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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동사서독에 발을 디디셨음에도 짧은 기간에 대단한 존재감을 보여주셨던가 봐요. 백수영샘의 장기 외유 소식에, 남은 기간 그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풀이 음식도 푸짐했고, 먹고 마시는 와중에 오간 학인들간의 우정어린 대화 또한 함께 공부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었던 거 같네요.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남은 동기이신 재길 샘께서 수영샘 몫까지 함께 하시면서 공백을 메워주시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 지난 시간에 보니 곽은냠 샘께서 동사서독의 아이콘이자 마스코트로 조만간 급부상하시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살짝 들었는데, 앞으로 더 멋진 활약 기대해 봅니다.^^

 

   지난 시간에는 [세가] 중에서 오태백 세가에서부터 정세가까지, 주로 춘추 시대에 활동상이 두드러졌던 나라와 인물들을 주로 살폈습니다. 저희 조에서는, 오태백에서부터, 오자서, 초평왕(기질), 구천, 범려, 진문공(중이) 등에 이르기까지 세가를 장식하는 기라성 같은 인물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는데, 대부분의 논의들이 흥망성쇠의 무상한 반복이 이 세계의 본질적인 특징이고, 그 속에서 인간이 기대고 싶어 하는 인의와 같은 도덕들이란 그저 무력하기 그지없는 이상일 뿐이며 나아가 자기 정당성을 얻기 위한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겠다는 쪽으로 귀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취할 교훈이라 할 만한 게 있다면 그건, 지금이 어느 때인지를 알고, 시세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어찌 보면 천도라는 것 또한 절대적으로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시세의 문제에 다름 아니라는 것! 그걸 아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 사마천은 그 앞에서 그 척척하기 그지없는 탄식으로 열전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요.

   강의의 서두는 곽은남 샘의 야심찬 발제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걸로 시작됐습니다.() 한 주 동안 열심히 읽고 마음 끓여가며 고생스럽게 정리한 흔적은 보이는데, 본인의 생각이나 관점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고 다이준의 틀 안에 갇혀있다는 말씀을 하신 듯합니다. 게다가, 무슨 발제에 후기가 달려 있느냐는 타박까지.(그런 거죠 뭐.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ㅠㅠ) 은남 샘의 발제와 관련해선, 한 세가의 시작과 끝을 이루는 과정에서 제사가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셨네요. 근대 민족 국가와 달리, 당시에 한 나라의 정체성 형성 및 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제사였는데, 이 제사가 해당 집단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가장 상징적인 장치였음을 생각해 보면, 위대한 전통이 될 만한 누군가(오태백, 노주공, 태공망 등)의 제사를 지내게 하는 데서 시작해 그 제사를 더 이상 지낼 수 없게 되는 것으로 세가의 구조가 완성되는 모양새는 참으로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는 것이죠. 이후로도 제사는 국가 뿐만 아니라 중국인 개개인의 삶 전반을 규정하는 중요한 제도로 자리잡게 되는데요, 어쨋든 덕분에 당시의 중국 엘리트들에게 역사를 대하는 자세라는 것도 그같은 제사의식에서 그다지 먼 곳에 있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감히(!) 해 보게 되었답니다.

   이후로, ‘오태백 세가서부터 쭈욱 훑어가면서, 각 세가의 인물이나 구성의 특징들에 대해 살폈는데, 이 과정에서 무수한 에세이꺼리들이 마구 쏟아져 나온 거 다 기억나시죠?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만 정리해 볼게요. 우선, 영수샘께서 공통과제에 쓰신 것처럼, 왜 오태백부터여야 했나?! 죽간이 섞여서였을 수도 있고, 걍 향렬에 따라 오태백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어서 그렇게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열전]에서 백이, 숙제를 맨 앞에 놓은 것과 관련지어, 오태백이나 계찰 같은 인물이 보여준 권력의 외부성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고 하셨네요. 그들은 하나 같이 이후의 많은 인물들이 보여준 바와 달리, 권력의 소실점을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그 소실점을 부정하는 인물들이었다는 것이죠. 한 마디로 유랑하는 노마드형 인간들! 이런 점에 사마천이 이입해, 이후의 이야기들을 열어가는 서막격으로 삼았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고 보면, 사마천의 세계에서 인상적인 인물들 중에는 길 위의 떠돌이들이 많았죠. 계찰은 물론이고, 공자, 중이, 오자서 등등. 이들은 권력의 중심으로 함부로 흡수되어 버리지 않고, 돌아다님으로써 여러 인물과 사건들을 엮어주는 동시에 다양한 시점을 가능케 하는 인물들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의 역할이나 성격들에서 뭔가를 건져 올려 보라는 채운 샘의 낚시!

