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는 목적이 없다 하셨다. 진화는 매 순간 일어나고 있고, 그 순간 자체가 진화의 전부였다. 진화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진화와 진보를 섞어 생각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진화는 참 아름답다 라고 느꼈는데 그게 코인이 아름답다고 해서 내가 아름답다고 느낀 것이었나. 무작위성의 법칙성, 나비와 세계가 믿음을 주고받는것. 아름답다. 번데기가 세계를 믿고 태어난다는게 얼마나 멋진가. 근데 내가 어떻게 왜 이 것을 멋지다고 느끼는지 모르겠다. 멋지다. 멋진데, 모르겠다. 나도 세상을 믿고 태어났다. 당한 것 같다. 


 후기를 써야하기에 쓰고 있는데 무슨 말을 써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고 느꼈던 것들, 그리고 지금 느끼는 것들, 이 전부를 믿을 수가 없다. 바보가 된 것 같다. 바보가 된 것 같다는 말도 믿을 수가 없다. 발제나 공통과제나 후기나(처음 쓰지만) 내 맘에 안든다. 노력하는한 방황한다 하셨으니 마음에 드는 글은 쓸 수 없는 걸까. 내 글도 내 노래도 내 기타도 맨시티도 맘에 드는게 없다. 

 어제의 강의는 참 좋았다.  아니 강의는 언제나 좋았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기분좋게 해주었다. 왜 채운선생님의 강의만 들으면 감탄하게 되는지, 뭔가 얻어가는 기분이 드는지. 이 것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왔었다. 이제 이 당연한 것을 의심할 것이다. 왜 채운선생님이 내 삶에 이렇게 막강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지. 

 왜 채운선생님의 말은 다 진짜같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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