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진보는 당연히 대부분 피를 흘려서 얻은 것이다. 그러나 이는 피의 양과는 관계없다. 세상에는 피를 많이 흘려도 점차 멸망하게 된 민족의 사례도 있기 떄문이다. 바로 이번 일과 같이 이렇게 허다한 생명이 손실됐건만 '자진해서 사지에 들어갔다'는 비판만을 얻은 것처럼. 이는 일부 사람의 속내를 우리에게 보여 준 일로 이로써 중국에 사지가 굉장히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마침 로맹 롤랑의 '사랑과 죽음의 유희'가 내 앞에 있는데 이 책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칼은 인류의 진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약간의 오점은 무방하며 정말 부득이한 경우 죄악을 좀 저지르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쿠르부아지에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그의 시신의 무게는 만만찮아서 공화국은 그의 시신을 팔로 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신의 무게를 느껴서 안고 싶지 않아 하는 민족에게 선열의 '죽음'이란 후손의 '삶'의 유일한 영약이다. 그렇지만 더 이상 시신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민족에게 그 '죽음'이란 짓눌려서 같이 소멸하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개혁에 뜻을 둔 중국 청년들은 시신의 무게를 알고 있어서 '청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신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더 나아가 '시신의 무게를 아는' 마음까지 도살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사지는 확실히 목전에 있는 듯하다. 중국을 위해서, 각성한 청년은 죽음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 [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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