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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나는 언어를 폭력의 도구로 삼은 한나 아렌트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기분이다. 폭력의 7일이었다. 한 작가의 책을 이해하려면 그가 읽었던 모든 책을 소화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공부가 필요함을 두통으로 몸소 배웠다.

 

 하늘은 왜 자유로운 나를 낳고 또 국가를 낳았는가. 그랬다. 이 책은 권력과 폭력에 대한 에세이다. 권력이라는 말에서 권력에 반하는 세력이 도출될 수 있고 폭력이란 말에선 폭력이 발생하게 되는 우열의 세력이 포함되어 있다. 책에서는, 언제든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그 자체로 정당성을 가진 힘을 권력으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을 폭력으로 보았다.

 

 국가는 권력의 결정체라는데 동의하는가. 하지만 국가는 구성원에게 답변을 구하는 대신 폭력과 조작을 일삼는다. 그리고 거기에 진보라는 딱지를 붙인다. 이들이 말하는 자유는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는 소극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법과 제도 중 몇 개 항목의 가감을 뜻한다.(이것도 잠시 기간을 늘이고 줄이는 것에 불과하다)그리고 이들은 자유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타인과 다양한 주제를 통해 만나 공동체를 형성하는 등의 적극적인 자유)하려는 '질병'이자 '치료되어야 할' 구성원을 '계몽된 시대에서' 발생한 '정신착란'으로 설명하고 '억압된 공격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자들에 의한 매우 우발적인 사건으로 치부해 버린다. 이로써 타인과 접할 수 있는 공적영역을 제거하면서 모든 관심을 사적 영역으로 돌린다. 그리고 이 곳에 화폐가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합법적(?)으로 공적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정치인조차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도 결국 사적영역, 거칠게 말해 사유재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정치를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의 정치는 이익 다툼이 되었고 공약은 그저 명분이 되어 빛 좋은 개살구 신세가 되었다. 그들에게 한 인격체는 그저 투표지 한 장 이상의 의미가 없다. 권력의 구심점은 화폐(사적영역)가 되었고 모든 가치는 이를 통해 계량화 되었다.(언젠가는 사랑을 계량화 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랑할 때 나오는 도파민등의 신경전달물질을 f-MRI로 찍어 '나는 너를 지름 2cm만큼 좋아해'라고) 더욱이 자신의 이익을 선으로 만들기 위해 악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한다. 예를 들면, '그들은 남들이 탈당할 때는 이기적이고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막상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할 때면 그것은 대승적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야기(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p.60)'하는 식으로. 하지만 이건 본인의 행위가 정당성을 얻어야하는, 곧 폭력이었음을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이런 정치는 경제문제로부터 자유로웠던 그리스 시대의 정치 보다도 저급할 수 밖에 없다. 사적영역에서 벗어난 공적영역으로써의 정치는 보다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면서 이뤄지는 수준있는 토론을 통한 결론을 수용할 수 있는 테두리가 넓어지기 때문이다.(지금은 최종결재권자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 사안은 축소 혹은 철회시키지 않는가. 혹은 승락하여 이익을 얻게 될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거나.)구성원과 정치인 모두 사적영역의 노예가 되어 이제는 공적영역을 망각해 가고 있다. 정당성의 여부를 놓고 말 장난에 심취해 있는 듯 보인다.

 

 한나 아렌트의 최종적인 메시지로 보이는 공적영역의 부활은 언제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제 3차대전 이후에 벌어지는 첫 전쟁은 몽둥이를 무기로 삼는다는데, 그때가 되어서야 가능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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