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주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모두 읽었습니다! 와아아

서사시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결과가 정해져 있지만, 이야기 과정에서 긴장감을 부여하는 소리꾼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서사시 문체의 하나인 생생한 비유와 별명 등 서사시 문체도 읽는 재미에 한 몫 했었죠^^

 

토론 시간에 주로 신-인간-운명 혹은 영웅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일리아스에서는 신들의 세계와 인간들의 세계 두 세계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필멸의 인간과 불멸의 신. 그 층위는 윤리적인 것과 결부할 수 있는데요, 윤리는 어쩌면 필멸하는 존재에게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 제약도 받지 않는 신이라면 자신의 삶을 만끽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남들에게 피해가 가는 행위를 비롯하여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하는 그들의 행동에는 책임은 없고 '장난'만이 있을뿐... 이런 부분이 한편으로는 신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간들은 자신의 행위에 따라서 국가가 멸망하든가, 혹은 목숨이 위태로워지기도 하는 삶의 큰 시련이 닥치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리스인들은 신들을 부러워하기는 커녕, 살아가면서 겪는 슬픔이나 시련 등을 신들에게 전가해버립니다. '어쩌겠어~'라는 그들의 쿨한 태도. 운명은 알수 없는 세계의 힘이고 '그냥 그런 것'이니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없다는 그들의 생각은 우리의 운명관 혹은 인생관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가지고 볼 필요성을 깨우쳐 준 것 같습니다. 보통 운명을 생각하면, '결정된 어떤 하나'라 생각하는데요, 그들은 필멸의 인간이라는 한계를 인정하고 운명은 운명이고 신념(명예)은 신념으로 스스로를 맞추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神은 신대로, 인간대로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라는 것!

 

이 필멸의 세계와 불멸의 세계가 공존하는 것이 일리아스의 세계인데요, 인간과 신의 그 경계에서 영웅들의 삶이 드러납니다. 저는 영웅족(반신족)에 너무 치우쳐서 생각해서 그들의 성격적인 모습은 거의 무시해버렸었는데, 토론하다보니 확실히 마음을 끄는 그들의 매력과 특징들이 있었습니다. 양 진영의 대표주자,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아킬레우스는 우정/분노의 힘/밀어붙이는 추진력을 지닌 인간 내재의 본성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인물인 반면, 헥토르는 공동체적/이성적/인류애를 지닌 인간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호메로스는 헥토르를 조금 더 편애한 것 같기는 합니다.ㅋㅋ 달라도 너~무다른 이들의 정말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명예'로 죽고, '명예'로 산다는 것. 이들은 각자 자신들의 명예 표현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제가 생각한 영웅은 주저하지 않음의 저돌성을 가진 힘있는 자들... 그런게 딱 박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메넬라오스나 헥토르의 번뇌하고 주저하는 모습들이 조금은 달갑지 않게 혹은 조금 더 친근하게 여겨진 것 같아요. 저의 영웅상에 가장 부합한 인물은 아킬레우스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뭔가.. 너무도 먼 당신...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요즘에는 그처럼 자기가 지닌 본성을 강렬하게 폭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느껴져서 말이죠;; (전 아킬레우스와 맞서기 전 헥토르의 모습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인간과 신 그리고 인간과 인간 신과 신의 얽히고 섥히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시작해서 분노로 끝난 <일리아스>..... 알아차림과 행동의 별개가 아닌 삶을 사는 영웅들. 주어진 운명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습니다.

아. 정말 다 읽어보고 싶었었는데.. 이번에 정말 다 읽었다는 사실이 감동스럽습니다^▽^

(읽다가 매번 자버렸.....ㅠ)

 

 

 

그럼 다음주 공지 나갑니다~~~

 

 

다음주는 조정환의 <인지자본주의> 9,10,11장을 읽습니다!!!

 

이 시대의 지식인의 문제를 다룬 책이라고  합니다.

 

다음주 발제는 수경샘조는 인비샘, 태람샘조는 김율희샘, 구우샘조는 혜선, 제리샘조는 박영옥샘입니다!

 

 

그리고, 이번주에 다하지 못했던 부분 강의가 있으니 <일리아스>책과 이번주에 받은 강의안

모두모두 꼭 챙겨오세요!!!

 

 

그럼 다음주에 봐요 ~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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