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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가지!

 

나무가 인류의 역사를 상징한다면, 황금 가지를 만나서 가지의 근원인 뿌리를 향해 여행을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현대인의 삶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원시인의 세계에 대한 프레이저의 생각이 처음엔 그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했기에 화가 났었다. 그래서 그의 글과 접속하기가 어려웠다. 불과 탐사 3번째 시간 만에 그에 글과 꼭 접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채운 선생님의 말씀처럼, 저자는 원시인에 대한 논리적인 자신의 주관을 부정할 수 있는 겸손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그의 글과 만나고 싶게 된 지점은 "카니발"에 관한 그의 분석 부분이다. 재미있는 점은, 원시인이 현대인과 별반 차이 없다는 것이 제가 만난 융이나 프레이저의 공통적인 생각이란 점이다. 현대의 눈부신 삶의 조건들에 비해 정신은 몇 천년 전의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  현대인의 오만을 뒤흔드는 사실들!

삶을 대해는 자세는, 적어도 원시인이 현대인 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웠고, 적극적이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최근에 종합병원에서 초정밀 기계로 나의 육신을 검사하였다. 나의 몸에 대한 검진 결과 보다는 병원의 분위기가 나에겐 인상적이었다. 검사실 앞에서 대기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진 어떤 할머니와 오열하는 그녀의 딸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 옆에서 두려움 그리고 낯섦의 눈빛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죽음에 대한 낯설고 두려운 체험자들!

채운 선생님의 말씀이 굳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죽음은 특정한 장소에서만 이뤄지는 행위이다. 더 이상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동네 사람이 함께 경험했던 죽음이 아니다. 죽음은 단순히 개인 그리고 가족만의 경험이 되었고, 숨어버렸다. 위생상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인화 그리고 숨어버린 죽음이 현대인에게 주는 정신적 충격은 꽤나 큰듯하다. 잊혀진 삶의 일부인 죽음과 갑자기 조우 했을 때 충격과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서, 현대인은 삶의 과정에서 소멸이라는 단계를 잊게되고 늘 살아있는 존재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영생불사! 그 허상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에 대해 얼마나 오만하고 무책임한 일인가?

 카니발! 원시인에게 이 제의는 죽음을 공유하고 대부분은 기념하고 개인 뿐만 아니라 공동체가 변화할 수 있는 지혜의 난장판이다. 난장판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삶의 일부인 죽음을 소홀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금 가지를 읽으면서 내가 원시인에게 배운 것은 삶의 과정에 대한 겸손한 체험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부정할 수 있는 지혜이다. 프레이저에게 분석을 통해서 발견한 황금 가지의 지혜는 죽음처럼 소멸할 수 있는 삶의 부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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