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 프레이저의 <황금가지 1권>을 끝까지 모두 읽었습니다. 처음 책을 대하였을 때는 프레이저가 발전사관과, 제국주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듯해서 읽기가 불편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프레이저 자신도 신화의 세계에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별 토론에서는 여기서 비롯되는 왕의 살해 모티프에 대해서이나, 황금가지에 나오는 문제를 현실적인 자신의 문제와 연결해보기,

 

 

그리고 책에서 나왔던 다양한(?) 살해, 자살등의 죽음이 나오는데, 각자가 죽음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지니는 지에 대해서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프레이저에 꽂히신 분도 여럿 있으셨습니다.ㅋㅋ

 

 

정리 시간에서 채운샘은 우선 '신화를 어떻게 역사와 연결시켜서 사유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엘리아데의 말씀을 인용하셨습니다. 엘리아데는 “우리는 신화를 연결할 때 정신적인 시련을 겪는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신화적인 세계는 근대인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낯선 세계인 것이죠, 그래서 자신과 신화를 연결할 때는 정신적인 시련을 겪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는 신화를 사는 사회를 대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온전히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채운 샘은 우리 각자는 경험하고 있는 역사의 범위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순간부터, 역사와 연결될 수도 있고, 수백년전의 역사에서부터 연결 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이 둘이 같은 사건을 바라 볼 때는 당연히 다른 사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화는 다릅니다. 신화는 표상할 수 없기에 신화를 자신의 범위에 붙이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곰에서 왕으로>에서 신이치는 비대칭성과 대칭성이 공존하고 있는 사회가 있었음을 얘기합니다. 당연히 이 사회에서는 신화적인 사유가 있었던 시대였죠, 이런 사회가 비대칭적 사회로 획일화 될 때 국가가 탄생한다고 보앗습니다. 다시 엘리아데로 가서, 그는 신화적 사유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들은 왜 이랬을까? "하고 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동시에 그들의 신념의 체계를 묻는 것이죠. 거꾸로 그렇게 묻는다는 것은 우리의 체계는 어떻게 구성되어있는가에 대한 물음이이 됩니다. 그리고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우리가 과연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주술을 믿는 원시인들과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 물음을 던지는 것이죠, 그리고 그는 서양의 비신비적인 태도가 얼마나 자민족중심주의 인지 비판합니다

 

 

프레이저는 원시인들이 비과학적이라고 해서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운 샘 왈 "그도 매혹당한게지..."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제국주의자 프레이저마저도 빠져버릴 만큼의 매력이 원시사회에 있었던 거죠. ㅋㅋㅋ

 

 

채운 샘은 신화를 본다는 것으로 문화-자연, 인간은 곧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는 견고한 생각을 깨뜨릴 수 있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프레이저가 <황금가지>를 쓰게 되는 이유인 왕의 살해의 원형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원형은 프레이저뿐 만이 아니라 다른 신화학자들이 주목했던 원형이었습니다. 바타이유는 “생이란 무엇인가? 에로스이다. 그렇기에 죽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생명은 자신이 가장 생기 있는 정을 소모함으로서 잉태됩니다, 즉 삶과 죽음은 공존한다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삶이란 수많은 타자의 죽음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살기 위해선 누군가가 죽어야 한다는 이런 모순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았던 원시인들은 세계를 불가해하다고 생각해오고, 그것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근대인들은 그렇지 않고, 모순을 부정합니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고 개인적으론 삶과 죽음을 분리하였기 때문에 더욱 더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또 채운 샘은 예술은 본질적으로 세계를 반복화시키는 것이다.(패턴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볼 때 제례도 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물들은 자기 나름대로 반복성을 만들어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화는-자연에서 이들이 찾은 반복성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같은 것을 경험하면서 지혜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황금가지에서 나오는 어떤 부족은 죽은 자의 이름을 사회 전체에서 기억하지 꺼려합니다. 채운 샘은 이 부분을 말씀하시면서, 이름을 기억하는 것을 역사라고 볼 수 있는데, 이름을 기억하지 않은 사회는 전혀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고, 그들은 죽은 자를 지워버리는 행위를 함으로써 온전히 자신이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연이 바로 그런 존재라고 말하시면서 말이죠. 자연(自然)은 어떤 의지처 없이 있을 수 있는 것, 그렇기에 자유롭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봄은 겨울을 완전히 망각하면서 늘 새롭게 시작 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왕, 아버지는 죽었다. 그리고 내가 대체한다’는 방식으로 신화에 나오게 되는 것이죠, 이런 살해로서 매번 새로운 삶을 얻습니다. 채운샘은 카니발도 이런 의식중의 하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흔히 카니발은 번역하면 식인(食人)인데, 이는 정말 인간을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지우고 새로 태어나는 행위들입니다.,


 

프레이저는 이런 왕의 살해 모티브가 근대까지 남아있는 내려오는 원형을 보았던 것이죠.

 

 

니체는 “철학은 망치를 들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토대를 모두 부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지만 근대의 우리들은 자신의 것을 모두 폐허로 만들 용기가 없습니다. (아주 밑바닥까지 내려가 나를 마주해야 하는 경험) 원시인들은 입문(성인식)등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죽이고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났지만 현재 근대인들은 이런 경험이 없다. 저도 성인식은 소주 2병 원샷 한 것으로 대체되었으니깐 말이죠.(어떤 의미에선 죽음을 경험했다고도 말 할 수 있긴 하지만...) 채운 샘은 어쩌면 이런 자신을 죽이는 경험을 하지 못하는 근대인들이 나약하게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죽음에 대한 태도는 원시인들과는 너무 다르고 나약하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겠죠

 

 

그리고 이런 왕의 살해와 나치들이나, 제국주의자들이 행했던 수많은 학살과의 차이를 설명해주셨습니다. 양 쪽 모두 어떤 존재를 끌어들였는데요, 우선 왕 살해에는 신성성이 깃들어있습니다. (신이치 표현으론 대칭적인 것들) 무차별적으로 그들은 죽이지 않습니다. 왕이 허약해지거나, 정해진 기간이 지나야지 왕을 살해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들에겐 신이 들어오기 때문에 죄의식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후자는 역사를 가지고 온다고 말했습니다. 나치가 인종대청소를 하는 이유는 “아리안 제국을 건설해야하는 역사를 이루기 위해”라고 말하는 것이죠, 그래서 채운샘은 ‘역사는 오만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합리 비합리의 차이가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을 보면서 가장 경이로웠던 것은 바로 프레이저란 사람이었습니다. 왕의 살해에 대한 모티프를 파헤치는 것으로 수십년간 집필을 하여서 12권을 완성한 정력적인 그의 지성, 그리고 60년간 매일 12시간 이상씩 공부를 했다고 하니... 이 후기 쓰는 것도 힘들어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정말 제가 26년을 살면서 몸뚱아리만 성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원시인들에게 저를 본다면 아직 어린이라고 생각할 만큼 말입니다. 저 자신을 죽이는 경험을 저는 아직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좀 더 기투(企投)하겠습니다. (근데... 어디다 기투해야 할까요...)

 

 

 

다음주도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를 읽습니다. 2권 절반(51장)까지이고요

발제는 태람누나 조는 태람누나, 성복샘이시고요

제리샘 조는 동완샘 염원희샘이십니다.

다음주에 봐요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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