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주는 이브세미나 시즌 2의 마지막 수업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언제 2월이 오나 싶었는데...  1월도 별로 안남았습니다ㅠ 그리고 다음주는 대망의 에세이가 있다는 것!!!!! (ㅇ0ㅇ)

 

이번에는 플라톤의 대화편 (변론, 크리톤, 파이돈)을 읽었는데요, 저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끌려가면서 읽었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그의 환상적인 말빨... 이런 말빨이 그에게 독이 되어 그를 법정에 서게 하는데요, 그는 자신보다 더 지혜로운 자라고 생각했던 명망가, 시인, 장인들에게 찾아가 '자신이 확신하는 것에 대해서 진짜로 확신하는가?'라고 묻는 질문자로 나옵니다. 자신의 앎에 부딪히게 하는 질문을 그들에게 혹은 우리에게 계속 던지죠...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나의 생각이 정말로 낯설어지죠...저는 사람이 어떠한 행동을 할 때는 그것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전제로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말을 들으면 순간 멍~해집니다. 나는 정말 확신하는 것일까? 그 확신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리 저리 재보기도 하고, 나의 확신에 합당한 논거들을 끌어다 맞추기도 합니다. 결국은 정말 내가 믿고싶은 것만, 확신하고 싶은 것만 믿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정말 익숙한 생활패턴으로 자리잡은 것이지 않나 싶었구요.

 

이렇듯, 그의 질문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어떤 근거들을 들면서, 혹은 어떤 충동에 의해서 그런 확신들을 이끌어내었고 행동했는지 말입니다. 이렇듯, 앎 자체가 아니라 그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게끔 유도하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그리고 '자신에게 관심을 둠으로써 타인의 삶을 돌보는 것(inter-est)이라는 철학자의 삶의 이유. 이것은 제가 기존에 철학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흔들었습니다. 철학은 그저 철학자들의 앎으로써 그들 자신에게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 생활과 결부될 수 없는 그들만의 앎이자 학문으로 말이죠. 그래서 이브세미나 처음에는 그리스 철학과 철학자들의 이론이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그저 논법이나 설득의 방법 등 지식으로만 남는 공부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철학과 전혀 친하지 않았던 단순한 저의 확신이었습니다. 나 자신의 무지에 대한 앎이 전혀 없는 무지한 이...하하

 

철학에 대한 저의 생각은 소크라테스 이전 귀족들만이 가지는 탁월성(아레테)이나 덕성을 기르는 파이데이아paideia에 멈춰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철학은 소피스트 운동으로 인해 이전처럼 특정한 귀족계급의 특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앎 자체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소크라테스의 변증술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죠. 그의 물음은 사람들의 확신을 흔들고, 일상을 흔들고, 삶을 흔들고, 자기 존재에 대해서 흔들거리게 했을 것입니다. 결국에는 이러한 혼란은 현재 삶에서 '더 잘사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만듭니다. 진정 실천적인 생활양식의 철학이라는 것. 이것이 바로 "철학적으로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닐런지요... 그런데 책을 읽기 전보다는 초큼 더 알게된  지금, 막상 제 자신에게 맞냐?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 것 맞냐고? 질문을 던지려니 주저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뭔가 찔리는게 있어 그런것인가 봅니다. 수업시간 마지막에 내적 변화를 동반하지 않는 공부(학문)는 공부가 아니라고 한 채운샘의 말이 귀에서 왕왕 울리는데... 에세이 쓰면서는 스스로에게 정면으로 던지는 돌직구를 제대로 받아낼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 있겠죠?!!!!!!!!!! 

 

 

 

 

그럼 다음주 이브 마지막 공지 나갑니다!

 

 

다음주는 에세이 발표가 있습니다! 

 아, 그전에 이번주 시간이 없어 다하지 못했던 플라톤 대화편에 대해서 30분 정도 강의가 있구요.

 

에세이는 조별로 읽은 후에, 각 조에서 한명 씩 발표할 예정입니다.

정해진 주제와 분량은 없고, 한 학기동안 공부를 하면서 일어난 내적변화라든가 혹은 그냥 쓰고 싶으신 것을

써오시면 됩니다. 공부했다는 것을 쓰기로 보여달라고.... 하셨어요

  

7시에 땡하고 시작하니, 모두들 늦지않게 와주세요ㅎ

 

 

 

 

그럼 다음주에 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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