   다음으로, 한 인물을 그려내는 다양한 방식과 관련해 쓸꺼리가 있다고도 하셨네요. 가령, 오자서는 열전 편에는 물론이고 오나라, 초나라, 월나라 등의 세가에서도 비슷한 듯 다른 방식으로 그려지고 있고, 한 고조 또한 본기에서와 여러 세가나 열전 편에서 드러난 모습이 약간씩 다른데, 그같은 전략이 낳은 효과가 무얼까 하고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단순히 인물을 입체화하여 생생하게 형상화할 수 있었겠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기에서 사마천식의 역사 서술의 요체를 찾아낼 수 있어야겠다는 그 암묵적인 요구나 명령을 읽어내신 분은 한 번 도전해 볼만한 주제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주 성왕과 주공, 환공과 관중, 장공과 안영 등을 통해서 군신 관계의 유지 및 변모 양상을 읽어낼 수 있다고 하시고, 여기에서 임금의 도는 물론이고 신하됨의 고유한 탁월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주제는 현옥샘께서 찜하신 건가요?

   그밖에도, 노주공을 드러내는 사마천의 특징적인 서술 방식, 즉 다른 사람들에 비해 주공은 행위가 아닌 말이나 글을 통해 그 캐릭터를 설명하고 있다는, 다시 말해 텍스트 저술가로서 주공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공자는 물론이려니와 사마천 자신과도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한 점이라고 하셨네요. 또한 정념의 정치학으로서의 사기의 한 측면. 한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대단한 대의명분이나 이념적 순결성 같은 거가 아니라는 거죠. 어찌보면 굉장히 소소하고 하잘것없어 보이는, 그러면서 미세하게 정념을 파고드는 우연한 사건들이 겉잡을 수 없는 회오리를 만들어내고 전체의 장을 바꿔놓음으로써 변화를 추동해 간다는 것을 사마천은 솜씨좋게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동의하시나요? 좀 더 꼼꼼하게, 사마천의 마음이 되어 읽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셨는지요.^^ 하신 말씀은 많은데, 졸다가 적은 부분이 많아서 읽을 수가 없는 부분이 많네요. 특히, ‘아귀가 맞지 않는(out of joint) 시간'에 대해 뭐라 써놓긴 했는데, 정리가 잘 안되네요. 누구, 좀 정리해서 덧글 좀 달아주세요~~~.

 

다음 시간 공지!!!

 

1. [세가]전경중완 세가부터 공자세가까지 읽고,

[열전]백이 숙제 열전부터 굴원 가생 열전까지.

2. 발제는 우리 혜원, 간식은 은영, 은남샘.

3. 전원, 공통과제 및 맹자 암송

 

.. , 잘 보세요(지영 씨도). 전체 공지에서 보셨을 텐데요, 이번 주 토요일(20)에는 규문에서 향연이 열리는 관계로 동사서독은 한 주 쉽니다. 편안히 즐기는 마음으로 1시까지 나와주시면 되겠고요, 대신 <사기>는 짬짬이 진도에 맞게 읽어나가셔야 다음 주 분량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사기> 쫑파티 때 사기에 나오는 인물 베스트 5와 워스트5를 선발해 그 중 베스트 1에게는 제사에 상응하는 성대한 의식을 치르겠다고 하오니, 다들 사기 읽어 나가면서 한명한명 속으로 인물평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지금, 눈이 포옥포옥 내려요. 전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퇴근요.

  • 채운 2014.12.15 17:48

    1) (오타겠지만)곽은남보다 '곽은냠'이 더 은냠스럽고 조으네요ㅋㅋ 2) 갑자기 모범생으로 회귀하신 하동샘,  이러다 다시 날라리로 재회귀하심 안 되어요~ 3) 아웃 오브 조인트! 아, 요고요고 중요한 얘기였는데, 여기서 조시다니! 흥칫뽕. 4) 재길샘과 지영, 그렇게 결석하시고, 결석계도 안 올리시고 그럼 안 됩니다. 글고 이번주에는 안 나와도 되는 게 아니라 꼭 나오셔야 하는 검다. 5) 수영샘, 건강히 잘 다녀오시고요, 귀환하실 때 베스트와 워스트는 들고 오셔야 합니당!^^

  • 하동 2014.12.15 19:00

    급히 쓰느라 생긴 몇몇 오타는 바꿨는데, '은냠'은 그대로 두었답니다 ㅎㅎ. 저 그냥 범생이로 살아야 할가봐여 ~~ㅋ 범생은 내 운명!!! 그나저나, 혜원아, 아웃 오브 조인트, 저거 좀 어찌 설명 좀 해줘봐~~~아님, 그 누구라도~~~!

  • 제리 2014.12.16 13:53

    눈온다고 설레시고... 청년 맞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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