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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하루 빼먹은 손실이 큰 듯합니다. 흐름이 끊어진 탓인지 책의 내용도 쏙쏙 들어오지 않았고, 더구나 복사해서 나눠 준 음양오행설과 역사를 읽지 못해 채운 샘 강의 또한 알듯 모를 듯한 채로 들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부디, 수업을 앞두고 아프시지 말고, 특별한 일이 생기지도 않길 바라옵네다.

 

<사기> ‘, 지금껏 우리가 살펴본 다른 편들에 비해 확실히 이질적인 면이 있습니다. 물론, ‘본기열전등도 우리가 역사에 대해 갖고 있던 관념과 딱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는 이런 거까지 사가의 몫이란 말인가, 이게 왜 여기에 한 데 묶여있는 거지 싶을 정도로 뜬금없는 면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예와 악, 율과 역, 천관서까지, 굳이 제도사나 문화사로 범주화하지 못할 건 없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누락시키고 당대의 지식이나 사상들에 대한 추상적인 논의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막 사기에 재미를 좀 붙여보려던 많은 사람들에게 배신으로 다가왔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게다가 그 내용들이 모두 원일 샘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악에 대한 이론)이거나 역술원, 기상대 같은 데서 할 법한 얘기들이이었죠. 이 모든 게 역사의 이름으로 쓰인 거라니. . 그런데, 새삼 놀라거나 짜증스러워할 것도 아닌 게, 사마천은 그의 자서에서 구천인지제(究天人之際)’의 포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것, 하늘과 인간의 일 모두를 궁구하겠다는 엄청난 욕망을 미리 밝히고 <사기>라는 대작업에 돌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걸 부러 눈 감고, 익숙한 것만을 즐기고자 했던 저의(또는 우리의) 고의적인 부주의를 더 당황스러운 것으로 느껴야 했던 게 아닐지 싶네요.

그렇다면, 사관이 무엇이었길래 그는 인간의 일만이 아닌 하늘과 땅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기록하고자 한 걸까요? 이같은 그의 생각이 단순히 그의 개인적인 사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음양오행설과 역사중국 고대의 사관제도라는 논문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논문의 공통된 요지는, ‘사관라는 직책이 춘추 시대 이전부터, 아니 훨씬 그 이전부터 고대 학술의 대부분을 관장하였다는 점입니다. 길흉을 점치는 일부터 천문역법, 술수기상, 육예, 형법 등에 이르기까지 천인(天人)의 학전반을 가 다스렸고, 때문에 유사배의 말대로 고학(古學)은 모두 사관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어쩌다가 사관에게 이토록 막중하고도 폭넓은 임무가 주어지게 된 걸꺄요? 논문의 저자 대군인과 이종동은 공히, 의 기원은 이거나, 나 다름없는 직책이었다고 말합니다. 신권의 시대에 신의 말을 전달하거나 인간의 뜻을 신에게 알리는, 신의 대리인 역할을 맡은 자들이 바로 였는데, 그러다 보니 그들은 천지간의 모든 일들을 관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들은 점복의 결과나 천문역수에 대해 결승의 형태로든 어떤 식으로든 기록을 남겨야 했는데, 문자 또한 그같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이라 보고 있네요. 는 이 과정에서 분화되었거나 기록자로서의 역할을 좀더 분명하게 부여받은 직책인 거고요, , =무인데, 무 중에서도 글을 읽고 쓸 줄 알았던 사람을 라 해도 무방할 거 같기도 하고요. 이쯤 되면, 우리가 딛고 있는 근대적 지평에서 사마천 시대의 역사와 사가의 역할에 대해 논하는 것이 얼마나 헛다리 짚는 일일 수 있는 건지 싶네요. <사기>의 그 방대한 스펙트럼과 사마천이 보여준 그 근자감 등은 모두 이같은 사실에서 연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두 논문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홀딱 반해서 읽었던 다이준의 글도, 어쩌면 근대인의 인간중심주의라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네요. 이렇게 정리는 하고 보지만, 여전히 사=무였다는 사실이 고대 역사에서, 그리고 우리 시대의 역사와 관련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두고두고 곱십어 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이후로도 채운 샘의 강의와 당부는 누에고치 실뽑혀 나오듯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추연의 음양오행설, 예와 악에 대한 논의, 천인감응이 당대에 갖는 의미 등등. 다 기억나시죠?^^ 공부 겸 더 정리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시간이 없기도 하고 공지가 더 늦어지면 안될 듯하여, 여기서 그치는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ㅠㅠ). (!) 있는 분들께서 기억나는 대로 내용을 더 채워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 읽어야 할 텍스트.

 

1. <사기> [], ‘봉선서부터 끝까지 - 발제는 윤은영.

2. <고대 중국의 글과 권위>, 1장과 7- 발제는 김태욱.(양 엄청 많은 거 아시죠? 나 완전 미운 털 박힌 거 맞죵?)

 

간식은 젤리 샘, 그리고 백 선생님(자원하셨음). 그리고, 공통과제 다 해 오시고, 맹자 암송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 무엇보다도 중요한 공지가 빠졌네여. 중간 에세이를 1115일에 발표해야 한다 합니다. 주제는 태사공자서에 대한 비판적 독해’!!! ‘태사공자서를 비판적으로 독해하자면, 그 동안 읽은 글들을 입체·종합적으로 끌어들여야 할 테고, 그동안 공부하면서 쌓고 벼린 자신의 관점과 사유들을 충분히 녹여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겠죠~~). 다들 열공하시고요, 추운 날씨에 건강 잘 챙시길요. 토요일에 뵈어요.(영수샘~~~. 괜찮으신지요.)

 

  • 채운 2014.11.04 12:25

    이렇게 늦게 올리시면서 반쪽짜리 정리라뉘!! 샘 미운털 박힌 거 맞습니다, 맞고요, 앞으로도 더 깊이 박힐 거 같다는 불길한 예감, 살포시 품어봅니다...

  • 제리 2014.11.04 13:08

    나 완전 미운 털 박힌 거 맞죵? --> 마자용...이래야 될 거같은..ㅋㅋㅋ 간식으로 젤리를 준비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ㅋ

  • 윤차장 2014.11.04 16:42

    푸하하, 제리야, 젤리 꼭 준비해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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