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후기를 쓰려고 하는데 발제문을 쓰는 심정이 드는 걸까요?? 하핳;;

항상 글을 쓰고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써가고 토론한 것 같은데

결론은 그게 아니더군요.. ㅠ

 

책을 정말 열심히 읽으면서 들었던 의문과 생각들을 발제문에 풀어냈어야 하는데, 보편적인 사람들의 생각들과 해석들에 얽매여서 쓴것 같습니다. 좀 더 많이 읽고 치열하게 고민해보고 많이 써보는게 가장 당연한 답이겠죠?? 그래도 이브 세미나 수업을 듣고 채운쌤과 같이 얘기하면서 더욱 긍정적인 힘을 얻어 불타는 마음으로 다음주 발제를 하려고 합니다!!^^

 

각설하고, 이번시간에 프란츠 파농의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2부를 공부했었는데요, 이 시간에 제가 가장 놀라웠던 것은 파농이 생각하는 '민족'과 제가 생각하는 '민족'이 전혀 다를뿐더러 우리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민족주의 문제가 인종주의 사실은 실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가장 한국적인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저는 수업을 들으면서 '그게 왜?'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었습니다. 그건 프랑스인들이 흑인들에게 순수한 아프리카 문화를 요구하듯이, 일제 식민지를 거쳐가면서 우리에게 강요된 문화와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국가로서의 범주와 감성적 민족주의가 섞인 박정희식 '국가민족주의'라는 다양한 담론이 전개될 수 없는 바탕이 깔려있었던 것이었다는 사실!!에 저는 새삼스레 놀랐습니다. 딱히 정의할 순 없는 저의 애국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한 관념이 그 살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는... (저는 '한민족' 이라는 것에 굉장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죠)

 

파농이 주장한 맥락을 따라가다보니 이것이 식민주의 구도를 그냥 바꿔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양과 백인의 문화를 따르면서 그것의 타자화되길 원한다는 것. 정말 '민족'이라는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하는지에 대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스스로 타자적인 정체성을 정립한다는 것은 나를 객관적인 주체로 놓고 바라봐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습죠... 이것이 우리가 현실에서 행동해야할 '투쟁'이 아닐까요.

 

진정한 지식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파농은 이미 그 대답을 그의 책에서 표현한 것 같습니다만..... 식민지 해방이후 독립된 우리가 무엇과 싸워나가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한 그가 너무나도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완벽한 사람, 집단은 없습니다.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면서 서로의 부족분을 채워가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느 시대에서나 제기되는 지식인과 민중의 상호적인 관계 정립에서의 파농의 해답은 그야말로 우리에게 진정으로 와닿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정말 어린아이들에게서도 갑자기 깨닫게 하는 것이 있는데 말이지요ㅎ, 다른 개념인것 같지만...)

 

수업 마지막에 읽었던 파농의 <검은피부, 하얀가면>의 결론에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구절이 있습니다.

나는 역사의 포로가 아니다. 나는 그곳에서 내 운명의 의미를 찾고 싶진 않다.

나는 항상 다짐한다. 진정한 도약이란 늘 뭔가 새로운 것으로 진부한 존재를 채워 나가는 것이라고.

내가 순례하는 세계에서 나는 내 자신을 무한히 창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나도 존재의 한 부분이다. 내가 그것을 넘어설 수 있다는 한에서 말이다.

읽을 때마다 무엇인가 새로운 느낌을 받습니다. 결국 내안의 파시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물음은 죽을 때까지 묻고 또 물어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아렌트의 <폭력의 세기>에 이어 파농의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을 읽어오면서 말로는 잘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전제들이 무수히 많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혀 생각 없이 살아온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더라는 약간의 안도감도ㅠ) 이브 세미나를 하면서 저를 좀 더 괴롭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어서 빨리 공부 방법을 바꿔야겠다는 것이 저에겐 급선무라고 생각됩니다! 어렸을 적부터 쌓아왔던 습관들을 바꾸려니 여간 어려운게 아니네요ㅠ 어쨌든 연구실에 자주 자주 못가지만 앞으로 발제문은 일찍 일찍 미리 올리고 가뿐한 마음으로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0^

다음주엔 더 많은 분들을 뵐 수 있으리라 믿으며...........(발제문이 많이 남았더라구요ㅠ)

프란츠 파농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후기 여기서 ㄲㅡ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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