자를 통해서 나타난다. 조선시대 화원들은 신윤복(권력층과 인맥을 형성하여 기록을 가질 수 있었다.)을 제외하고는 기록이 없다. 화원들은 누구에서 배우고 누구와 같이 배웠는가가 계보이고 역사인데 기록이 없기 때문에 소설로만 표현할 밖에 없다. 영화 취화선의 장승업에 대한 기록도 수포교에 살았고, 그림을 잘그리고, 여자를 좋아했다는 정도가 남아 있다. 그럼 취화선은 장승업의 이야기는 소설이고, 조선 화원들의 모든 에피소드를 모두 끌어다 놓았을 것이다.
원시부족은 문자가 아닌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구전(기억)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현대인은 구전된 역사를 사실로 보지 않는다. 삼국유사에서 서동요를 보면 백성들이 선화공주에 대한 노래를 부르니 왕이 믿어 공주를 유배한다. 왕이 믿는다는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부르니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구전되는 기억으로 어떤 이들에게는 역사가 존재한다.
역사 안에는 서양 중심주의와 자민족주의가 들어 있다. 중국과 같이 문자가 있었던 곳은 역사에 편입하고 문자 없는 지역은 변방으로 역사에서 제외되었다. 서양 중심의 역사에서는 소수민족은 역사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이 단선적이지 않은 이들에게 역사는 없다. 인류학은 현대인이 역사라고 하는 논리를 의심하게 한다. 

다른 메커니즘
가족으로부터 국가와 도시의 생성되었다고 믿는데, 국가는 인류역사학에서 부자연스럽고 폭력적인 것이다. 우리는 국가 메카니즘을 가지고 아마존을 미개로 분류하고 배제한다. 우리가 문명이라고 진리라고 하는 순간 다른 사회·문화를 배제하게 된다. 다른 모든 것을 배제한다. 그래서 외부는 내가 믿는 많은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메리카 인디언도 자신들의 사회가 있고 기억의 역사가 있다.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문명이 존재한다. 인류학에서 끊임없이 견지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사고이다. 레비스트로스가 원시부족을 방문했을 때 축구경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축구경기는 양편이 최선을 다해 무승부가 나야 끝나는 경기이다. 그래서 이들은 밤새 무승부가 날때까기 최선을 다해 축구 경기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개념을 가지고 다른 문화를 재단한다. 
현대인은 자기집단의 우위를 다른 집단과 비교를 통해서 나타낸다. 그런데 원신부족은 비교가 아닌 자신들만의 개념으로 우위를 나타낸다. 우리는 가치의 척도를 세우고 우위를 만든다. 

메커니즘의 작동하는 사회
자본주의가 없는 사회는 그것이 없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역사 교과서는 조선시대 후기에 자본주의의 맹아가 있었다는 표현으로 자본주의에 편입되려고 한다. 이는 자본주의의 우위성을 인정하고 거기에 맟추기 위해 과거를 들추어 합리화 하는 것이다. 그 시대와 사회에 자본주의가 없는 이유를 살펴보지 않고 자본주의에 끼워 맞추는 억지 논리를 만들어 놓는다. 
칸트는 현대인(?)을 자신 사유의 한계를 보는 것, 자기가 생각하고 말하는 자리 거리를 두고 보는 것, 자신의 자리의 한계를 보고 말하는 것이라 하였다.
인류학은 사회적 사실을 조사하는 것이고, 사회조사도 철학적 의미를 가진다. 나의 자리를 외부로 나가 바라보는 것은 태양중심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그것이 철학이다. 진리 또는 지혜가 아니라 사고란 내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 역사라고 부를 수 없는 시간 관념이 존재한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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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시 오금리에서 바라본 비개인 하늘의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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