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윽 벌써 세미나를 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실은 세미나하고 여로모로 안 잊어 버리고 싶어서 다음날 아침에 뭔가 쓰긴 썼었는데

여차저차해서 계속 올리질 못했네요. 미안해요들0-.-0

그 때 쓴 걸 다시 올리려니 어째 읽히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지금 생각나는 것들을 쓰겠습니다.

(그날 쓴 것은 첨부)

 

 

##사려깊은 분노

 

어떤 증오, 폭력적 행동들을 어떤 징후로서 읽어내야한다는 생각은 놀라웠습니다.

나 그리고 타인의 감정선, 행동 등을 사려깊게 살펴보야한다는 것.

바로 이런 사고의 과정을 통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상대방에 대한 적대적 시선을 거두고

또한 스스로에 대한 증오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때로는 정말 차근차근 분석해보는 것도 필요하고 (내 감정, 사고방식, 타인의 행동 등등)

또 동시에 '했던대로', '나도 모르게 해야한다고 느끼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멈추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함)

그런데 그 다음은? 그래서 뭘 어쩌자는거지?

자, 파농이 '폭력'을 말해줘서 좋았던 것은 바로 이런 질문들 때문인 것도 같아요.

나도 모르게 갖고 있는 불안,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되겠어', '이건 아니잖아.' '그다음은 어떻게 해?' 이런 질문들,

이건 일단 내려놓으라는 것 같았습니다. 뭐가 나올지는 정말 모릅니다. 그래서 폭력적이라 말하는 것이고요.

 

해방이라는 것은 그 다음도, 그 결과도, 결승점도 모릅니다.

말 그대로 매 순간 그 헤아림 속에서 무언가를 해나가는 것.

판단이 달라지면 사실 달리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레 내가 계속 덜미 잡히는 적(내가 품은 명령들)을 스스로 배신하는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행동에 들이대던 '선-악', '시비분별'의 선을 끊어버리는 작업들

거기서 탄생하는 움직임들은 폭력이지만 동시에 해방이라는것 같습니다.

  

 

## 저한테 식민지 세계의 섬뜩함은 무감각이었어요.

자해를 하고 동료를 죽이는 원주민들이나 '주인'을 자처하며 인간을 노예로 부리는 이주민들이나.

웃는 것도, 열심히 움직이는 것, 선량한 것도... 죽은 것과 같을 수 있다는 것.

 

우리는 전쟁도, 식민지배도 모르지만

파농이 보여줬던 식민지 세계의 무감각, 무기력은 더욱 엄청난 것 같습니다.

일 끝나면 열나게 디아블로 하는 내 친구나, 하염없이 빅뱅과 투애니원을 들여다보고 있는 저나

카페에 앉아 맹맹한 수다를 떨고 있는 처자들이나...

요새의 자기 증오, 출구를 찾지 못한 감정들은 이런 식으로 잡아먹히는 걸까 싶기도 했습니다.

맨날 '멘붕멘붕', '허걱', '헉' 하다 보니 모두들

곰곰히 생각해 보는 것, 헤아려보는 것은 잃어버려서 그런걸까 싶기도 했고요.

 

음, 이래저래 정리는 잘 안되지만 여러 생각들을 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알고. 늘어집니다.

여름인데 밥 꼭꼭 씹어 잘 드시고, 내일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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