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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의미 없다는 걸 알지만서도, 수능 앞두고 이것저것 챙기고 다짐시키느라 심신이 고달픈 날들입니다. 언제나 이 짓을 끝낼 수 있을지...(, 영수 샘과 재길 샘 댁 수험생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주에는 <사기> ‘후반부인, ‘봉선서’·‘하거서’·‘평준서를 읽고, <고대 중국의 글과 권위> 1장과 7장을 읽었습니다. 조별 논의에서는 주로 봉선서에 드러난 한 무제 비판과 평준서에 드러난 사마천의 정치경제사적 안목과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사기>의 특이성을 당대 사관의 의식이나 역할, 위치 등과 관련해서 논의하기도 했고요. 아마 이 문제에 관해서는 <사기> 읽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마천은 봉선서에서 국가 최고의 대사였던 제사의 종류나 체계, 그리고 봉선 등에 대해 소상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종합적인 지식인이나 다름없었을 로서 그가 당연히 떠맡아야 할 임무였을 테지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마천은 통치 시기 전반에 걸쳐 제사와 귀신, 신선에 빠져 살았던 한 무제의 우스꽝스러운 행보를 보여주면서 이런 무제에 대해 살짝 냉소하는 듯한 필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거대 권력인 무제에 대한 사마천의 비판적인 시선을 읽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온갖 방사들의 꼬드김에 놀아나고, 장생불사를 위해 신선을 찾아 무수한 사람들을 파견하는 모습 등은 누가 보기에도 좋은 황제의 모습으로 비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사마천은 한무제를 비판하기 위해 봉선서를 쓴 것일까요? 채운 샘은, 그 바닥에 깔린 의식, 내지는 무의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오직 덕이 있는 자, 천명을 부여 받은 자만이 치를 수 있다고 하는 봉선의 이상 과 그런 이상 또는 전통이 무너져 내린 현실 사이에서, 그 엇박자로 진행되는 봉선 의식을 기록하는 일이 사마천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요. <사기>가 과거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이나 복고 취향의 산물도, 단순히 과거를 빌려 현재의 무도성을 비판하고자 한 의도의 결과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에 대한 답을 내리는 일이 쉽지는 않을 테지만, 과거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과 현실에 대한 날선 투시력을 결합시키는 한편, 그 둘 사이에서의 김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역사가의 몫이라는 것을 사마천을 읽어가는 동안 잊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사기> ‘에서 논의되고 있는 제도나 문화, 경제와 관련된 내용들과 관련해서,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 시기가 본격적인 제국의 시대로 접어드는 때였다는 사실이라고 하십니다. 중앙화된 권력이 없던 이전 시기와 달리 국가의 힘이 강화되어 갈수록 다양한 물질적인 흐름이나 관계의 형식들을 단일한 기호체계로 통합, 환원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철광이나 소금 같은 물질적 재화들은 국가를 통해 그 흐름이 관리 통제되어야 하고, 이전에 샤먼이 맡았던 제사나 종교, 학술 같은 정신의 영역들 또한 국가가 그 수용과 해석의 독점권을 갖게 된다는 것이지요. 국가는 일종의 블랙홀과도 같은, 아니 불가사리와 같은 존재가 되는데, 한 무제 때 그 정점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평준서하거서’ ‘천관서등은 이처럼 하나의 전제국가가 기호체계들을 장악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도 읽어낼 수 있을 듯합니다.

지난 시간에 비해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았습니다. ‘평준서에 나오는 복식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마천이 상업과 국가 경제의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대해서, ‘봉선서에 나타난 한 무제의 모습을 통해서는 전국 시대의 도가 사상이 어떻게 도교라는 종교로 자리 잡아 가는 지도 알 수 있었네요. 그리고, <고대 중국의 글과 권위>를 통해서는, 제국의 법적 행정적 질서 체계를 세우는 과정에서, 글이 갖고 있는 고대적 권위를 어떻게 빌려오고 있는가를 간략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상기할 만한 많은 내용들이 있었지만, 발제가 신통치 않아 제대로 짚고 가지 못한 면이 아쉬웠네요. 이 내용과 관련해서는 보강 발제를 통해 제대로 살펴보아야 할 거라고 채운샘께서 말씀하셨고요.(, 알겠습니다!) 매번, 아쉽고도 미진한 정리가 되고 있는데요, 학인들의 총기와 열정으로 커버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번에는 수업을 7시에 마치고, 출판 기념 파티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리샘과 태람샘께서 낭송 열자낭송 아함경을 학인 전원에게 선물하셨고... 채운샘께서 온갖 산해진미와 술을 준비해 주신 덕분에 함께 공부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다들, 즐긴 만큼 책 열심히 파시고, 또 누군가는 다음 파티의 호스트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셔야 하겠지요. 제리 샘. 사진 열심히 찍으시는 것 같던데... 몇 장 올려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이번 주는 에세이 주간입니다. 주제는 다 아실테고, 강제된 분량만큼(3매 또는 5,5) 성실히 써 오시면 되겠고요. , 에세이는 토요일 10시부터 시작입니다. 간식거리 적당히 알아서들 준비해 오시면 되겠고, 무엇보다 마음의 무장들을 하고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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