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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  그럼 다음 주까지니까 추석 때 쉬엄쉬엄 쓰면 되겠네.'하고 여유만만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에 게시판에 들어왔다가 무서운 글을 보았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9/8) 까지 탐사 학우 전원이 후기를 남기셔야 합니다.

목요일까지 쓰지 못하는 학우분들은 채운 샘이 직접 희생제의를 치루시겠답니다. ㅋㅋㅋ'

그래서 목요일이 지나기 몇 분 전에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있습니다.

 

  벌써 탐사를 반이나 했는데, 그 반절 내내 '내가 참 좁게 살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할 만큼 잣대를 들이대는데 익숙합니다.

잭 구디, 레비스트로스, 나카자와 신이치, 프레이저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그런 제 머리를 쾅쾅 두드렸습니다.

그 틀 좀 어떻게 해보라고.  저쪽에서 보면 그게 얼마나 별게 아니고 바보같이 보이는지 아냐고.

지금까지 당연시 해왔던 생각들이 사실 조금만 다른 쪽에서 봐도 무척 이상해 보일 수 있더군요.

일직선으로 쭉 뻗은 시간, 모든 바람직한 것들에 붙는 '과학적'이라는 수식어에 "왜?"라는 질문까지.

 그래서인지 저는 '언어가 세상을 재단한다.'는 말이 참 재미있습니다.

비단 신화와 역사의 언어만 다른 것이 아니고 사람들마다 다 다른 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다른 사람이랑 얘기할 때,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잖아요.

상대 기준도 존중한다고 말은 하지만, 그동안 제가 보는 그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소리만 질러댔는지도 모릅니다.

 신화만 해도 단순히 과학적 지식이 부족했을 때의 설명 방식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대칭적 사고와 비대칭적 사고에 대해 배우고 나니, 그들의 생각 역시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칭과 비대칭이 계속 돌고 돌면서 균형을 맞추다니! 순간이 영원일 수 있다니!

감은 오는데 느낌표를 잔뜩 단 감탄사 말고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서 이런 말을 주워들었습니다.

우리는 숫자를 선택했고 숫자로 세상을 쪼개지만, 어딘가에 언어로 세상을 쪼개는 종족도 있을지 모른다고요.

그 얘기를 듣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생각났습니다. 제가 보지 못하는 세계, 분명 많겠지요.

제가 틀 밖으로 내 보낸 것은 무엇인지 찾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틀 안에 들어온 것 보다 밖에 나가 있는 것이 더 많아서, 

게다가 뭔가 찾았다 싶으면 모르는 게 더 늘어난 것 같아서, 찾을 것도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기분은...

'이제 잘 수 있다' 50%emoticon + '도대체 틀 밖에 뭐가 있는 거야' 50%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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