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전집 3권 다 읽었습니다. 다음주부터는 화개집을 읽습니다.


중국은 약한 나라이므로 중국 사람은 당연히 저능아이다. 점수를 60점 이상 맞은 것은 곧 자기의 실력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볼 떄 그들이 의혹을 품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어 나는 중국 사람을 총살 하는 장면을 참관하는 운명이 되었다. 2학년 때 세균학이란 학과가 추가되었는데 세균의 형태는 모두 영화로 보여 주었다. 한번은 세균에 관한 영화 한 토막을 다 돌리고도 수업시간이 끝나지 않아서 시사 영화를 몇 편 보여 주었는데, 으레 그것은 모두 일본이 러시아와 싸워 이기는 장면들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중국 사람들이 그 속에 끼어 있었다. 중국 사람 한 명이 러시아의 정탐 노릇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체포되어 총살을 당하게 되었는데 빙 둘러서서 구경하는 무리들도 모두 중국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교실 안에도 한 사람 있었으니 바로 나 자신이었다. - 아침 꽃 저녁에 줍다 [후지노 선생]


루쉰 인생의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인 환등기사건은 담담하고 조금은 냉소적으로 서술되었다. 저능하여 점수가 잘 나오면 부정행위 의혹을 받는 중국인들은 동포가 죽는 순간의 구경꾼들이고 그건 루쉰 역시 다르지 않다는 인식이 뼈저리기 보단 오히려 비근한 생활인양 나타나는 것이다. 루쉰을 보다보면 때로는 분노에 찬 어조보다 이런 담담함이 폐부를 찌를 때가 있는데 이 장면이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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