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반딧불의 잔존」을 처음 접했을 때, 어렵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습니다.

조르주 디디 – 위베르만과 아감벤, 파솔리니의 생각이 각기 다르면서도 상응하는 지점이 있어 생각할 점이 많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세 사람 모두 어둠을 응시하는 혹은 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 같습니다. 감각의 파시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명은 절망하고 한명은 묵시론적 구원을 기대했을 지라도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한 사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제 머릿속에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것은 ‘ 어둠을 바라보는 자만 반딧불을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어둠 속에 있는 자(정의하기 조심스럽지만)들 조차도 어둠을 바라보지 않고 빛이 있는 곳만 바라보는 상황 속에서 어둠을 응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요. 감각이 파시즘화 되고, 절박함이 없는 세상 속 에서 정치적 이미지를 사유한다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겠지요. ‘내일 지구가 멸망 하더라도 나는 한그루의 나무를 심겠다’ 는 말을 비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수업을 듣고 난 지금은 이 말을 한 스피노자가 어떤 철학을 이미지를 사유했는지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위’한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베르만의 책을 완벽히 읽어내지 못할 만큼 난독증을 겪고 있고, 강한 빛에 눈이 많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하고 사유하고 표현하여 위베르만의 반딧불 같은 이미지를 붙잡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jerry 2013.10.28 01:51

    헉~ 벌써 스피노자의 말을 떠올리다니 빠른데! 우린 지구가 앞으로 오만년 동안 별일 없이 쭉 간다고 해도 몸을 돌려 반딧불을 보려고 할까? ㅋㅋ 우리 같이 잘 보이지 않는 반딧불을 보기위해 "용기"를 내어보자고.. ^^

  • 추극 2013.10.29 00:17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마음가짐이 멋지당animate_emoticon%20(4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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