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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동사서독 가을학기 마지막 시간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허~ 시간 참! 가을을 넘어 겨울을 후울쩍 지나 저기 멀리서 봄이 다가오는 기미가 슬쩍 느껴지는 1월의 중순, 어떻게 에세이 준비는 잘 되고 있으신지요? 하하...^^;; 말하지 말라구요? 네~ 알겠습니다. ㅋㅋ 이번엔 10장이라는 거 잊지 마시고. 협상에 실패하여 저희는 사측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는 거. 어여어여 미리미리 준비하여 알흠다운 에세이 발표에 차질이 없도록 합시다요. 

   한漢 초의 인물들은 확실히 매력이 떨어집니다. 사람은 많은데 마음을 확 빼앗길 만한 인물은 없죠. 지금 제 머리속에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인물들은 죄다 춘추전국시대의 인물들 뿐입니다. 그들은, 사마천의 적당한 상상력에 힘 입어 사기 속에서 펄떡펄떡 살아 움직입니다. 니체가 그리스인들의 고귀함에 대해 역설했던가요? 사기 속 춘추전국의 인물들의 삶에 대한 태도 역시 고귀하기 그지없습니다. 멋진 군주나 재상, 장군도 많았지만, 푸줏간의 백정도 사람 죽이는 자객도 자기만의 합리성을 가지고 멋지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사마천의 시대에 가까워 올 수록 인물들은 급격하게 평범해집니다. 더 이상의 영웅은 없달까요? 고작 그들은 평범하게 뛰어난 인물 정도로 그려질 뿐입니다. 고조 유방에 대한 서술부터가 참으로 영웅스럽지 않습니다. 물론 그가 평민에서 몸을 일으켜 천자가 되긴 했습니다만, 한 제국을 건설한 인물로 얼마든지 영웅으로 묘사할 수 있음에도 사마천은 고조를 영웅으로 그리지 않죠.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난 것이 없는 존재. 주위의 신하들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조연같은 존재, 천박하고 오만방자한 존재가 바로 고조 유방입니다.이런 사마천의 서술을 두고 사기를 한나라에 대한 비방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천퉁성은 오히려 이걸 있는 그대로 서술하는 역사적 리얼리즘이라고 그들의 주장에 반박하죠. 암튼, 사마천에게 마지막 영웅은 항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제국의 건설 이후 사마천이, 아는 사람의 할아버지, 아버지, 혹은 친구의 잘 아는 사람에 대해 쓰면서 인물들은 매력도 없고 애매모호하게만 그려집니다. 이게 시대의 탓인지, 사마천의 서술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뭔가 달라져도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죠. 정말 쓰기 어려웠을 듯. 암튼 한 초의 인물들은 흡사 우리와 더 많이 닮아 보입니다. 저 옛 사람들에 대해서도 썼고 자신의 시대와 가까운 인물들도 쓴 사마천이 이런 변화, 더 이상 영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 쓰지는 않았을 거 같습니다. 그런 비범하지 않은 인물들을 통해서 한 제국의 한계(?) 혹은 실상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또한 사마천이 사기를 30년에 걸쳐서 썼다는 것을, 다시 말해 그는 제국의 번영과 몰락의 싹을 함께 경험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백 년도 채우지 못하고 망한 진秦과 달리 어찌 됐건 한이 제국의 꼴을 갖추면서 무제까지 온 것에 대해 그는 분명 어떤 자부심 같은 것이 있었을 터이죠. 하지만 무제 이후로 급격히 몰락하는 모습을 목도한 사마천은 혹시 한이 진 꼴이 나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 된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사마천은 한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그건 우리가 어떤 근거를 가져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을 듯합니다. 비방했는가, 찬양했는가, 혹은 그 둘을 넘어선 어떤 것이었는가. 글쎄요, 뭘까요? 암튼 한으로 들어와서 사마천의 생각은 참으로 애매합니다.  

   암튼 마지막 남은 열전을 잘 읽으시면서 어거지로 정한 에세이 주제를 잘 벼려 보도록 합시다. 이번에 읽을 열전은 그야말로 사마천의 당대의 인물들의 이야기이므로 그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단초가 그대로 좀 있을지 모르죠. 양은 좀 많습니다만 힘 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토요일에 만나요. 마지막 수업이므로 한 분도 빠짐없이 출석하시길 진정 바라옵니다. 젭알!  

       

   


1. 읽을 텍스트: [열전] 권112 <평진후주부열전>~권130<태사공자서>까지 읽고 공통과제


2. 발제: 윤정- 권112 <평진후주부열전>~ 권121<유림열전>

              선영- 권122<혹리열전>~권130<태사공자서>


3. 맹자 읽고 해석하기: 전통문화연구원 맹자집주 책으로는 254페이지 부터.

    팽경나오는 부분 중 '爲其殺是童子而征之~'부터 연습해 오시면 됩니다. 


4. 간식: 제리, 현옥샘



  • 백수영 2015.01.20 09:50

    "한 분도 빠짐 없이~" 저 들으라고 하신 말씀이신 듯;;  에세이 발표가 아니라 마지막 수업이라니요;; 놀다 보니 제  머릿속 시간은 '사마천 사기의 추억'인데요, 그래도 토욜 수업 즐거이(!) 기다려지네요~~

  • 채운 2015.01.20 10:30
    와우! 드뎌 컴백하셨군여!! 을매나들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릅니당. 담주엔 백수영샘 귀국잔치를 열어야겄군요~ 그러고 보니, 두 명의 '수영' 자매님들이 규문에 컴백했다능.^^
  • 윤차장 2015.01.21 13:53
    오우~수영샘~ 어여오셈!!! ^o^
  • 태람 2015.01.22 14:00
    와우~~수영쌤 컴백 환영해요!! ^^
  • 하동 2015.01.21 16:57
    수영샘의 그 은은한 미소와 사근거리는 목소리가 그리웠답니다.(규문에 드문 캐뤽^^) 환영함다. 그나저나 윤차장 고생하셨네. 다들 주제들은 정하신 거 같은데, 난 아직도 뭘 써야 좋을지 . . ㅠ
  • jerry 2015.01.22 12:22
    규문에 전형적인 캐뤽은 무엇인지 궁금하군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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