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주에는 니체의 <비극의 탄생>, 그리고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선집>에 대해서 토론하고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것 그리고 그리스적 명랑성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요, 저는 책을 읽을 때 디오니소스적인 적인 것을 단순히 디오니소스 신을 기리기 위한 축제에서 고조된 감정에 취한 그리스인들을 떠올렸었습니다. 이것이 곧 니체가 말한 망아忘我의 상태가 아닌가하고 말이죠. 하지만 망아라는 말은 단순히 들떠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디오니소스에게 바친 춤과 합창의 노래, 비극. 관객은 합창을 들음으로써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직면하게 되는데요, 합창단의 노래는 오이디푸스가 마주한 정말 그지같은 상황들을 눈 앞에 펼쳐지게하여  인간들이 고통과 파멸, 죽음을 겪어야하는 필멸의 존재임을 사무치게 느끼게 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비극을 읽으면서 느꼈던 미묘한(?) 감정들이 비슷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관객들의 마음속에는 이렇게 복잡미묘한 감정과 여러가지 생각들이 마구마구 생겨났을 것 같습니다. 지금 현실의 '나'의 위치와 위계가 흐려지고, 나의 정체성이 흩어지는 경험.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이게 삶이구나!'하고 느끼는 것. 이것이 니체가 말한 망아의 상태입니다.

 

니체가 주목해서 본 것은 그리스인들의 예술, 특히 음악에 대해서였는데요. 그는 합창단이 부르는 노래(비극)에 대해서 인간실존의 불쾌(고통, 파멸, 죽음)를 가지고 유희한 것으로 보았고, 합창단을 '나'(관객)를 삶의 본질에 눈뜨게 하는 중간존재로 부각하였습니다. 안전하지 않고, 끊임없이 흔들리며, 힘들어하고, 상처받아야하는 구역질나는 세계. 그러나 그리스인들에게 이러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세계를 정당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더불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으로 만들것인지?가 그들의 과제였죠. 니체는 이것을 '그리스적 명랑성'이라고 했는데, 이는 낙천주의적인 명랑성과는 전혀 전혀 다르다는 것 알고계시죠?  구역질나는 세상에 대한 염세주의에서 나온 '그리스적 명랑성'입니다. 따라서 그리스인들은 디오니소스적인 것 즉, 세계의 본질-chaos을 함께 안고가기 위해서 아폴론적인 형상-예술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보일 듯 말듯한 베일로 가려버린,  결국  "디오니소스는 아폴론의 언어로 말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아폴론이 디오니소스의 말을 한다." 는 것.

 

그러나 비극도 점차 끝으로 다다르게 되는데요, 모든 관객이 알 수 있는 친절한 극. 등장인물의 감정-아폴론적인 것만이 중요시되는 극이 됩니다. 더이상 시인-인물-관객이 함게 경험하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깨달을 수 없게된 것입니다. 이러한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니체는 관객에 대한 무시라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소크라테스 또한 디오니소스의 적으로 간주되었는데요, 소크라테스가 인간사에 가장 주목함에 따라서 신적인 것/지식/사유를 배제했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시대의 자연철학은 인간의 지식 혹은 추론(logos)이 신화적 차원과 결합함으로써 세계의 질서(디오니소스적인 것)를 찾으려했었다면, 이후의 철학은 인간은 세계의 질서를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하는 문제에 대해서 사유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고통, 파멸, 죽음에 대해서는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특히 죽음. 이것은 아마도 죽음에 대해서 아주 먼 곳에서 천천히 찾아오는 손님 비슷한 그런 이미지들로 떠올려서 그런것 같은데, 생성과 파멸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고 긍정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소름끼치는 밤을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인데..단순히 모든 것을 예민하게 인식한다고 해서 보이는 것도 아닐 것 같고 말이지요.....)

 

 

 

 

 

그럼 다음주 공지 나갑니다 ~~

 

 

 

다음주에는 플라톤 대화편의 <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천병희 역, 숲)을 읽습니다!!

정암 학당 것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읽는 텍스트가 되겠군요... 시간은 참 빨라요 ... ㅎ )

 

 

다음주 발제는 수경샘조는 영수샘, 태람샘조는 영달샘, 구우샘조는 현정, 제리샘조는 민서샘입니다!

 

책 읽고 공통과제 써오시는 것 잊지마시구요!

 

 

 

 

 

그럼 다음주에 봐요~ ㅋ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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